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우리는 대륙과 단절된 섬이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여행의 제한을 느껴 본 일이 없고 지도 상으로 대륙의 일부였으니 섬이라 생각해 본일이 없어서였다. 돌이켜보면 유럽과는 땅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대륙횡단열차가 있는데. 있는 줄도 모르는 금제가 놀라웠다.
그리고 여기. 조선 여성 최초로 대륙횡단열차를 탔으며, 1년 8개월여 간 세계 일주를 한 여행기가 있다. 땅에 분절이 없었으니 당시엔 특별히 놀라일도 아니었을 테지만 지금 이 시대에서는 신기하기만하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중국, 러시아, 프랑스, 스위스, 독일, 스페인,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일본, 다시 부산. 대륙의 동쪽 끝에서 기차에 올라 대륙 서쪽 끝으로. 듣기만해도 설레는 이름들.
현장독서라는 단어를 접한 이후, 여행가는 길에는 반드시 걸맞는 여행기를 가져가겠노라 벼르고있다.
(앤 페디먼의<서재결혼시키기>에 현장독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배낭에 이 책을 넣고 용산역으로 향하는 날을 상상하며 책을 읽었다. 100여년 전에 걷고, 보고, 느꼈던 현장에서 책을 펼치는 일은 어떤 경험일까.
...스위스를 보지 못하고 유럽을 말하지 못할 만큼 유럽의 자연 경색을 대표하는 나라가 스위스요. 그 중에도 제일 화려하고 사람 운집하는 곳이 이 제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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