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목에서 우리는 기묘한 세상과 접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통상적인 상식이 뒤집히는 세계이다. 병리 상태가 곧 행복한 상태이며 정상 상태가 곧 병리 상태일 수도 있는 세계이자,
흥분 상태가 속박인 동시에 해방일 수도 있는 세계, 깨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몽롱하게 취해있는 상태 속에 진실이 존재하는 세계 말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187p

올리버 색스, 인문학적 시각을 지닌 신경학 의사인 그의 저작들은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신경학적 장애들을 그만의 독특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병리는 정상이고 행복이라는 그의 말은 정상성에 대한 집착과 강자의 논리 반복에 빠져있는 유약한 사람인 나에게 특히나 크게 와 닿는다. 그래서 생각한다. 선함은 말 잘 듣는 착함이 아니라는 것을. 차별적 논리에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는 힘이라는 것을.

과학전문 저널리스트 피아마 루자티가 올리버 색스에게 바치는 오마주인 <남편을 모자로 착각한 여자>라는 책도 흥미롭다. 두 권을 같이 본다면 즐거운 독서와 즐거운 독후독서가 된다. 어떤 독후활동은 책으로 만들어진다니, 감탄스럽다. 한 권의 책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