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전 : 호기심의 승리 지식의 반전 2
존 로이드 & 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인터넷 기사에서 우리나라에 구전되는 대표적 속설 몇 가지를 읽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질식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전혀 과학적 근거 없는 대표적 속설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그동안 사람들이 그렇게 믿어온 걸 부인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영국의 유명한 퀴즈쇼 프로그램인 에서 기원한 <지식의 반전> 역시 우리가 그간 잘못 알고 있거나, 아니면 너 그거 알아? 하는 식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 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생각나는 건 나만이 아니겠지 싶었다.

 

이 책의 부제처럼 인간이라는 존재는 태생적으로 호기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가장 기본적인 자연현상에 대해서부터 시작해 보자. 물은 0도에서 언다고 한다. 사실일까? 순수한 물이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가능한 일이란다. <지식의 반전>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을 파괴하는 것으로 그 막을 올린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질문에도 명쾌한 답변을 내준다. 오호, 이런 식이라면 수백 년 동안 진행되온 논쟁을 순식간에 종식시킬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해 한미FTA가 발효된 이래,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일 중의 하나가 된 오렌지가 원래는 초록색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어쩌면 우리가 고집스럽게 생각하는 오렌지의 오렌지 색깔은 에틸렌으로 처리된 사실을 알면 더 이상 오렌지가 먹고 싶어지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는 에틸렌 처리된 오렌지가 무해하다고 하지만 어쩐지 찜찜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우리 가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전 전기제품인 전자레인지가 음식을 데우거나 조리하는게 아니라 단순하게 마이크로파를 이용해서 물 분자를 자극해서 뜨거워진 물로 음식을 익힌다는 사실도 전혀 새로운 정보였다. 그동안 우리가 살면서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일상에 이런 과학적 사실이 숨어 있을 줄이야.

 

우리의 몸에서 가장 흔한 금속 원소가 칼슘이라는 건 어쩌면 상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뼈 속에 함유된 칼슘이 1년에 20퍼센트씩 주기적으로 교체가 되고, 50세가 되면서부터는 빠져 나가는 비율이 높아져 결국 노인이 돼서는 칼슘 부족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어떤 정보는 그저 재미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어떤 정보는 우리 실생활에 매우 유용한 정보로 다가온다.

 

<이상하고 특별한 동물원>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장에서도 놀랍고 새로운 사실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단세포 동물의 대명사로 부르는 아메바가 사실은 우리 생각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그리고 사람의 목숨을 가장 많이 구한 동물로 소개된 투구게 역시 인상적이었다. 예의 장을 읽다 보니 동물 혹은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라틴어 지식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이 분야는 우리네보다는 서구 사람들에게 유리하지 않을까.

 

지리 분야에서도 <지식의 반전>은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프리카의 최남단이 희망봉이 아니라는 사실도,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게 형편없이 패배한 프랑스군이 사실은 역사에서 승률이 가장 높은 군대라는 사실도 전혀 새로운 정보였다. 영화나 책을 통해 역사상 그리스 출신 대왕이라던 알렉산드로스 역시 그리스가 아닌 발칸 반도의 마케도니아 출신이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핀란드 전선에서 핀란드 보병들이 소련군 전차를 상대하기 위해 사용한 몰로토프 칵테일이 사실은 칵테일 이름이 아니라 당시 스탈린 정권의 외상이자 마지막 볼셰비키 몰로토프를 모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책이 전하는 지식의 반전은 끝이 없다.

 

책의 말미에 실린 역자의 후기를 보고서 인터넷으로 예의 퀴즈쇼 프로그램인 을 유투브로 시청해봤다. 2003911일에 첫 방송된 <애덤> 에피소드를 봤는데, 사회자와 네 명의 패널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책의 그것보다 훨씬 더 재밌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다양하면서도 재밌는 주제들을 한 권의 책에 담으려다 보니, 조금은 딱딱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의 일반적 무식을 깨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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