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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클럽 1 - 보름밤의 담력 시험 ㅣ 도도클럽 1
조우리 지음 / 창비 / 2026년 7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표지 속 아이들의 복장과 분위기 때문에 옛날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첫 장을 넘기자마자 그 예상이 와르르 무너졌다. 무대는 도량산 중턱에 자리한 '도량중학교', 도사道士를 꿈꾸는 아이들이 모이는 기숙학교였다. 도깨비 왕의 후계자 비아, 유서 깊은 도사 집안의 막내딸 구도림, 지구를 관찰하러 온 외계인 소이까지, 저마다 비밀을 감춘 특별한 세 신입생이 입학하는 장면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예비 소집일 밤 은밀히 열린 담력 시험에 참여했다가 비밀 모임 '도도클럽'에 발을 들이고, 정체불명의 요괴 소동에 휘말리는 전개를 따라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숨을 참고 읽게 됐다. 도랑중학교에서 펼쳐지는 일들이 너무 마법 같아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도 그 산길을 같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구도림이 비아나 소이처럼 도깨비도 외계인도 아닌 그냥 인간이라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읽다 보니 구도림이 단지 유명한 도사의 막내딸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어? 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등장인물 중 구도림이 제일 특별하게 다가왔다.
사실 인간 세상에 도깨비와 외계인이 산다는 설정의 책은 도 흔히 봐서, 이 책도 등장인물만 보면 '외계인이 숨어 살면서 지구를 정복하려 한다' 같은 뻔한 내용일 거라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 예상이 자꾸 빗나가서 신기했다. 특별한 아이들이 각자의 사정과 목적을 가지고 도사 학교에 입학한다는 설정이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달라서 놀랐고, 이야기가 흥미롭고 풍부해서 마음 한구석이 간질간질했다. 이 책이 정식 발매되면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렜다.
제일 이상하면서도 묘하게 신경 쓰였던 건 교장 선생님이었다. 말투도 다른 선생님들과 달랐고 하는 이야기도 이상하게 느껴져서, 도사가 맞는데도 꼭 도깨비 같은 느낌이 들어 페이지를 넘기다가도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다. 도서부 이은아도 좀 수상쩍었다. 선생님들 몰래 담력 훈련을 하지 않나, 갑자기 동아리에 꼭 들어오라고 하지 않나. 물론 그냥 도사를 꿈꾸는 유별난 선배이겠지만, 읽는 내내 살짝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소이와 비아는 다른 세계에서 온 아이들이라 생각하는 것, 말투 등 모든 게 다를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소이는 말투와 생각이 비아나 도림과 확실히 달라서 읽을 때마다 낯설고 신선했지만, 비아는 말투는 인간과 똑같아서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졌고 생각만 도깨비답게 살짝 어긋나 있어 묘한 재미가 있었다. 그래도 도림, 비아, 소이가 비밀을 숨기며 조심조심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면서도 참 멋졌다.
도도클럽은 친구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해 줬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나도 한 번쯤 도랑중학교에서 담력 체험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우리 학교에서는 밤에 몰래 담력 시험을 하는 게 불가능하니까 더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언제나 '몰래'는 재미있으니까—휴대폰을 봐도, 책을 봐도, 콘서트를 가도 몰래가 제일 짜릿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외계인 단소이, 도깨비 비아, 그리고 구도림까지, 만약 우리 학교에 그런 특별한 아이들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상상만 해도 심장이 조금 빨리 뛴다. 처음엔 무서워할 것 같지만, 어쩌면 친구가 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안 만나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만난다 해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는 것. 어른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그게 외계인과 도깨비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놀아야지, 뭐 어쩌겠나. 내가 좋아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