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를 권하다 -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5
이진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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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생의 지혜를 짚어주는 '인생 명강'시리즈의 다섯 번째 도서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니체 철학의 권위자 이진우 교수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이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고 삶의 기준을 나로 세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에 '주권적 개인'은 보이지 않는다.

 

<개인주의를 권한다>는 한국 사회에는 개인이 없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개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지만, 정작 우리는 개인화의 영향을 제대로 모른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혼돈의 세계에서 삶의 중심을 잡고, '나는 개인주의자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저자는 21세기를 관통한 시대정신이자 우리 시대의 고유한 질병을 '나르시시즘'으로 규명한다. 이는 나이를 불문하고 심리적 생존에 대한 과도한 자기 염려에서 비롯되었으며, 환경이 바뀌는 속도보다 내가 발전하는 속도가 더 느리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항상 심리적으로 긴장상태에 있다고 설명한다.

 

나르시시즘의 기원인 나르키소스 이야기는 단순히 자신의 외모에 반해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환경 사이의 차이를 생각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자신을 성찰하지 않으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개인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개인은 권리의 주체로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그와 더불어 건강하고 개성을 가진 개인이 탄생하려면 자기 성찰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기 인식 > 자기 분석 > 자기 통제 > 자기표현

 

우선 자기 인식 단계로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자기 분석 단계에서는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진정한 성공을 원한다면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통제의 단계에서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질문하며 내가 원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으로 판단해 본다. 마지막은 자기표현의 단계로 앞의 단계를 거치며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고민해 보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에 개인주의를 권하는 이유는 아마도 국가를 비롯한 그 누구도 우리를 지켜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속한 국가가 나를 책임져주지 못하면 개인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의 지향점은 '이기적이지 않은 개인주의'라는 점이다. 저자의 말처럼 타인의 인정을 통한 자기 인정, 자기 인정을 바탕으로 한 타인의 인정 이 두 가지가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비로소 건강한 개인주의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인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실천 전략 네 가지를 제시한다.

하나, 개인은 반드시 차별화를 통해 생성된다.

둘, 차별화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할 때 생겨난다.

셋, 이런 자율적 행위가 개성을 창조한다.

넷, 이런 개인들이 모인 사회는 더욱 풍요롭고 다채로워진다.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독자에게 나를 사랑하는지, 나를 드러내며 살아가고 있는지, 개인주의자인지, 이기주의자인지, 쓸모 있는 사람인지 등의 질문을 던지며 나를 그리고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나만의 취향을 가진 독립적인 인격체는 자기 성찰에 기반함을 기억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이타적인 개인주의자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내가 되기를 바라본다.

 

'인간에게 대지와 삶은 무겁다. 그리고 중력의 영이 그러길 바란다. 그러나 가벼워지고 새가 되기를 바라는 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가르친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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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흑심 - 승자들의 이기는 본능,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마음의 힘
친닝 추 지음, 함규진 옮김 / 월요일의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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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비즈니스 전략 최고의 권위자이자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의 후손인 친닝추는 <후안흑심>에 에이브러햄 링컨, 로널드 레이건, 마하트마 간디, 한신, 주원장 등의 삶을 두루 살펴보면서 교활하고 음흉한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내고 내 뜻을 이루는 승자의 비법인 후흑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후안흑심(厚顔黑心)

두터운 얼굴과 시커먼 마음

 

"얼굴이 얇아 비난 앞에 쉽게 흔들리고

마음이 맑아 의중을 숨기지 못하는 자는

홀로 스러져 분을 삼키며 슬피 울리라."

 

즉, 타인의 비난 앞에서는 얼굴이 두꺼워야 하고 마음은 어둡게 해 의중을 보이지 않아야 잔인한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내고 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이후 처세 철학서 중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혔다는 냉혹한 전사의 철학 '후안흑심'은 후흑의 힘을 활용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진짜 운명을 직시할 수 있고, 각자 생긴대로 살면서 성공할 수 있으니 타인의 시선에 급급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을 취할 것을 권한다.

 

먼저 후흑을 이룬다는 것은, 먼저 우리 자신의 진정 자연스러운 상태를 회복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후흑의 준비로 고정관념을 없애는 11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내적 이미지와 외적 표준을 깨트려라.

2. 내면의 확신을 모색하라.

3. 떡갈나무처럼 굳세게, 풀처럼 부드럽게

4. 너 자신을 알라.

5. 성공의 두려움도, 실패의 두려움도 벗어버려라.

6. 환상과 실제의 본질을 이해하라.

7. 미덕과 허영의 차이를 파악하라.

8. 두려움을 극복하라.

9. 공포를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것, 그 이상의 길

10. 자기 자신을 믿는 용기

11. 후흑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원칙이다.

 

"물질적 풍요를 위해 신께 기도할 필요는 없다. 세상의 풍요는 그것을 자신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무상으로 제공된다."p.197

 

저자는 제갈공명이 설명하는 위대한 리더는 후흑의 실천자와 매우 흡사하다며 제갈공명의 병법에서 리더십을 찾는다. 리더십 유형이나 리더십 자질, 리더십의 신조 등 참고해야할 사항이 다수 수록되어 있는데 우리의 실상에서 유용한 사람의 본성을 꿰뚫어보는 법에 눈길이 간다.

 

1. 인생관을 알기 위해 토론을 해보라.

2. 마음의 변화를 보기 위해 말로 시비를 걸어보라.

3. 지혜를 측량하기 위해 병법을 논해보라.

4. 어려움과 위험이 있음을 일깨움으로써 용기를 시험하라.

5. 술에 취하게 하라. 그러면 진짜 본성이 나온다.

6. 돈을 쓰는 모양을 지켜보라. 그의 품성을 알 수 있다.

7. 일을 맡겨보라. 그 역량을 잴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이상 참는 게 미덕인 시대가 아니다. 가만히있다 가마니되고, 호의를 베풀다 호구가 되는 눈뜨고 코베이는 세상이다. 오랫동안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던 철학서 <후안흑심>은 후흑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세상을 꿰뚫어 보는 지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인식이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선한 일을 하려는 욕구와 새로운 가능성을 터득해 내적인 조화를 이뤄 세상에 얽매이지 않는 초연함의 경지에 이르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부정적 성향을 활용해서 스스로를 지키는 웜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함을 잃지 않는 승자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 <후안흑심>은 지피지기 백전불태이듯, 세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독하길 권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승부사의 이기는 본능과 나를 지키는 힘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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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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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가가 있다. 박완서 작가는 내게 그런 사람이다. 박완서 타계 10주년을 맞아 출간된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가 눈이 내리는 겨울날이지만 따스한 느낌이 드는 여우눈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한 660편의 에세이 중에 36편을 엮은 에세이로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그녀는 타고난 이야기꾼답게 일제강점기와 6·25 그리고 근현대사를 살아온 그녀의 일상을 에세이에 녹여내 담백하면서 따스한 문체로 풀어 나간다.

 

하늘의 별이 된 그녀의 글이 아직도 사랑받는 것은 그녀의 꾸밈없는 미소처럼 글에 녹아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그랬다. 위로가 필요할 때 우연히 펼쳐들었던 <나의 아름다운 이웃>의 담담한 문체에 매료되어 <그 많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남자네 집> 등 잔잔하게 위로하는 그녀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박완서 작가의 삶을 압축해 놓은 듯 어린 시절부터 노년의 박완서를 두루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라 박완서를 기억하는 이라면 호기심이 갈만한 책이다.

 

"남의 좋은 점만 보기 시작하면 자기에게도 이로운 것이, 그 좋은 점이 확대되어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좋은 사람으로 변해 간다는 사실입니다. 믿을 수 없다면 꼭 한번 시험해 보기 바랍니다."p.134

 

"예사로운 아름다움도 어느 시기와 만나면

깜짝 놀랄 빼어남으로 빛날 수 있다는 신기한 발견을 올해의 행운으로 꼽으며, 안녕" p.141

 

"어렸을 적에 늙은 사람을 보면 저렇게 늙어서도 사는 재미가 있을까 의심했었는데

사는 재미란 죽는 날까지도 있게 마련인가 보다. "p.177

 

"딸의 일을 위해서 내 일을 희생하느냐 마느냐로 나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가정을 가진 여자가 일을 갖기 위해서 딴 여자를 하나 희생시켜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느낌은 매우 맥 빠지고 낭패스러운 것이었다. 결국 나는 나의 일을 희생당하지 않기 위해 저자는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을 잘 지키고 아이 잘 기르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쪽으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 p.201

 

죽을 때까지 현역 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던 그녀는 행복한 사람이다. 사실 일제 치하에서 공부한 신여성의 삶을 산 성공한 인생이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남편과의 사별 그리고 아들을 먼저 앞세운 여인으로 결코 녹록지 않은 인생이었다. 그러나 죽고 싶은 순간을 견뎌낸 그녀의 아픔이 글에 스며들어 많은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을 테니 작가로서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지 않을까 싶다.

 

마치 할머니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드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마음이 따스해지는 에세이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게 곧 성공한 인생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 내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하게 살아나가기를 바라본다.

 

행이나 불행이란 잣대로는 잴 수 없는 내 유년기의 완벽한 평화는, 그러나 언제고 거길 떠날 수밖에 없다는 상실의 예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마치 요람 속의 평화처럼.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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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머니 시크릿
샤넬 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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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부자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를까. <100억 머니 시크릿>에서 저자는 오프라 윈프리, 데일 카네기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부자들만 아는 돈의 비밀 그리고 세계 최고 부자의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해 밝힌다.

 

저자는 이 세상에 많은 돈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부자가 적은 이유를 돈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돈의 습성을 파악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부자들의 언어를 따라 하면 당신도 행복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전하며 상위 1% 부자들이 간직한 부의 비밀을 파헤친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30년 동안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 쓴 5가지 감사 일기'를 꼽았다. 그녀는 매일 감사할 일 다섯 가지를 적으며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며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관인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에 삶의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한다.

 

돈에 휘둘리지 않는 부자가 되고 싶다면 평소에 마음 관리를 잘해야 한다. 모든 것들은 정신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내면이 안정되지 않은 곳에 돈은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반면 온화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무슨 일을 해도 순조롭게 성사되고 돈도 오래 머물게 된다고 강조한다.

 

★돈을 부르는 마법의 말 9가지★

1. 말에는 강한 힘이 있다.

2. 말을 바꾸면 자신이 변한다.

3.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마음에는 나쁜 말이 고인다.

4. 긍정적인 말을 천 번 하라.

5. "운이 좋다"라고 천 번을 말하라.

6.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과 성공한 사람의 말소리는 파동이 다르다.

7. 좋은 글은 일곱 번 큰소리로 읽자.

8. 이름을 바꾸면 자신이 바뀐다.

9. 말의 마지막에 "행복하다"라고 덧붙여라.

 

상위 1% 부자들만 아는 비밀은 바로 '감사'다. 사람의 성품과 삶을 바꾸는 최대의 원동력은 감사의 능력이다. 그리고 그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역시 감사한 일을 찾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절망스러운 순간에 '감사하다'라는 마음이 생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은 근육과 같아 단련할수록 감사의 근육이 생겨 기적처럼 기쁘고 슬픈 모든 일에 '감사'가 튀어나오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오늘을 살아내야만 하는 당신의 의미는 무엇인가? 묻는다. 그 해답이 당신이 처한 고통 속에서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추월차선이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책을 덮었다.

 

감사가 깃든 삶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책을 읽고 나를 정비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한다. 부와 성공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일독하면서 자신의 삶을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진정한 희망이란 바로 나를 신뢰하는 것이다.

행운은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을 따른다.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마라.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희망에 대하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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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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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 신간이 오랜만에 나왔다.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허상의 어릿광대>에서 경시청 형사 구사나기와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의 최강의 케미를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다.

 

<허상의 어릿광대>는 구아이회라는 종교집단의 사기극을 해결해 낸 1부 현혹하다를 시작으로 투시 마술을 선보이던 호스티스의 의문사를 파헤치는 투시하다, 잇따른 자살 사건과 환청에 대한 미스터리 이야기 들리다, 은퇴를 앞둔 야구선수의 아내가 괴한에게 습격당해 인생을 포기하려던 선수가 아내의 포부를 알게 되며 과거 기량을 회복해 재기에 성공하는 휘다, 언니의 위기 상황을 텔레파시로 캐치해 낸 쌍둥이 자매 이야기 보내다, 부모의 죽음을 동반자살로 보이길 바랐던 의붓딸의 이야기 위장하다, 연인의 이별 선고에 죽음으로 갚아준 이야기 연기하다로 구성되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염력으로 마음을 정화한다는 종교 집단이 사실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사기극에 불과했음을, 투시력은 사실 초소형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것을 보고 읽은 것이며, 죽음으로 몰아간 환청은 전자파 기계로 자신의 소소한 복수에서 시작되었음을, 야구선수의 난조를 물리학 관점에서 정밀 분석하고 선수의 의지가 더해져 회복하는 이야기, 텔레파시를 믿지 않는 유가와가 쌍둥이 자매를 도와 뇌 자기 등 과학적 요소로 범인을 압박하며 실수를 저지르게 하는 등의 '허상을 좇는 인생'에 대한 7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석연치 않게 사건이 종결될 뻔한 사건들이 유가와의 명철함에 속수무책으로 트릭이 밝혀지며 퍼즐이 맞춰지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허상의 어릿광대>1부에서 신흥 종교에 빠진 신자들에 대해 간부가 하는 말이 있다.

"신도들도 참 어리석단 말이야. 자신들 속에 어쩌면 우리 끄나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할까?"

"그래서 신자가 된 겁니다. 그 간단한 속임수에 홀랑 넘어갈 정도니까요." p.53

 

이처럼 우리의 미혹함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이들은 도처에 존재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이기에 순수하게 타인을 신뢰하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다. 허상을 쫓는 각각의 에피소드는 자신을 위해 타인을 생명마저 앗아가는 이기적인 인간의 민낯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선입견 때문에 타인의 마음마저 오해하는 오만과 후회의 양상도 그려낸다. 저자가 천재 물리학자와 인간미 넘치는 형사의 조합으로 소설을 이끌어 나감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트릭에 당하지 않기 위해 보다 냉철한 두뇌를 가지되 따뜻한 인간미를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라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장편 소설인 줄 알았던 <허상의 어릿광대>가 단편 소설임을 알고 몰입감이 떨어지는 거 아닐까? 싶었지만 2부를 읽으며 금새 기우였음을 느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니 흡입력은 당연지사, 단편이라 호흡이 짧은 덕에 밤에 펼쳐도 끊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다소 느슨한 감은 있었지만 사건 해결방식이 단순한 형사사건 추리가 아닌 과학과 심리의 만남이라는 점 그리고 우가와가 먼저 사건에 개입하고 인간미를 보이는 대목에서 갈릴레오 시리즈의 애독자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야. 하나는 달리 선택지가 없을 경우, 다른 하나는 남들이 모르는 어떤 이익이 있을 경우." p.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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