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안 한다는, 돈을 안 번다는, 직장이 없다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 말고 모든것이 평안했다. 마치 절벽 위에 텐트를 친 기분이 들었다. 아슬아슬하고 평화롭고 아찔하고 몹시 아름다웠다. 절벽에서 보이는 절경처럼. - P18

혹시나 해서 찾아본 장학금 신청서의 질문들은 대강 두 가지의 내용을 요구하고 있었다. 너는 얼마나 열심이며, 얼마나 비참한가에 대한 것이었다. - P107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날 나는 무척 기뻤다. 그리고 이내 경쟁에서 제쳐졌을 나보다 덜 임팩트 있는 가난들을 떠올렸다. 신청서 위에서 죽어버렸을 수많은 희망의 순간에 대해서 생각했다. 가난하기 이전에 한 명의 학생으로서 캠퍼스를 누비고 있을 나의 친구들을 생각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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