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총서!!
돈과 자본가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오늘날과 같다.19세기에서 21세기로 시간이 흐른 것이..맞나?



돈이라는 것을 그는 아무렇게나 처분할 수 있는 노예가 아니라, 열쇠로 잠금 채 보관하되살아 있는 생물처럼 다루었었다. 언제나 거짓말, 허구가 그의 금고에 상주했었고 미지의 구멍들이 거기서 황금을 비워내는 듯했었다. - P15

금새 종업원이 물 한 컵을 들고 나타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손님들이 저자세를 취했다. 지칠 대로 지친 표정의 모제가 천둥 번개를 만드는 신처럼 주가를 자기 마음대로 조율하는 이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피유로도 억만장자의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열두시 반이었다. 마초가 부리나케 아마디외를 버리고 은행가 앞으로 와서 머리를 조아렸는데, 가끔 그는 이 은행가의 주문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 터였다. 레스토랑을 떠나려 했던 많은 주식거래인이 선채로 신을 둘러쌌고, 흐트러진 더러운 식탁보 사이에서 존경의 표시로 허리를 굽혔다. 떨리는 손으로 컵을 들어 핏기 없는 입술에 갖다 대는 그의 모습을 그들은 경배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 P24

아직도 파리를 정복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시 길바닥에 나앉아 욕구불만에 가득찬 채 행운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그는 울화가 치밀어올랐고, 향락에 대한 갈증이 너무도 커서 고통스럽기 그지없었다. 그 미치광이 시지스몽의 말이 옳았다. 노동이 밥을 보장하지 않아, 빈자들과 바보들만이 다른 사람들을 살찌우기 위해 일하고 있잖아. 투기, 오직 투기만이 하룻밤사이 단숨에 행복, 사치,
여유로운 삶, 완전한 삶을 허락하는 거야.
만약 이 낡은 세계가 언젠가 붕괴되어야 한다면, 나 같은 사람이 붕괴 이전에 욕망을 채울 시간과 장소를 찾아내야 할 것 아닌가? - P61

그녀는 대공을 둘러싼 기이한 이야기, 3억 프랑으로 추산되는 엄청난 재산의 원천, 가공할 도둑질의 일생을 모르고 있었다. 이 도둑질은 예전의 고상한 도적처럼 손에 무기를 든 채 숲속에서 행한 것이 아니라, 현대의 정중한 강도로서 증권거래소의 양지바른 곳에서, 순진한 가난뱅이들의 호주머니 속에서 그들을 파산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며 행한 것이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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