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택연 따라하기
어젯밤 오랫만에 삼시세끼를 다시 보기하던 중 텃밭 채소들을
보면서 한참 군침을 흘렸다. 이서진과 택연의 오이 씹는 소리가 어찌나 맛나게 들리던지..
게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지볶음을 능숙히 해내는 택연을
보면서 요리 많이 늘었다를 외치며 감탄을 연발했다.
밭에서 금방 따낸 가지는 들기름에 소금 살짝쳐서 구워주기만해도 정말 맛날것 같은데 간장에 굴소스에 청양고추까지 넣는 것이 좀 안타깝긴 했지만(나는 가지 본연의 맛을 좋아하는지라) 택연의 능숙한 손놀림이 부럽기까지 했다.
옆에서 `불타는청춘`을 보며 혼자 낄낄 웃고있는 남편(전혀 요리에 관심없고 시도도 하지않음)한번 째려봐 주고 그들이 점심 식사(열무 비빔밥에 가지 볶음)를 맛나게 흡입하는 모습을 보며 또 한번 군침만 흘리다가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얼굴만 보면 배고프다를 연발하는 남편이 깨기 전에 얼른 냉장고에서 가지를 꺼내 오늘은 어제 택연님의
요리법대로 가지를 볶아볼까 싶어 평소에 넣지않는 굴소스에 청양고추를 준비했다. 택연과 다른점이 있다면 들기름을 살짝 둘러 볶는다는점..냉장고의 야채들을 모두 꺼내 비빔밥을 만들고 어제 저녁에 끊여놓은 된장찌게와 곁들이니 어찌나 맛나던지..
한참을 먹다가 고개를 드니 남편도 맛나게 흡입 중인 모습을 보고
문득 남편이 해주면 더 맛나겠다는 생각에 이야기했다.
“여보, 어제 삼시세끼보니까 택연 요리가 많이 늘었더라.
음식하는 솜씨가 어찌나 거침이 없던지. 참 그리고 불타는 청춘에
나오는 서태화씨도 요리 엄청 잘하는거 알아? 못하는 요리가
없는 것 같더라구..“
“그거 다 설정이야. 인기끌려고 잘하는 척하고 편집 잘해서 보여
주는 거 다 티나던데..?“
요리 잘 하는 남자가 부러운 내눈엔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이고 요리 잘하는 남자들이 껄끄러운 남편의 눈에는 그게 설정으로 보이는 거였다.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어떤
생각을 하며 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는거였다..!
나는 아무말없이 밥한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고 와구와구 괜히 밥만 열심히 씹었다. 아무래도 이생에서 남편이 직접요리한 가지볶음요리라도 얻어 먹어보는 것은 틀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