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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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외수 선생의 감성 에세이 몇 편을 봐왔다. 그리고 아직 본격적인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구나. 어쩌면 그래서 선생의 글은 모두 에세이만 있는 줄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리고 몇 년 전에 텔레비전 시트콤에서 본 게 전부라고나 할까. 리뷰 쓰기에 앞서 파워 트리터리안라는 말에 과연 팔로어 수가 얼마나 되는지 찾아 봤다. 오늘 자(2012년 1월 22일)로 선생의 트위터 팔로어는 모두 1,173,544명이었다. 대단하다, 대단해.

 

이외수 선생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화천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감성소설가라고 소개한다. 기존에 만났던 책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의 <절대강자>에서도 선생은 그야말로 촌철살인의 미학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선생의 글은 그야말로 종횡무진 우리 삶의 곳곳을 송곳처럼 예리하게 파고든다. 권력화된 외모 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외모가 아닌 마음을 보라는 주문은 역시나 선생답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 비가 오나 해가 뜨나 그렇게 술을 사랑하던 선생은 급기야 알코올중독에까지 이르셨었나 보다. 그래서 선생은 술을 끊을 게 아니라, 술만 마시면 무시로 튀어 나오는 개를 끊으란다. 선생의 이런 유머에 웃음이 빵빵 터진다. 그리고 글쟁이의 글을 읽을 때, 행간을 주목하라는 주문도 이어진다. 개그맨이 웃음이라는 코드를 위해 혼신을 노력을 다한다면, 글쟁이의 승부는 어떤 것일지 말하지도 않아도 잘 알리라. 글쟁이가 구사하는 행간의 미학이라, 견지망월(見指忘月)의 고사가 새삼스럽다. 아마 트위터로 세상과 소통하면서, 본의 아니라 치고받으면서 생긴 생채기의 추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자신의 치부까지도 유려한 글감으로 승화시키는 선생의 작법에 그만 깔깔거리던 웃음을 멈추게 된다. 종교인에 대해서도 선생은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하나님, 하느님이니 하는 호칭이 무엇이 중요하냐고 종교인들에게 묻는다. 인간의 구원이라는 종교의 근원적이면서도 본질적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가 그대여. 이렇게 짧은 잠언을 통해 이외수 선생은 우리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선생의 말마따나 지구별에 불시착하여 반세기하고도 15년을 살아온 글쟁이의 내공이 그야말로 물에 오른 느낌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독서와 책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이 기대이하라는 기사를 접할 수가 있었다. 하긴 스마트폰 2,000만 시대에 구닥다리처럼 보이는 책과 씨름하는 게 쿨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선생은 그렇게 책 읽지 않은 세대에게 반찬 없이 밥먹는 꼴이라는 비유를 들이댄다.

 

이외수 선생의 감성 에세이 <절대강자>의 타이틀을 보면서 김미화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황상민 교수가 최근 <나는 꼼수다>로 화제가 되고 있는 김어준 총수의 심리 세계를 분석한 대담이 문득 떠올랐다. 언뜻 보기에는 수염과 무성한 털로 마초 그 자체의 이미지로 무장한 김 총수의 내면세계는 그가 겉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과 정반대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과연 현실 세계에서 “절대강자”가 존재할 수 있을까? 그래서 새삼 책의 제목 옆에 곁다리로 붙어 있는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온다. 나도 선생처럼 당당하고 의연하게 인생과 정면 대결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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