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에 대해 쓴 글은 사랑스럽다. 사랑에 빠진 작가의 자세에 끌리고야만다.

˝이곳이 연해주였고 나는 사랑에 빠졌다.˝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보냈고, 세상에 대한 개념과 시각이라고는 전부 인공적인 풍경뿐이었던나는 열아홉 살 여름, 출장 간 아버지를 따라 모스크바에 갔다가 녹색의 산들이 바다처럼 출렁이며 햇볕으로 반짝이는 모습을 보았다. 식물로 무성하고빽빽한 채로 이어지는 산의 능선은 극적으로 높이 솟기도 했고 계곡으로 낮게 가라앉기도 했는데, 내가 꼼짝하지 않고 지켜보던 수 킬로 미너 내내 그흐름이 계속되었다. 마음도, 도로도,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이 연해주고 나는 사랑에 빠졌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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