[블루레이] 플라이트 93
폴 그린그래스 감독, 케이트 제닝스 그랜트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 "플라이트 93" (United 93, 2006)

긴박한 상황 묘사를 통해 극도의 긴장감을 만드는 것에 있어 탁월한 재능을 지닌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자 전세계를 혼란에 휩싸이게 만든 "9.11 테러사건" 을 바탕으로 한 실화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테러집단의 자살테러에 이용된 4대의 미국 민항기 중 3대 만이 세계무역센터와 국방성 건물 펜타곤에 충돌했고, 마지막 1'UA 93' 목표였던 국회의사당이 아닌 펜실베니아 외곽의 들판에 추락했었는데 영화는 바로 이 'UA 93' 편의 이륙부터 추락까지 91분간 비행을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감독 '폴 그린그래스' 는 최대한 사실에 가까운 리얼리티를 전해주기 위해 숙련된 연기자가 아닌 일반인(실제 조종사, 스튜어디스 등)뿐만 아니라 당시 사건을 직접 겪었던 실제인물(연방항공국 국장을 역임한 벤 슬라이니 등)들을 영화에 출연시켰다는 점이 무척 눈길을 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이 연기하는 고인이 된 인물들에게 위엄을 갖추자는 점과 일어난 사건들을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재현해내자는 점, 2가지를 중점적으로 연기하도록 노력했는데 당시 사망한 이들에게 추도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기꺼이 출연 결정했다고 한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폴 그린그래스" "충격과 공포" 그리고 "자발적인 참여" 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먼저 "폴 그린그래스"

’72년 북아일랜드에서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한 평화적인 행진을 다큐멘터리로 구성한 영화 "블러디 선데이" 를 통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 뒤 놀라운 흥행성적을 기록한 "본 시리즈" 의 연출로 일약 세계적인 감독으로 급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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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카메라 앵글과 거친 질감의 묘사 그리고 긴박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극도의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과 재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현장인 비행기내 사건과 통제소인 항공국, 관제센터내 대처상황들을 서로 오가며 긴장과 혼란의 당시 상태를 리얼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더불어,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9.11 테러가 가지는 의미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텔레비전은 그 사건이 일어난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으며, 기자들은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역사가들은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9.11 테러 사건의 전후 관계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영화감독 또한 자신의 역할이 있다. 나는 영화감독으로서 한 사건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다는 것이 그 사건 자체가 가지는 의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밝힘으로써 그 날의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 위한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유나이티드 93의 공중납치만이 목표에 이루지 못하고 오전 103분에 펜실바니아의 생크빌 근처에 추락했다. 생존자는 없었다. 군 사령부는 추락 후 4분까지 유나이티드 93 이 공중납치 된 걸 몰랐고, 가장 가까운 전투기는 100마일 떨어져 있었다. 오전 1018분에 대통령은 공중납치 비행기에 대한 교전 허가를 내렸다. 우발적인 격추를 피하고자, 군 사령부는 출격 중인 조종사들에게 명령을 전달하지 않았다. 오후 126분에 미국내 모든 국내 항공기가 착륙을 당했다. 전례 없는 군 전파교신 속에 미국 영공은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봉쇄되었다. 2001911일 생명을 잃은 모든 사람들을 추모하며..."

- 영화 엔딩 크레딧 자막 -

 

 

 

이어서 "충격과 공포"

9.11 테러가 일어난 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부시' 정부가 압도적인 군사력을 동원해 빠른 공격으로 적에게 '충격' 을 주고 '공포' 를 유발하여 싸울 의지를 상실케 한다는 미국의 군사 작전 개념을 지칭하는 용어이자 ’03321일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 대공습을 한 작전명이기도 하다.

 

특히, 9.11 테러사건은 미국에서 일어반 항공기 납치 동시다발 자살 테러로 이전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개념의 테러 형태인데 즉, 테러리스트가 민항기를 납치한 뒤 직접 비행운전해 중요 목표건물을 상대로 자폭 테러를 가하는 것으로써 세계는 새로운 테러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했고 재편하게 되었던 계기를 촉발시킨 사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9·11 사태는 현대 미국사의 가장 충격적 사건 가운데 하나로 자본주의와 미국에 비판적인 사회학자 '월러스틴'"세계무역센터와 함께 미국과 자본주의도 무너져 내렸다" 면서 자본주의와 미국 패권의 종식을 알리는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문명충돌론" 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 에게 9·11 사건은 본격적인 '문명 충돌' 의 시작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이 세상 무엇보다도 당신을 사랑해요/ 엄마, 아빠한테 전해줘. 모두를 사랑한다고..." 

- 비행기 승객들의 마지막 통화내용 -

 

 

아울러, "자발적인 참여"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당시 사건을 직접 겪은 실제인물인 연방항공국 국장을 역임한 '벤 슬라이니' , 보스톤 관제센터의 관제관인 '토마스 토미 로버츠', 군사 전문가 '콜린 스코긴스', 북미방공본부의 무기 담당관인 '제임스 폭스' 소령, 선임 감독관이자 기술자인 '제레미 파월' 하사관 등이 영화에 직접 출연했는데 엔딩 크레딧 자막에는 'as himself' 로 표기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제작진들은 100명이 넘는 유가족들과 7주에 걸친 기나긴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영화 자료를 수집했는데 각종 인터뷰를 통해 희생자들이 왜 비행기를 탔는지, 그들의 말투와 습관은 무엇인지, 어떤 성격을 가진 인물인지 세심하게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연기에도 반영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아울러, 비극적인 테러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UA93' 편이 이륙한 뉴아크 국제공항의 관제탑,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2대의 민항기가 이륙한 보스턴의 관제센터, 미국 영공에 있는 모든 항공기를 관리하는 미연방항공국의 작전지휘센터, 뉴욕 주 북부지방에 있는 북미방공본부의 육군작전센터, 9.11 테러 위원회 등 일반 시민들과 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승무원들과 파일럿, 희생된 자신의 가족들에 대해서 자세하고도 성실하게 설명해준 유가족들, 군 관계자들, 9.11 위원회 등 모이기 쉽지 않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최대한 사실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전문적인 조사가 없었다면 이 거대한 사건을 쉽게 재현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는 감독의 인터뷰 내용처럼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져 영화는 완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곡은

'John Denver' "Flying For Me" 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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