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리스트 1 블랙 캣(Black Cat) 10
새러 패러츠키 지음, 나선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테러는 미국인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습니다.

 

어떠한 것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이슬람 테러를 방지하는 것보다는 높은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고, 개인의 자유와 이익은 테러를 예방한다는 논리아래 묻혀버립니다. 물론 이는 대다수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아래 이루어진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므로 민주주의의 대명사라 불리는 미국에서조차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어도 테러를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여론이 자연스레 형성되어 갑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나 절대적인 것이 되어가다보니 도리어 작품에 나오는 벤자민 사다위 같은 무고한 희생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아랍인으로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어떤 위험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지, 또한 얼마나 많은 개인의 자유와 사상이 침해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회고발 소설입니다.

 

특히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냉전체제가 시작되면서 미국내에서 열풍처럼 불었던 메카시즘...즉 미국의 적인 소련에 같은 사상을 지닌 공산당을 색출했던 과거와 테러의 공포에 빠져있는 현재의 미국 사회를 아주 절묘하게 대비해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사회고발 소설인 이 작품은 또한 미스테리 소설이기도 합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블랙리스트>는 바로 메카시즘 열풍이 불던 시기에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의 목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주 절묘하게 50년대 사회주의 활동을 하던 인물들의 충격적인 과거와 현재의 고리를 이슬람 테러 공포가 만연되어 있는 현재 미국사회에서 벌어진 흑인 기자의 관심없는 사망사건과 아주 절묘하게 연계해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의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인 인종차별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그야말로 과거와 현대를 총 망라해 미국 사회의 문제점과 상대적으로 크게 다루어지지 않는 백인 상류층 화이트 칼라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스테리 소설 치고는 상당히 많은 내용을 담고자한 작품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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