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생명 수업 - 십 대에게 들려주는 생명의 존엄성
홍명진 지음 / 뜨인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명은 살아 숨 쉬고 변화하고 외부와 소통하고 반응할 줄 아는 존재라고, 그러니 외부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로인해 성장하는 식물들 역시 생명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바꾸어 말해 인간만이 존엄성을 인정받아야 할 생명이 아님에도 우리는 생명들 가운데 최대 포식자이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존엄을 인간만의 특권으로 여긴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다 어떻게 사라질지를 염두해보자. 그리고 내가 죽음 이후에 남겨질 생명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자. 나라면 나는 내가 완전연소가 되면 좋겠다. 완벽히 휘발되어 남기지 않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고 싶다.

#나의첫생명수업 은 내가 얼마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었는지 자각하게 했다. 들꽃 하나도 즈려밟지 말라던 엄마의 문장이 스쳐간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무분별한 상황에까지 당도했는지 짚어보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자연이 건강한 상태로 지속 가능하도록 흔적과 피해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쓰는 것까지가 윤리적 소비임을 자각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는 값진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뜨인돌어린이 #호수네책 #책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 전쟁터에서 돌아온 여자
주디스 바니스탕델 지음, 김주경 옮김 / 바람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잔상이 남아있다. 페넬로페로 잠깐 빙의가 되었다 돌아오는 과정 속에 있는듯 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의 갈래를 다 찾아내서 글로 표현이 가능할까? 묵직하고 과감한 감정들을 정리해 나가는 도중에 가족의 꿈이 나의 꿈이라는 인터뷰를 보았다. 그건 온전한 자신의 꿈이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내게, 왜 그게 꿈인게 이상해? 라고 되묻는 남편에게 이 책을 내밀었다.

정신과 상담은 의사선생님보다 더 많은 시간 심리상담사 선생님과 이루어진다고 했다. 단계적으로 더 깊은 과거로 들어가며 더듬어가는 과정이 될거라고 했다. 지금의 나는 이전의 나를 근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내가 꾸린 가족상담과 함께 이전에 함께 살던 가족과의 관계적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것이 상담의 과정이라고 말이다. 가족이 뭐길래 나의 정신의 상당 부분을 지배하고 있을까

첫번째 가족은 내게 선택지가 없었지만 지금의 내가 형성되는것에 지대한 영향을주었다면, 내가 꾸린 가정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포기나 양보의 과정들을 거치게 되는데 거기서 여성이기에 내제된 강요는 없는지 살피게 된다. 엄마와 아내는 세트로 묶으면서 내가 되는 것은 왜 분리의 과정으로 보여야 하고 왜 인정까지 구걸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왜 극복을 해야 하는건지 자꾸만 되묻게 된다.

더불어 이 책이 주인공과 반대의 선택을 하는 즉,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가정 내 주부 역할에 충실한 여성들 역시 존중을 넘어 존경받아야 하며- 주부로의 삶에 그쳐 탈피하지 않는 삶이라고 말하거나 아둔한 삶이라 절하 되지않길 희망한다 #페넬로페전쟁터에서돌아온여자 #바람의아이들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모자 이야기 돌개바람 53
김혜진 지음, 천은실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머리를 감지 않은날 모자를 쓴다. 모자는 지금 내 머리카락 상태를 여실히 반영한다. 가끔 내 외모적 단점을 가리기 위해 쓰기도 한다. 나는 얼굴이 길고 이마도 넓어서 모자를 쓰면 얼굴이 다소 짧아보인다. 어떤 사람은 모자를 멋내기용으로 쓰기도 하고 단순히 볕을 가리기 위해 쓰기도 한다. 그뿐인가 챙이 편편한 모자, 옴팍한 모자- 밀짚모자, 베레모, 조리모, 털모자 성격도 모양도 다양한 모자들을 우리는 취향껏 고를 수 있다.

내 상황에 맞게 모자를 챙겨써본다. 바다에서는 모자가 가장 필요할것 같지만 물에서는 모자를 쓸수도 없고 바람에 날려서 챙겨온 모자가 귀찮기만 한 날도 있다. 한껏 멋을 내려고 고른 왕골 모자는 땀얼룩이 생겨도 세탁이 어렵고 부피가 크니 여러모로 짐이 되기도 한다. 둘둘 말아서 휴대하기 용이해서 냉큼 샀던 모자는 어느날 둘러보니 온동네 아줌마들이 다 쓰고 있어서 괜히 쓰기 싫어진다. 모자가 다 모자인거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나의 동거인은 머리 스타일링을 위해 모자를 쓴다. 숱이 많고 볼륨이 뛰어나 머리를 감고 난 다음 한번 눌러주기 위해 비니를 쓴다. 쓸모가 많은 아이템이다.

낚시용, 등산용, 골프용 어떤 날엔 모두 통틀어 레저 스포츠용. 성격을 세밀히 구분했다가 어떤 날은 깡그리 묶어서 비슷한 부류로 분류하기도 했다가. 또 어떤 날에 조금 더 면밀히 들여다보기도 한다. 나와 취향도 성격도 비슷해서 금세 친해졌다고 생각했던 사이를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아서 소소한 밥 메뉴 정할 때도 삐거덕 댈 수 있는 이야기를 다른 모자를 쓴 일곱 어린이를 통해 전하고 있는데 이 책의 재미는 무궁한 상상력을 부여된 청량감 넘치는 이야기와 아주아주아주 기발한 발상으로 비롯된 아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고맙습니다 #일곱모자이야기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어른들이 획일화 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됐다. 이것 역시 몹시 어른의 시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에서 돌이 쿵!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8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대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는 작가님들의 이야기에는 풍자와 해학의 요소들이 담겨있다. 다 자라버린 어른들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것에 생각이 머무르고 어린이들은 단순한 진리에 집중한다. 아이들에게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의미가 얼만큼 전달되냐는 후에 걱정해 볼 일이고 당장 아이가 이 책을 보고 이미 읽어본 책이지? 라고 하며 <모자를 보았어>를 가져와서 비교하는 걸 보면 작가와 그림책을 마음 책장에 꽂았다는 의미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직관적이지만 간접적이기도 한 함축적 문장들을 내 마음에 소화가 잘되게 읽으려면 몇번 책장을 뒤로 넘겼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들이 있다. 그것은 꼬마와 여러번 읽는 것과 또 다른 즐거움이다. 나는 이 책을 어른들이 그런 방법으로 꼭꼭 씹어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과 더불어 존클라센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함께 말이다.

우연인듯 우연이 아닌 채 떨어진 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하늘에서돌이쿵 은 불확실함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필연적 현상들을 이야기 한다. 만약 현재 내 의지대로 풀리지 않아 고독하다면 그것은 앞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거나 전화위복을 위해 제동을 걸어주는 보이지 않는 기운의 뜻이 있으리라_ #하늘에서돌이쿵 을 보며 위로하면 좋겠다 #시공주니어 #호수네그림책 #책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반쯤 읽었을 때에 #슬픈거인 책의 초판이 언제였는지 살펴보았다. #슬픈거인 은 2017년에 초판된 책이다. 불과 4년 만에 그림책은 어린이책이 아닌 그림책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듯 하다. 내가 그림책 읽기를 시작하고 독후감을 쓰기 이전에 이 책을 만났다면 좋은 그림책들을 만나는 지름길을 알았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다독으로 호수와 나만의 그림책 리스트를 만든 시간이 소중하다)

책 속에서 짚고 있는 그림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들은 4년만에 꽤 많이 실현되고 있다는 것 같다. 7살 어린이에게 눈 맞추는 어른 독자인 내 체감에는 그렇다. 그림책의 주제는 성평등, 소외계층, 가정내 폭력, 사회문제 등 - 다양한 주제로 뻗어가고 있고 그건을 선별하고 공유하는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나처럼 아동문학평론가나 교육받은 서평가가 아님에도 책을 꾸준히 찾아읽고 자체 검열하며 거기에 힘을 보태려 긴글을 쓰는 어른들이 많아진 것만 봐도 그렇다.

그림책을 두고는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벗어나 같은 선상에 놓인 독자가 된다. 독자로서 책의 작은 것까지 찾아내고 독창적 해석을 쏟아내는 것은 어린이 쪽이고 말이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다른 맥락으로 해석되었다 해도 그것을 바로잡아줘야 하는 것이 어른의 몫은 아니며 조금 더 다양한 경험치를 획득 한 뒤 읽어볼 수 있는 여지로 남겨두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슬픈거인 에서는 그림책이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과 선택의 책임에 대한 분명한 신념들을 느낄수 있었으며 문장마다 역력히 담긴 우려들이 다행히도 저자가 책을 집필 했을 시점에서 보다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