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의 죄 밀리언셀러 클럽 12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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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 의미있는 날입니다. '로렌스 블록'이라는 추리소설의 거장과 '매튜 스커더'라는 묘한 매력을 지닌 탐정을 새로이 만난 날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책을 보는 걸 즐깁니다. 왠지모를 선입감에 재미도 없으면서 단지 거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재미있었다는 최면을 걸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식을 폭로하는 셈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로렌스 블록'이라는 작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다른 책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준비없이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처음 스마트폰이 난무하는 현재의 미국인 줄 알고 읽어 나갔다가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걸 알고 멋적은 느낌을 갖기도 하고, 미국의 70년대 하면 하드보일드나 마피아 이런 걸 떠올리며 아버지는 곧 대부니까 무언가 기관단총을 난사하는 마피아 소설로 생각하기도 했다가 멍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하드보일드와는 무언가 차별화되는 탐정소설, 그게 바로 '매튜 스커더'가 활약하는 시리즈의 특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튜 스커더'는 무신론자에다 냉정하고 버번(옥수수와 호밀로 만드는 미국산 위스키라고 하네요*)을 좋아하는 애주가이지만 자신의 양심과 사회의 선과 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70년대 미국의 살아있는 양심입니다. 세상과는 타협할 줄 알지만 진정으로 지켜야 할 사회정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 그게 바로 '매튜 스커더'입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에 이런 사람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소설은 미스테리 소설로서는 드물게 인간과 가정에 대한 많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작가 '로렌스 블록'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일까요? 여기 한 여자의 아버지와 한 남자의 아버지가 있습니다. 이 두 아버지는 과연 자식들에게 어떤 상처를 안겨주었을까요? 자신의 신념, 행위, 위선, 자기합리화...심지어 사랑까지도 잘못된 결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현실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듯 합니다.

 

나 역시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미스테리 외적인 측면에서 다시한번 내 위치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잔인하게 살해당한 한 여자의 일생을 조사해가며, 탐정 스커더는 감추어질뻔한 진실을 대면합니다. 그리고 죄를 받을 자에게 가차없는 징벌을 가합니다. 과연 어떤 아버지가 그의 재판을 받게 될까요?

 

이 소설의 제목 '아버지의 죄'는 소설 전반에 걸친 작가의 의문에 대한 해답입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사립탐정 '매튜 스커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소설의 결말은 이렇습니다.

 

"사건은 결국 만족스럽게 해결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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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숲 블랙 캣(Black Cat) 23
타나 프렌치 지음, 조한나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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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일랜드의 작가 <타나 프렌치>의 데뷔작인 <살인의 숲>은 처녀작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미스테리 소설로 치자면 상당히 품격있는 미스테리라고나 할까요? 작품 해설을 읽어보니 고딕 미스테리라는 말도 하는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진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에드거 상 등 각종 권위의 상들의 신인상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는데 작품의 질로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작품의 배경은 아일랜드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일랜드는 영국의 옆에 위치한 섬나라입니다.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영국과 많은 분쟁이 있었고, 현재도 섬 북쪽의 일부는 북아일랜드로 영국에 속해 있습니다. 대기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야했던 뼈아픈 과거도 있구요. 우리에게는 모든 면에서 다소 생소한 나라입니다.

 

이렇듯 생소한 배경은 미스테리 소설을 접할 때 상당한 점수를 따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그리고 우리와는 다른 역사,사회,제도 속에서 이 사건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결론은 하나입니다. 바로 인간은 어느나라, 어느인종을 막론하고 무서운 본성을 감추고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생명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내려오는 동물의 본능에서부터 지능을 갖으면서 새롭게 생긴 인간의 어두운 본능에 이르기까지...우리는 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귀신이나 유령은 뺨을 백대도 쳐버릴 수 있는 무서운 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생각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상대방을 기만하고 자기 자신마저 속여버릴 정도의 파렴치함으로 한 인간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망쳐버릴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이 지구상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살인의 숲 - 영어원제는 'In The Wood'>인데 이 것은 주인공 애덤 라이언이 어릴적 겪은 사건에서 시작되어 현재 벌어진 소녀의 살해사건까지 모든 것이 숲을 배경으로 이루어져 붙여진 제목입니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은 사실상 모든 것이 인간에 초첨이 맞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사건 외에도 주인공인 애덤과 캐시, 그 밖에 주변인물들의 심리상태와 행동방식에서 새로운 갈등을 표출해내어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소설이 상당히 긴 장편이며, 사건이라고는 달랑(?) 하나밖에 없지만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는 힘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고 하겠습니다.

 

옥의 티라면 역시 결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왠지 개운치 않은 느낌. 작품의 완성도는 높였는지 몰라도 독자의 마음은 억장이 무너지는 듯 합니다.

 

그리고 미스테리 사상 최악의 주인공 애덤...보는 내내 이 캐릭터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은 역시 유럽다운데 한국인의 입장으로 봐서는 참 이해 안가는 대목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아무튼 묘한 느낌을 받으며 장시간의 독서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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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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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스토리 라인" 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섬뜻하기도 하고, 때로는 열받기도 하는 등 스토리 라인에 흠뻑 젖어들다 보니 어느새 3권을 훌쩍 다 읽어 버렸습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스토리라고 해도 될 만큼 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명작 미스테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은 이제 와서 왠 뒷 북이냐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이미 2000년 출간 이후 수많은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국내에서도 영화화까지 된 작품이니 재미있네라는 말을 연발해바야 공염불일 뿐 일 것 같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는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미스테리계의 모짜르트라고 비유하고 싶습니다.

 

본인이야 확실한 미스테리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고자 열심히 노력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일반 독자들이 볼 때에는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작품들을 쏟아내는 그의 능력은 참으로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작품들이 하나같이 일정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또 이런 <용의자 X의 헌신>이나 <백야행>같은 몇몇 작품들은 고객들의 고개를 움직이는 대단한 하이 퀄리티를 선물해주니 저는 감히 천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실은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첫 데뷔는 그야말로 트릭에 집착하는 본격 추리작가 였습니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이자 첫 데뷔작인 <방과 후>를 처음부터 보지 않고 그의 여러 유명작품들을 본 후에 읽어보면 상당히 혼란스러울 정도입니다. 지금은 어느누구도 그에게 본격추리작가라는 말을 하지 않죠. 게다가 결정적으로 <명탐정의 규칙>이라는 작품을 통해 본격추리 소설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기도 할 정도입니다.

 

물론 작가가 본격 추리소설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은 계속 본격을 배제한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추리소설을 써나가고 있으니 그는 이미 추리소설가에서 탈피해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으로 돌아와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다시한번 음미해 봅니다. 특히 유키호와 료지의 기묘한 사랑이 결국 썩어 문드러진 현재 사회의 삐뚤어진 균열 속에서 탄생한 비극이라는 점이 마음이 몹시 걸립니다.

 

작품 내내 이들이 만들어 내는 검은 얼룩들이 과연 이 두 사람만의 잘못인가, 즉 이들에게만 돌을 던져야 하는가 하는 점은 읽는 내내 의문이었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이들이 작품의 제목처럼 '하얀 어둠 속을 걷는' 그러한 숙명이 주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경종의 의미를 담고자 함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랜만에 만난 섬뜻하고도 기묘한 사랑이야기에 한 여름밤의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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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리스트 1 블랙 캣(Black Cat) 10
새러 패러츠키 지음, 나선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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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테러는 미국인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습니다.

 

어떠한 것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이슬람 테러를 방지하는 것보다는 높은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고, 개인의 자유와 이익은 테러를 예방한다는 논리아래 묻혀버립니다. 물론 이는 대다수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아래 이루어진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므로 민주주의의 대명사라 불리는 미국에서조차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어도 테러를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여론이 자연스레 형성되어 갑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나 절대적인 것이 되어가다보니 도리어 작품에 나오는 벤자민 사다위 같은 무고한 희생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아랍인으로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어떤 위험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지, 또한 얼마나 많은 개인의 자유와 사상이 침해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회고발 소설입니다.

 

특히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냉전체제가 시작되면서 미국내에서 열풍처럼 불었던 메카시즘...즉 미국의 적인 소련에 같은 사상을 지닌 공산당을 색출했던 과거와 테러의 공포에 빠져있는 현재의 미국 사회를 아주 절묘하게 대비해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사회고발 소설인 이 작품은 또한 미스테리 소설이기도 합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블랙리스트>는 바로 메카시즘 열풍이 불던 시기에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의 목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주 절묘하게 50년대 사회주의 활동을 하던 인물들의 충격적인 과거와 현재의 고리를 이슬람 테러 공포가 만연되어 있는 현재 미국사회에서 벌어진 흑인 기자의 관심없는 사망사건과 아주 절묘하게 연계해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의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인 인종차별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그야말로 과거와 현대를 총 망라해 미국 사회의 문제점과 상대적으로 크게 다루어지지 않는 백인 상류층 화이트 칼라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스테리 소설 치고는 상당히 많은 내용을 담고자한 작품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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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바이블 - Seoul Travel Guide 100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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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북경 천안문 광장에 갔을 때 가이드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평일임에도 엄청난 인파에 놀라 물으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중국사람들은 수도인 북경을 방문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평생에 한번 올까말까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워낙에 땅도 넓고 인구도 많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무슨 성지순례와 비슷한 것이구나' 하며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면 5백년이 넘게 우리나라의 수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서울'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살고 있고, 지방에 터를 잡고 있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솔직히 수십번도 넘게들 왕래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그렇게 낮선 존재도 아니고, 우리나라 대다수의 지역이나 도시가 그러하듯 별로 멀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렸을 때만해도 일일 생활권을 이루었다는 걸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지만, 이제는 벌써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었으니 말이죠.

 

그렇지만 우리가 정말 서울을 잘 알고 있을까요? 아마도 제가 생각컨대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도 서울에 대해 다 알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서울 자체도 굉장히 넓은 데다가 그렇다고 무작정 발품을 팔기에는 뭔가 좀 힘든 것 같고... 그렇습니다. 하물며 지방에 사는 저같은 사람은 솔직히 일이 있어야지 들리는 곳이기에 더더욱 서울에 대한 진정한 이해도가 무척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가이드북인데, 그냥 가이드 북은 그야말로 요소요소 아주 중요하거나 꼭 알아야 될 것만 쓱 훑고 지나가버리기 마련입니다. 알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에는 매우 부족하죠. 그래서 제주여행 집중탐구 같은 책이 서울을 주제로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서울여행 바이블>이 있더군요. 냉큼 구매해서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단언컨대 이 책은 서울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하나쯤은 있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이라는 주제를 떠나서도 참 잘 만들어진 여행서적이더군요. 맘에 드는 게 참 세세하고 자세하게 작성되어 서울을 한번도 안와본 사람이라도 이 책만 잘 읽어 보면 여기저기 불필요한 시간 낭비하면서 돌아다니지 않고 멋진 서울여행을 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을 보면 서울의 각 지역 별로 역사ㆍ문화유적ㆍ사찰ㆍ박물관에서부터 인기있는 거리ㆍ놀이시설ㆍ미술관ㆍ공원에 이르기까지 정말 알면 좋은 서울에 대한 모든 것이 총 망라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꼭 역사와 문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놀이시설이나 63빌딩같은 볼거리ㆍ맛집 등 최신 정보가 많이 들어있어 혹시나 오래된 정보때문에 막상 가보니 잘못되었다던지 해서 애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네요. 올 여름 휴가는 이 책 한 권을 끼고 서울여행에 나서볼 생각입니다. 자!! 서울로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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