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스피어스의 천하무적 우주선 토니 스피어스 시리즈 1
닐 레이튼 지음, 남길영 옮김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그림이 있는 동화를 좋아한다. 그리고 보니 최근에 읽은 <내 이름은 도도>도 광의의 차원에서 동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선푸위 작가가 딸을 위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어서 쓴 책이라고 하니 말이다. 또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 닐 레이튼 작가의 그 유명한 <토니 스피어스>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영국 출신의 동화 작가인 닐 레이튼에 대해 위키피디아와 그의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해서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그리고 토니 스피어스 시리즈 외에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조사해 봤다. 영국 치세스터 출신의 작가는 뉴캐슬, 브라이튼, 런던, 글래스고에 살았고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포츠머스 근처의 바닷가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흙놀이를 즐겼고, 대학에 가서는 과학을 공부했지만 아트 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는 이색 경력을 가진 작가다. 집에 있는 스튜디오는 엉망진창이라고 하는데, 스튜디어 벽에는 그림, 드로링, 사진을 비롯한 오만가지 잡동사니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일러스트레이션 전문가로 활동 중에 있다. 뭐 이 정도로 작가에 대한 소개는 끝.

 

그림 동화의 주인공 토니 스피어스는 엄마가 더 좋은 월급을 준다고 해서 이번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동화에 아버지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싱글맘으로 보인다. 전학온 새로운 학교인 세인트 존스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또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어야 하는 스트레스가 눈에 선하다. 게다가 올해 최고의 학생 시상식이라니! 토니는 뉴비(newbie)라 누적 점수가 빵점이란다. 집에서는 어디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몰라 고생하고, 고난의 연속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엌 싱크대 밑에서 특급 우주선 천하무적호를 발견한다. 부엌에서 은하계 어디라도 갈 수 있는 특급 우주선으로 이어지는 상상력이란 정말.

 

인빈서블(천하무적)호를 호령하게 된 토니는 우주여행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달나라 여행부터 하고 싶지만, 우선 달에는 공기가 없고 극강의 온도차 때문에 지구별과 비슷한 환경의 행성인 Xo49p 별로 향하게 된다. 물론 그 와중에 자동 항법 조종 장치를 권하는 인공지능 천하무적 호의 권유 대신 우주선 조종을 갤럭시 오락 게임 생각로 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항상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그런 것이다. 그래 그렇게 가는 거지.

 

Xo49p 행성에 무사히 도착한 토니는 지구별의 토깽이들과 비슷한 모양새의 스쿠어글 그 중에서 플럼피란 녀석과 친구를 먹게 된다. 이렇게 우주여행을 신나고 즐겁게 진행되면 좋으련만 그럴 리가 있나. 가토릴라라는 난폭한 악어와 힘센 고릴라를 합쳐 놓은 듯한 스쿠어글 들의 천적이 등장해서 토니와 플럼피들의 교류를 방해한다. 녀석은 마치 SF영화 에일리언에 나오는 우주괴물처럼 토니의 우주선에 몰래 숨어들어 지구별로 향한다. , 우리의 멋쟁이 주인공 토니와 스쿠어글 플럼피 그리고 가토릴라는 어떤 결말을 맺게 될 것인가.

 

고장난 우주선 천하무적 호를 고치기 위해 여러 가지 재료가 필요한데 그 중에서 가장 취득이 곤란한 건 은(silver)이다. 최고의 학생상 트로피가 은으로 제작된 사실을 알게 된 토니는 트로피 수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어제 전학온 친구가 최고의 학생상을 받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가. 슈퍼히어로 피터 파크라면 몰라도 말이다. 닐 레이튼 작가가 공상과학 SF동화를 그리면서도 그런 현실감을 놓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무리를 해서 초보 영웅으로 만드는 대신, 자신이 가진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는데 이만한 이야깃거리가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가토릴라와의 한판 대결도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타협과 대체재의 제공이라는 멋진 방식으로 풀어낸 점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막무가내로 보이는 교조주의 집단과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는 우리네 현실에도 적응가능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상상에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천하무적 토니 스피어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하는데 앞으로 이어진 토니의 신나는 모험을 적극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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