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중에서 일부

*박상영작가의 단편 <세라믹>에서 ‘흙냄새 나는 손‘이 연상되는 구절//책이 책을 부르고

무슨 목적으로, 사월이여 너는 다시 돌아오는가?
아름다움만으로는 족하지 않다.
너는 더 이상, 끈끈하게 열리는 붉은색의
작은 잎사귀들로 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다.
크로커스의 뾰족한 끝을 지켜보는
나의 목덜미에 닿는 햇살이 뜨겁다.
흙냄새가 좋다.
죽음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사람의 뇌는 땅속에서만
구더기에 먹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은 그 자체가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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