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진 킹 : 세기의 대결
조나단 데이턴 외 감독, 스티브 카렐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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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진 킹:세기의 대결" (Battle of the Sexes, 2017)

’73.09.20, 열린 일명 "세기의 성대결" 이라고 불리우는 테니스 경기 즉, 테니스 여제 '빌리 진 킹' 과 전 남자 윔블던 챔피언 '바비 릭스' 간의 친선경기를 Motive로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스포츠 드라마 영화다.

 

'발레리 페리스' '조나단 데이턴' 이 공동 연출한 스포츠 영화이자 페미니즘 영화인 동시에 동성애 영화이기도 한데 주제의식이 명확할 뿐만 아니라 대중영화로서의 재미까지 함께 갖추고 있다. 진지하면서도 밝고, 지적이면서도 코믹하며, 선이 굵으면서도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데 ’73년의 실화를 생생히 살려낸 당대의 분위기를 능숙하게 그려내고 있다.

 

 

실존 인물 '바비 릭스' '빌리 진 킹' 26세 나이 차이인데 배역을 맡은 주연배우 '스티브 카렐' '엠마 스톤' 역시 나이차가 같아 매우 이채로운 점이라 하겠다.

 

영화 "라라랜드" (2016) 최고의 여배우 자리에 오른 '엠마 스톤' 은 이전엔 사랑스러운 연기들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 영화에선 강인하면서도 여린 내면을 지닌 복합다양한 내면을 그려내며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여기에, 개성있는 연기력의 소유자 '스티브 카렐' 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화려하면서도 의뭉스럽게 그려낸 연기를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 최상단에 위치한 영화 "폭스캐처" (2014)"빅쇼트" (2015)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빌리 진 킹" "여성 & 성소수자" 그리고 "섬세한 연출" 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먼저 "빌리 진 킹"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나 16세때 정식 프로 테니스 선수로 데뷔했다. ’8340세의 나이로 은퇴하기까지 단식 통산 695155, 복식 통산 8737패를 비롯해 12개의 단식과 16개의 복식, 11개의 혼합 복식 그랜드 슬램 달성, 6년간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한 레전드급 선수다.

 

별명 "철의 여인" 에 어울리게 여성 스포츠 선수 최초로 10만 달러 상금을 달성했고, 당시 스포츠계에 만연한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보이콧으로 여자 테니스 협회(WTA)와 여자 스포츠 연맹(WSF)을 설립하여 여성들의 권리신장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특히, 역사적인 성대결로 ’73년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고, 라이프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중요한 미국인 100" 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153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국 CNN 방송이 선정한 세계 역사를 바꾼 7인의 여성 중 1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빌리 진 킹, 당신에겐 목소리가 있어요"

- 영화 중 마릴린 바넷(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대사 -

 

 

 

 

이어서 "여성 & 성소수자"

남성우월주의 시대에 극심한 차별대우를 받았던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 은 불합리한 성차별과 편견에 대항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그녀가 상대한 것은 남성 테니스 선수 '바비 릭스' 가 아니라 낡고 뒤틀린 사회시스템의 관성과 오만이었다.

 

물론, 영화속 남성대표로 등장한 캐릭터 '' (빌 풀먼) 의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남성 우월적인 시각은 현재도 여전한데 이러한 시각과 관념을 바꾸려는 노력은 현재도 계속 진행형이며, 앞으로도 점진적인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반면, 주인공 '빌리 진 킹' 의 동성애를 통해 나타내고 있는 성소수자 문제는 영화의 또 다른 격정적인 감정의 격량을 이루고 있는데 "어제 같은 일은 더 이상 없을 거야" 라고 힘주어 부정하고 난 뒤에도 다시금 이 사랑에 매달리는 통제할 수 없는 열정은 운명과 선택 사이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성애 모티브는 영화 중반까지 인상적으로 제시되고도 후반에 이르게 되면 세기의 대결이 지닌 강력한 사건 속에서 길을 잃고 희미해져 서브 플롯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말았다.

 

"You know The Difference between a good player or a great?

좋은 선수와 훌륭한 선수의 차이를 아시오?

The great players never let emotion get in the way. It messes with their game.

훌륭한 선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요. 경기를 그르칠 수 있으니까.

- 영화 중 잭 크레이머(빌 풀만)의 대사 -

 

 

아울러, "섬세한 연출"

이 영화의 연기와 더불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을 겪어낸 후 엘리베이터 앞이나 거실 한구석에 홀로 남겨진 채 황망해 하는 사람들의 옆모습이나 뒷모습을 카메라가 한참동안 가만히 응시함으로써 인간미 가득한 페이소스를 부여한다고 생각된다.

 

특히, '빌리 진 킹' 의 핵심적 정체성인 격정적 순간에 이르게 되면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카메라 워크와 타이트한 클로즈업 그리고 달콤한 음악에 인물의 표정을 담아내 영화의 또렷한 지성과 풍부한 감성이 남기는 짙고 긴 여운을 뚜렷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촬영감독 '라이너스 산드그렌' 의 역할이 큰 데 "카메라가 모든 장면에 정서적으로 반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카메라가 너무 돋보이거나 너무 의식적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신경 썼다" 고 전하며 영화의 연출에 많은 공을 들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난 테니스 선수예요. 우연히 여자로 태어난...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했어. 그래야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

- 영화 중 빌리 진 킹(엠마 스톤)의 대사 -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음악은

'Elton John' "Rocket Man" 을 추천한다.

 

 

 

https://never0921.blog.me/22170267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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