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 - 신의 입자를 찾아서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김일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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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입자를 찾아서, 힉스>는 1980년에서 2012년까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이란 과학저널에 소개된 입자 물리학을 다룬 내용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들을 추려 정리한 것이다. 수십 년에 걸쳐 발표된 저작들이기에 시기에 따라 집필 당시에 밝혀진 것들과 집필 당시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것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공통적으로 입자 물리학이 걸어온 길을 다루기 때문에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도록 구성되었다. 


 작년 이맘 때, 리사 랜들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를 읽으며 현대 물리학이 다루는 엄청난 영역을 경험한 바 있다. 내용이 생소한 부분이 많아 책장을 넘기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책을 통해 물리학은 광년(light year), AU(astronomical unit)에서부터 소수점 20자리를 넘는 초미세 영역까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크기를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됐다(양쪽 극단은 상상조차 어려운 크기이다).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가 무엇이며 기본 입자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 또한 마찬가지다. 현대 물리학이 추구하는 바는 만물의 기본 입자와 상호작용을 밝혀내는 것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물질은 6가지의 경입자(Leptons 전자, 뮤온, 타우, 전자 중성미자, 뮤온 중성미자, 타우 중성미자)와 6가지의 쿼크(Quarks 위쿼크, 아래쿼크, 맵시쿼크, 기묘쿼크, 꼭대기쿼크, 바닥쿼크)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질량의 입자라 칭해지는 양자 수준에서의 힘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존재하는데 이것을 보손(Boson)이라 부른다. 보손은 광자(photon), Z 보손, W 보손, 글루온(gluon), 힉스(higgs) 보손이 발견되었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 간에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3가지 힘이 작용하여 물질의 특성을 띠게 된다. 물리학을 지배하는 4가지 힘 가운데 중력을 제외한 3가지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력은 논외로 한다면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3가지 힘을 동일한 수학적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를 게이지 불변 장 이론(gauge invariant field theory) 또는 줄여서 게이지 이론이라 한다. 힘이 입자들 사이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매개하는 장(field)이 필요하고 장은 보손(gauge boson)이라는 매개 입자로 볼 수 있다. 전자와 양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게이지 보손은 광자이며,  강입자 내부의 쿼크를 붙들고 있는 게이지 보손은 글루온(gluon)이라는 이름을 가진다. 약력을 매개하는 게이지 보손은 W+, W-, Z0, 그리고 힉스 입자이다.
 모든 물질은 6개의 경입자와 18개의 쿼크(쿼크의 색상을 첨가했을 때 하나의 쿼크가 3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로 설명 가능하고 물질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도 광자, 8개의 글루온, 3개의 약한 보손(W-, W+, Z0), 그리고 힉스 보손으로 설명 가능하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가설의 증명을 받은 후 합당한 이론으로 인정받는 과정은 현대과학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물리학이 다루는 영역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실험이 어려운 상황(우주를 상대로 실험을 할 수는 없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입자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도 없다)이 많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학적 논리에 근거한 이론 물리학이 발달하게 됐다. 과거 증명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이론에 머물렀던 많은 것들은 기술의 발달과 실험설비의 발전으로 점차 실험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힉스 입자(Higgs Boson) 또한 50여년 전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에서 시작해 이론적으로 그 존재를 확신했지만 실험적으로 증명하지 못한 것 가운데 하나였지만 2013년 유럽입자물리 연구소(CERN)에서 대형강입자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사용하여 발견했다. 힉스 보손의 발견으로 인해 입자물리학이 추구하던 표준모형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표준모형에 포함된 여러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데 큰 도움을 얻게 되었다.
 
 <신의 입자를 찾아서, 힉스>는 긴 시간동안 물리학자들이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입자', 즉 힉스 보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어떤 지식적 배경을 토대로 힉스 입자를 추측하고 밝혀 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인류가 이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물질의 근원에 대한 탐구를 시행한 것은 인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우리와 우리가 사는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 하는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그에 대한 해답 또한 수많은 학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왔다. 과학적 토대가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그저 육안에 의존해 설명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던 것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분자수준, 원자수준, 아원자수진, 미세입자 수준에까지 도달했으며 이제는 실험적 결과를 토대로 실체를 추적해 모형을 구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원자는 핵과 전자로 구성되고 핵은 양성자 중성자로 구성되며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로 구성된다. 다수의 물리학자들은 쿼크 이하의 미세구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지만 과학의 진보가 새로운 진실을 밝혀냈듯 또 어떤 가설이 등장해 이론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에 쿼크 이하의 구조는 없으리라 단정할 수는 없다.
 대통일이론(Grand Unified Theory)으로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원리를 찾는 것처럼 현재까지 밝혀진 물질의 기본 입자의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더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본 요소를 찾는 연구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대 과학을 다루는 서적이 그렇듯 <신의 입자를 찾아서, 힉스> 또한 쉽지 않으며 저자들은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풀이했을테지만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역부족임을 느낀다. '보통'의 지적 능력을 지닌 나와 같은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하자면 1-1(기본 입자와 힘)과 1-4(쿼트와 경입자의 구조)를 먼저 읽은 후 다른 장을 읽는 것이 힉스 입자를 이해하기 용이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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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모스크바 수학퍼즐 2단계 -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플레이북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5
보리스 A. 코르뎀스키 지음, 김지원 옮김, 박종하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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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퀴즈와 퍼즐을 접한다. 알쏭달쏭한 문제를 만나 머리를 혹사시키다 보면 어느덧 시간은 훌쩍 지나 있곤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서적은 <모스크바 수학퍼즐> 2단계이다. 대수학으로 시작해 150가지 정도의 문제를 담고 있다. 어떤 것은 직관적으로, 어떤 것은 노트에 풀이를 적어가며 답을 구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고등학교 이후 수학을 등한시한다. 때문에 미적분은 고사하고 방정식 풀이조차 점점 버겁다고 느끼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모스크바 수학퍼즐>은 고난도의 공식과 파해법을 요하기 보다 문제 풀이를 위한 사고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문제의 실마리를 발견하면 이미 반은 푼 거라 생각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난이도는 '무난하다' 이다.
 열 문제 정도를 풀면 1문제 정도 해답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2~3 문제는 시간을 요한다.
 40대 아저씨인데다 머리가 썩 좋진 않은 경우라 일반화는 어렵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긍적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출퇴근 버스에서, 업무 간 쉬는 시간에 한 두 문제씩 풀다보면 의미없던 시간이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메모나 필기가 필요한 문제를 위해 가방에 빈 종이를 들고다니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무료한 반복되는 일상에 내가 건강한 뇌를 갖고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은 꽤나 큰 긍정적 자극이 된다. 문제를 보고, 생각하고, 정답을 도출하는 모든 과정에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정답에 이르렀을 때 느끼는 쾌감은 상상이상이었다.

 바쁘지만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의 뇌를 퇴행시키는데 가끔은 퍼즐을 통해 뇌를 환기시키고 소소한 재미를 얻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모스크바 수학퍼즐>은 가벼운 마음으로 심심할 때, 시간이 길게 느껴질 때 펼쳐보고 뇌 운동을 시킬 수 있는 도구인 것 같다.



논리적 사고와 넌센스 퀴즈에서 흔히 보이는 직관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하나 적어본다.

예제)276번 문제 - 걸어서 차로
기술자가 매일 열차를 타고 직장이 있는 도시로 통근을 한다. 아침 8시 30분에 열차에서 내리면 기다리던 차가 태워 공장으로 데려간다. 어느 날 기술자가 아침 7시에 열차에서 내려 공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차가 그를 태웠고, 그는 10분 일찍 공장에 도착했다. 기술자는 언제 차에 탔을까?
 


첨언하자면 대수학 229번처럼 필수항목의 제시가 불분명해 정답에 도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기도 하니 자신이 정한 시간 내에 답은 도출하지 못한 경우 해답의 도움을 받고 논리적 오류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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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함대 2 - 미중전쟁 가상 시나리오
피터 W. 싱어.오거스트 콜 지음, 원은주 옮김 / 살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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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중국(위원회)은 미국을 공격해 하와이를 점령했으며 미군의 전략 자산을 무력화시켰다. 우주의 지배권을 뺏기고 첨단장비를 점령당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본토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미 최신예 병기 대부분은 파괴되었고 설사 작동 중이라 해도 그 유용성은 의문스러웠다.
 오랜기간에 걸쳐 전쟁을 준비해 온 중국이 미군의 각종 장비에 심어놓은 마이크로 칩은 미군의 상황을 중국에 중계해주었고 중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시 미군의 첨단장비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수세에 몰린 미국은 대안을 강구했고 오래 전 노후 혹은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방치되었던 함선들, 즉 유령함대를 활용할 방안을 세운다. 유령함대의 수장격인 줌월트 호를 필두로 버려졌던 함선들은 새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바다로 나간다.

 전자통신의 상당부분은 중국의 통제 하에 있었기 때문에 전서구 같은 구시대적 수단을 통해 중국의 감시를 피하고자 한다(비둘기가 아닌 드론이 사용됐다는 차이는 있다). 유령함대에 이어 퇴역한 공군전력 또한 전쟁에 동원된다. 최신예 스텔스기를 대신해 이미 수십 년 전에 명예퇴직 당한 F-15같은 전투기가 전장으로 돌아왔고, 중국에 점령당한  기지 대신 버려져 방치됐던 공군기지가 재활용 됐다.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전력의 상당부분을 상실한데다 '정보'를 제압당한 상태였기에 미국의 패배는 자명해보였다. 무기의 질적 비교는 차치하고라도 전력과 위치가 중국에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노출되는 상황에서 미군의 승리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이 때 미국의 아픈 곳을 긁어줄 괴짜 사업가가 등장한다. 젊은 나이에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업가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터무니없어 보이는 거래를 제안한다. 미 정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젊은 사업가와 계약을 체결한다(아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업가는 특수부대를 고용하고 자본의 위력을 바탕으로 특수제작한 우주선을 타고 중국이 지배하는 우주로 나아간다. 그리고 중국의 우주정거장을 탈취하고 중국의 눈과 귀가 되어주던 인공위성들을 파괴한다.

 이젠 정보 면에서는 평등한 입장이 됐다. 내가 적을 볼 수 없듯 적도 나를 볼 수 없다.

 줌월트호를 중심으로 구성된 미국 함대,
 정허호를 중심으로 구성된 중국 함대,
 미중전쟁의 향방을 가눌 해전이 시작되었다.




 이틀 동안 틈만 나면 <유령함대>를 펄쳐 들었다. 긴박한 전개와 생생한 묘사에 몰입도가 높아졌고 결말과 그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이기에 결말까지 자세히 적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령전쟁>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전쟁을 가상으로 엮어낸 소설이지만 국제정세를 돌아봤을 때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라 생각한다. 인류에 재앙이 될 것이기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지만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의 위기의식 고조는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겠지만) 언제든 양국이 부딪힐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소설의 무대는 21세기 중반이다. 지금으로부터 30~40년 후에 일어날 법한 전쟁상을 묘사했는데 우주정거장, 드론이용, 바이오인플란터블 장비의 활용,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등 현재 개발단계이거나 미숙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술들이 대거 등장해 유용하게 사용된다. 지금으로선 '설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서 C 클라크'가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에서 서술했던 첨단 기술이 반 세기 만에 구현된 것처럼 <유령함대>에서 묘사된 기술들 또한 가까운 미래에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흥미로운 소설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유령함대> 또한 영화화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그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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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함대 1 - 미중전쟁 가상 시나리오
피터 W. 싱어.오거스트 콜 지음, 원은주 옮김 / 살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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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초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G2의 위치에 올라 20세기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견고히 했던 미국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20세기 후반부터 시행된 덩샤오핑의 중국식 개방정책은 30여 년이 흐른 지금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부상은 필연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찰을 자청하던 미국의 입지에 영향을 주게 됐다. 중화사상에 입각한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중국이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고, 시진핑의 '일대일로' 정책을 공표한 것으로 보아 미중의 대립은 예견된 상황이다. 이미 경제 전쟁은 진행 중이며 동아시아와 남중국해 등지의 분쟁에 있어서도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유령함대>는 미중 대립이 심화돼 전쟁으로 이어진 21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한다. 국가의 성장과 세계의 패권을 쥐고자 대양으로의 진출로를 확보해야 하는 중국, 그러나 이미 미국의 영향력이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상황에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쟁'이란 초강수를 둔다.

 세계 최강국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기획한 중국은 다방면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결전의 날이 오자 지상에서, 바다 위에서, 심지어 우주에서까지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감행한다. 선제공격을 당한 미국은 순간적으로 당황하지만 이내 사태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힘을 쏟지만 중국의 공격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조차 명확히 알 수 없어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우주정거장까지 동원해 일산분란하게 진행된 중국의 선공은 강력했고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 대부분을 파괴했다.

 최강의 무기라 생각했던 항모가 침몰했고 최신예 스텔스기는 힘도 써보지 못하고 떨어졌으며 인공위성을 비롯한 각종 정보시스템이 파괴돼 미국의 눈과 귀를 가렸다. 미국의 위상을 드높였던 기존의 무기가 처참히 파괴되자 미국은 '유령함대'에 희망을 건다. 유령함대는 현역에서 은퇴한 함선이나 개발과정에 문제가 있어 버려진 함선을 모아둔 곳으로 평시에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의 공격에 가용중인 전략자산 대부분이 파괴됐고 중국산 전자칩으로 인한 위험성에서 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재조명된다.

 그 가운데 줌월트 함이 큰 기대를 모았다. 줌월트 함은 차세대 해전을 혁신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 하에 제작되었지만 높은 건조 비용과 과도하게 밀집된 최첨단 기술이 일으키는 문제로 유령함대로 보내지게 됐다. 비록 현역에서 활동하진 못했지만 규모와 성능 면에서 매우 뛰어난데다 레일건 같은 최첨단 무기까지 탑재하고 있어 패배가 임박한 미국의 희망이 되었다.

 중국의 승리가 자명해보이는 상황에서 미국과 줌월트함이 보여줄 반전을 기대하며 2권을 펼치게 됐다. 


 
"너희들은 일생에 가장 중요한 발포를 하게 될 것이고, 그 발포가 너희의 마지막 발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제대로 해라."
111 페이지, 러시아 장교 데니소프가 미군기지를 폭격하기 직전 부대원들에게 전한 말



 <유령함대>는 영화같은 플롯 구성을 띤다. 전개가 빠르고 상황 전환이 영화의 장면 전환을 보는 듯하다. 하이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전쟁을 엿볼 수 있는데 우주 정거장을 활용한 전쟁, 전자 장비의 무력화 후 타격, 정보 전쟁 등은 '조지 프리드먼'이 <100년 후>에서 예견한 전쟁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 반을 읽었을 뿐이지만 이 소설은 조만간 영화화 될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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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혁명, 이더리움 블록체인 - 암호학 전문가가 말하는 이더리움의 미래
최윤일 지음 / 라꽁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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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최윤일은 암호학 전문가이자 보안 전문가로 현재 삼성전자수석 연구원이다. 저자는 암호를 연구하고 보안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 자연스레 블록체인 기술을 접했고 그 가운데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강하게 이끌려 독자들로 하여금 이더리움이 가진 장점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논하자면 윈조격인 비트코인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거래를 가능케 한 최초의 암호화페이자 1세대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은 2008년 익명의 개발자(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공표되었고 10년 가량 흐른 현재, 엄청난 가치 상승을 보여줬다. 비트코인의 등장에 힘입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암호화폐가 등장했고 이번에 소개하는 '이더'도 그 중 하나이다.
 
 비트코인이 최초의 암호화폐라는 상징성과 대중성을 지니고 제한적 화폐 기능은 수행할 수 있으나 다양한 스마트 계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 반면, 이더리움은 거의 무한대의 가용성을 보여주며 사회의 모든 계약과 거래를 블록으로 묶어 저장할 수 있다.

 다보스 포럼(세계경제 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 언급한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적 역활을 수행할 것이라 언급한 23가지 기술 가운데 블록체인이 2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이 가진 혁신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며 미래 사회가 블록체인으로 큰 변혁을 겪을 것임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암호화페는 1,000 가지가 넘는다. 과거와 달리 암호화폐의 발행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암호화폐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해당 암호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같은 의미로 암호화페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금전적 재화의 가치가 아니라, 해당 암호화페의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강점과 영향력을 따르게 된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페의 역활에 머무는 것과 달리 이더리움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 어카운트'의 존재이다. 스마트 어카운트는 이더리움 블록의 한 종류로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 장부의 역활만 하는 게 아니라 계약 내용을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어카운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더리움을 다른 서비스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고 가용 영역을 상상가능한 거의 모든 거래와 계약에 적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을 '1세대 블록체인' 혹은 '블록체인 1.0'이라 칭하고 이더리움을 '2세대 블록체인' 혹은 '블록체인 2.0'이라 부른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급등했는데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고려해 암호화폐인 이더(Ether, ETH)의 전망을 예상해 보자면 8년쯤 후에는 1천만원에서 4천만원 사이일 것으로 전망된다(2016년 다보스 포럼의 슈밥 회장의 예상대로 2025년경 GDP의 10%가량을 암호화페가 차지하고, 이더가 전체 가상화페의 25% 이상을 점유한다는 가정 하에). 이더리움이 활용 분야가 다양하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삼성 SDS 등 많은 글로벌 기업과 기관이 EEA(Enterprise Etherium Alliance)에 참여해 이더리움에 기반한 프로그램 활용에 관심을 쏟고 있는만큼 위의 예상가격이 허황된 소리는 아니다. 게다가 암호화폐 시장은 성장세인데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자신이 가진 한계(낮은 총발행량, 생산비용의 증가, 긴 블록 형성 시간, 특정 국가와 개인의 지배력 등)로 인해 확장되는 시장에 적응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며 비트코인의 한계를 극복한 이더리움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블록체인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서 모든 자산을 이어주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년전 내가 비트코인에 대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한 채 일상에 일어나는 하잖은 일이라 생각하며 넘겼다. 그리고 작년 암호화폐 시장의 부각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때 비로소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기존의 사회적 근간을 흔들고 혁신적 세상을 불러올 수단으로 각광받는 '블록체인 기술'은 지적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에 따라 이와 관련된 여러 권의 서적을 읽게 됐다. 돈 탭스콧의 <블록체인 혁명>, 오키나 유리의 <블록체인의 미래>, 아카바네 요시하루의 <블록체인의 구조와 이론>, 마이클 케이시의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등을 접했고 암호화폐 자체(특히 비트코인)을 논하는 다수의 책을 읽었다. 책을 읽을수록,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 기술이 가져올 장미빛 전망에 빠져들게 됐다. 여느 분야나 그렇듯 각각의 책들이 담고 있는 지식과 지혜는 대동소이하다 할지라도 책마다 분명한 색깔을 띤다. 같은 시대를 다룬 다양한 역사서를 읽으며 깨달음을 더해가듯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지속적 공부를 위해 관련서적을 찾게 된다.

 이번에 리뷰한 <암호화폐 혁명,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기술, 특히 이더리움이 가진 장점을 중점적으로 논한다. 비트코인이 아버지같은 존재라면 이더리움은 다재다능한 맏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응용될 분야는 사회 전반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 주변 곳곳에서 목격되리라 전망된다.
 
 저자가 예견한 것처럼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플랫폼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유율을 보이며 비트코인의 자리를 대신할 지, 다른 알트코인처럼 비트코인의 아류로 여겨질 지 단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접한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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