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부슬비나 짙은 안개, 사나운 바람도 가리지 않는다. 일년 중 봄놀이에서 비가 오고 안개가 끼고 바람 부는 날을 빼면놀기에 좋은 날이 대단히 적기 때문이다. 빗속에서 노는 것을꽃 씻는 일이라 하고, 안개가 자욱할 때 노는 것을 꽃을 촉촉이 적시는 일이라 하며, 바람 불 때 노는 것을 꽃을 보호하는일이라 이름 붙인다. 옷과 신발이 젖을까 아까워하며 신병을핑계 대고 미루면서 미적미적 가려 하지 않는 자는 아래와 같이 벌을 받는다.
셋. 길을 갈 때에는 소매를 나란히 하거나 걸음걸이를 나란히 한다. 때로는 둘이면 둘, 셋이면 셋씩 동무하여 들쑥날쑥걸어간다. 그렇더라도 반드시 서로 돌아보면서 한 무리를 이루어야 한다. 만약 성큼성큼 걸어 앞서가면서 뒤에 오는 이와보조를 맞추지 않거나 느릿느릿 걸어 뒤처졌으면서도 앞에가는 이를 부르지 않아 일행을 흐트러뜨리는 사람은 아래와같이 벌을 받는다.
이가 있 - P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