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장을 돌아보게 하는 구절, 내 책장은 무슨 인상을 남기려나.

남겨진 책을 보면서 죽은 이에 대해 생각한다. 서가에 꽂힌 압도적인 양의 책, 지독하게 읽으면서 이 생을 건너간 사람이다. - P87

서가는 어쩌면 그 주인의 십자가 같은 것은 아닌지. 빈 책장을 바라보자면 일생 동안 그가 짊어졌던 것이떠오른다. 수많은 생각과 믿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인생의 목표와 그것을 관철하고자 했던 의지, 이끌어야 했던 가족의 생계, 사적인 욕망과 겸한 취향, 기꺼이 짊어진 것과살아 있는 자라면 어쩔 도리 없이 져야만 했을 세월.
그는 이제 십자가 같은 서가만 남기고 홀홀 가버렸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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