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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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저서 "김이나의 작사법"

일명 "스타 작사가" 또는 "히트곡 제조기" 라 불리우는 대중음악 작사가 '김이나' 가 쓴 작사법을 담은 책이다.

 

특히, 작사가 지망생, 음악업계에서 일하길 꿈꾸는 젊은이들은 물론

글쓰기와 창작을 지망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작사한 노래를 사랑하는 수 많은 리스너들을 향해 쓴 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작사가로 손꼽히는 '김이나' 작사가는 2015한국음악 저작권협회에서 2만여 명의 음저협 등록 회원 중 저작권료 수입 1위인 작사가에게 수여한 KOMCA 대중 작사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선희' 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 '조용필' 의 "걷고 싶다",

'아이유' 의 "좋은 날 & 잔소리 & 너랑 나", '브라운아이드걸스' 의 

"아브라카다브라", '엑소' 의 "Lucky", '가인' 의 "Paradise Lost &

피어나", '케이윌'  "가슴이 뛴다", '에일리' 의 "저녁하늘", 드라마 "궁" OST "Perhaps Love",  드라마 "시크릿가든" OST "나타나"

수 많은 히트곡을 작사한 바 있다.

 

작사가로서 10년간 분투한 자신의 생존기를 각 곡의 작사 테크닉, 아티스트와의 협업과정에서 일어난 잊지 못할 에피소드들과 함께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특히, 작사가 초년병이었던 시절 막막함 속에서 그녀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들인 노골적이고 실용적이며 누군가의 귀에 쏙쏙 들어가면서 시장에서 아주 잘 팔릴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오랜 노력 끝에 대중을 사로잡는 "펀치라인" 을 날리게 된 작사가로서의 비밀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을 몇가지로 요약해 소개하면

"궁금했던 작사가의 세계" "= 노래" 그리고 "펀치라인" 으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먼저 "궁금했던 작사가의 세계"

가사를 쓰는 일련의 과정들이 대중들에겐 굉장한 호기심을 유발케 만드는데 막연히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작사가로서의 삶 역시 그닥 녹록치 않아 보였다.

 

특히, 기획사에서는 다수의 작사가들에게 작사를 의뢰한 뒤 곡에 어울리는 가사로 선정되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픽스" (가사로 녹음이 확정되는 일)후에도 한정된 시간 내 급박한 수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최종 결과물인 음악으로 탄생하는 과정이 마치 일반인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 작사가로 꼽히는 '김이나' 역시 예외는 아닌데 한 곡의 작사완성하는 일이 마치 "원서를 넣는 일" 과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픽스여부는 늘 안갯속에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이것을 기다리는 시간이 짜릿하고 초조하다" 고 고백한다.

이어서, "= 노래"

세상에 너무도 많은 사랑노래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조금 더 특별하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저자는 "사랑" "이별" 이란 지루하게 반복되는 하나의 주제만이 아니라 개별적인 한 사람의 깊이와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이라 생각하고 작사를 해왔다고 한다.

 

실례로 노래를 부를 뮤지션의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어 작사를 하는 경우도 많은 데 뮤지션들의 캐릭터 이미지와 실제 모습 그리고 그들의 팬덤까지도 끊임없이 관찰하고 소통해 노랫말에 반영하는 일련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뿐만 아니라 노래 가사속의 인물 캐릭터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유치하거나 뻔하지 않게 사랑을 노래하는 방법과 우리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한다.

 

 

끝으로 "펀치라인"

주로 힙합음악에서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중의적 표현을 목적으로 하는 가사나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낱말을 의미하는데 마치 펀치를 맞은듯한 느낌을 주는 "핵심적인 한줄" 을 말한다.

 

최근 음악적 흐름을 살펴볼 때 "펀치라인" 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이 책을 통해 이번에 알게된 '옥주현'

"아빠 배개" 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렇게 잘 있어요/ 이렇게 잘 컸어요/ 이렇게 사랑해요"

부분의 노랫말 펀치라인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머리카락 쓸어 넘긴/ 고운 손길 바람이었나/

못다 밝은 하늘 속에/ 새벽 별이 날 내려본다.

 

기다리다 잠이 든 밤에/ 찬 볼 비벼 나를 깨우던

눈 감고도 알 수 있었던/ 그 향기가 난다

 

어둔 길은 걷지 마라/ 야단맞으며 아빠랑 걸었던 길엔

이젠 불빛 밝았어도/ 혼자 걸을 땐 바람만

 

또박 또박 눌러 쓴 글자/ 하고 싶은 많은 얘기들

우표 없는 편지봉투만/ 차곡 쌓여간다

 

창문을 닫아봐도/ 바람이 스며들고

가슴을 여며봐도/ 기억이 파고든다/ 그리운 기억이

어둔 길은 걷지 마요/ 꿈에서라도 그 얼굴 가리울까 봐

들릴까요 나의 맘이/ 이렇게 잘 있어요/ 이렇게 잘 컸어요/ 이렇게 사랑해요

 

못다 내린 어둠 위로/ 저녁 달이 또 떠오른다

 

한 번도 내가 예술을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좋은 일꾼 이라고는 생각해왔다. 지금도 작사를 부탁받은 곡의 데모를 받아 들을 때면 변함없이 설렌다. 의지와는 달리 언제라도 이 산업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걸 떠올리면 많이 두렵기도 하다.

이 일은 어디까지나 수요 없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지간히 애쓰며 살고 있다.

 

제목처럼 이 책은 철저히 나의 작사법이다.

작사의 정석도 아니고, 이대로만 하면 기본은 할 수 있다는 정답도 아니다. 난생처음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내 이야기를 쓴다는 사실 이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이곳에서의 내 생존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음 10년이 지난 뒤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작사가이기를.

꿈을 꾸고 있는 누군가의 지도가 되어 있기를 바라며...

_작가의 말에서

 

 

https://never0921.blog.me/22141875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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