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연유산 - 유네스코가 선정한 5대 명소 가이드 여행인 시리즈 5
박지민 지음 / 시공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말해서 책을 보는 순간 금세 다 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 중국 여행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박지민 작가의 꼼꼼하게 기록한 글과 사진 그리고 여행 루트와 에세이를 읽다 보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보통 여행을 다룬 서적은 반나절이면 다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었다.

사실 어려서 역사를 공부하던 시절에는 꼭 중국에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아직까지도 중국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반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일본에는 세 번이나 다녀왔다. 중국 여행하면 자연유산보다 문화유산에 더 호기심을 갖곤 했는데 <중국의 자연유산>을 읽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역시 대국답게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던 비경을 품은 절경이 책의 곳곳에서 소개된다.

초보도 알기 쉽게 박지민 작가는 중국의 자연유산 관광을 위한 첫걸음부터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자연유산, 문화유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게 될 중국의 자연 및 문화유산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1985년 이래 무려 40곳이 자연(8곳), 문화(28곳) 및 복합유산(4곳)으로 선정된 중국은 단연 관광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자연유산>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5곳의 자연유산을 다룬다.

일번타자는 쓰촨성의 주자이거우와 황룽이다. 아무래도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중국식 발음보다 종래의 한자식 발음에 익숙해서인진 몰라도 구채구(九寨溝)의 중국식 발음인 주자이거우가 낯설기만 하다. 물론 책에 실린 사진과 실물이 다르겠지만, 아쉬운 대로 사진으로 만난 주자이거우의 물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같은 호수에서도 변화무쌍한 물빛의 변화를 자랑한다는 물빛은 주자이거우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잔도와 어울려 가히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박지민 작가는 그런 풍광만큼이나 주자이거우에 지금도 살고 있는 장족에 대한 글도 빠뜨리지 않는다. 역시 공간의 아름다움은 그 안에 생동감이 있을 때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자이거우의 곳곳에 대한 설명도 일품이다. 수정거우를 비롯해서 이름도 다 외울 수 없는 곳곳의 호수에 담긴 전설은 그 의미를 더하지 않나 싶다. 사진으로 르쩌거우에 비친 물그림자를 보는 순간 정말 당장에라도 주가이거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탄화칼슘 침전물이 쌓여 형성된 신선세계 황룽의 곳곳도 절경 그 자체였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쉽지 않지만, 수백 개의 옥판이 줄지어 선 장관의 우차이츠는 최고였다. 우차이츠 같은 절경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달래기에는 너무 아쉬운 느낌이었다.

세계 복합유산으로 유명한 황산은 남성적 아름다움이라는 부제로 당당하게 독자와 만난다.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수직 절리가 빚어내는 절경은 정말 말로 형용할 수가 없을 정도다. 황산의 수많은 기암괴석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멍비성화를 비롯해서, ‘원숭이가 바다를 본다’는 의미의 허우쯔관하이가 인상적이었다. 그 수많은 계단을 인간의 힘으로 완성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소개되는 장자제의 첸쿤주가 영화 <아바타> 할렐루야 봉의 모델이었다는 말이 바로 이해가 됐다.

박지민 작가는 중국의 자연유산의 소개뿐만 아니라 보존에도 관심을 보인다. 인간의 손이 타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자연훼손과 오염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한다. 이런 귀중하고 아름다운 자연유산은 인류가 공동으로 누려야할 자원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하지만, 후세에게도 이런 소중한 자연유산을 전해 주기 위해 우리의 의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해준다. 아울러 무조건적인 개발과 편리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렇게 멋진 곳을 눈으로만 여행하기에는 정말 아쉬웠다. 과연 중국에 언제 가게 될진 모르겠지만, <중국의 자연유산>을 통해 알게 된 여행지 중에서 한두 곳은 언제고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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