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데시데레(desidere)에서 왔는데, ‘잘라 내다‘라는 의미이다. 전시에 등을 끄기로 결정할 때, 버스 뒷좌석으로 옮겨 앉기를 거부할 때, 동생 신발을 가지고 고향 마을에서 도망칠 때, 차 밑에 깔린 사람을 살리려고 차를 들어 올릴 때, 구급차에 길을 터줄 때, 디트로이트에서 밤새 집까지 차를 몰아 달려갈 때, 파도타기를 맞아 일어설 때, 셀카를 찍을 때, 추수감사절 식사에 참석할 때, 줄을 서서 투표할 때, 의학 실험에 참여할 때, 나무를 심을 때, 우리는 우리가 그런 일들을 하지 않은, 있었을 법한 세계들을 잘라 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결정에는 손실이 따른다.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할 수 있었을 일만이 아니라, 우리가 행동함으로써 모종의 기여를 할 수도 있었을 세계를 잃는 것이다. - P95

우주인들은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에 깊이 감명 받았고 정신적 변화를 경험했다. 우주인 앨런 셰퍼드가 소리를 질렀던 것은 달에 착륙했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고향 행성을 돌아보았을 때였다. 이런 경험은 우주여행자들 사이에서 너무나 강력하고 한결같아서 ‘조망 효과‘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고향을 갑자기 보았을 때, 우리가 행성에 살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의 경외감을 묘사하는 말이다.
경외감을 일으키는 것은 아름다움과 광대함, 두 가지이다. 우주에서 본, 특히 무한해 보이는 검은 허공을 배경으로 한 지구의 모습보다 더 크게 사람을 변화시킬 만큼 아름답고 광대한 것이 또 있을까?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상호 연결성, 생명의 진화, 심원한 시간, 무한함을 시각적으로 가장 뚜렷이 보여 주는 예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환경‘은 더는 우리 바깥, 저기 어딘가에 있는 무엇이나 맥락이 아니다. 우리를 포함하는 모든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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