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사수 효과만점 일본어 첫걸음
야마노우치 타스쿠.커뮤니케이션 일본어 연구회 지음, 커뮤니케이션 일본어 연구회 엮음, 오이 / 사람in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나와 일본어와의 첫 만남은 고등학교 시절 1년 때 이루어졌다. 제2외국어로 우리 학교는 모두 학생이 예외 없이 일본어를 선택해야만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던 시절이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 간에 그 시절에 강제로 암기한 히라가나로 지금까지도 적어도 히라가나는 읽고 쓸 줄은 안다. 물론 그 당시에 배웠던 단어들이나 문법들은 모두 허공으로 휘발해 버렸지만.

그리고 나서 그동안 두 번 일본에 다녀왔다. 하지만 일어를 말할 줄 몰라서 영어로 대화를 해야만 했다. 항상 언젠가 일어 공부를 좀 해야지 하면서도 내내 기회가 없던 차에, 이번에 <재미사수 효과만점 일본어 첫걸음>에 도전하게 됐다. 항상 어학교재 하면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생각에 젖어 살곤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을 교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우선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지만 2권으로 분권할 수 있는데, 첫 번째 권에서는 역시 뭍 언어를 배우는데 있어 기초인 문자와 인사법, 명사 부분을 다루고 있다. 두 번째 권에서는 일단 익힌 문자와 명사에 더해, 사물의 모양새와 움직임을 묘사하는 형용사와 동사에 대해 알려 준다.

문자와 발음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생각 없이 읽어왔던 일본어 발음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다. 그리고 역시 어느 언어 교육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소개하기, 인사법 등이 소개된다. 다시 한 번 다르면서도 동시에 어떤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언어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이 되는지, 명사를 이용한 짧은 문장 만들기, 의문문 그리고 지시대명사 사용법에 대한 용례들이 나열된다. 특히 문장의 구조가 완전히 바뀌는 영어와는 달리, 나름 간단한 의문문 형태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보너스로 중간에 삽입된 호칭에 대한 예 등도 도움이 많이 됐다. 아는 동생이 일본에서 취업해서 일하고 있는데, 고객에게 호칭을 잘못 써서 당사자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는 일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역시 관계에 있어, 존경을 미덕으로 삼는 이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서문, 부정문 그리고 의문문은 어느 언어에나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지만, 일본어에서는 보통형과 정중형으로 나뉘어진다는 점이 또 영어와 상이한 점이었다. 하긴 우리 말도 그렇지만 말이다. 1권에서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된 부분은 바로 7장의 “얼마예요?”였다. 지시대명사와 더불어 숫자 세는 법과 스시 주문하는 법 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일본에 다시 가게 되면 간단한 회화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 젖어 봤다.

이제 두 번째 권으로 넘어가 보자. 예전에 일본어를 배울 적에도 난감함을 느꼈던 부분이었던 형용사 활용표를 보는 순간, 옛 트라우마로 인해 머리가 핑~ 돌았다. 이건 영어에 있어서 현재 완료 같은 시제들은 저리가라할 정도였다. 그나마 같이 일하는 동료분 중에서 일본어를 잘하시는 분에 카운슬링을 받으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가 있었다. 때로 어떤 것들은 시간에 맡겨야 하는 것도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형용사 심화학습까지는 자신이 없었다.

형용사 파트에서도 버벅거리던 나의 언어 습득능력은 동사에서 완전 무너져 버렸다. 아무래도 동사 부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할 것 같다. 특히 あらう(씻다)는 아주 반가웠다. 최근 <항설백물어>라는 일본 괴담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 첫 번째로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あずき あらい>(팥 씸깃이)로 아는 단어가 나오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일본어 카운슬러에게 조언을 받았는데 일단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어 접근성에 있어서는 탁월하지만 초급과 중급 사이를 넘나드는 형식이 조금은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일본어 단어에 로마자 표기는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말미에 일어 단어 플래시 카드 같은 것을 보너스로 넣었으면 하는 아이디어도 제시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가입하고 그러는 가입 절차가 귀찮아서, 사람인 홈페이지에 있다는 mp3 파일들은 미처 들어 보지 못했는데 역시 회화에는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든 다시 나의 일본어 공부에 대한 욕구를 일깨워준 <재미사수 효과만점 일본어 첫걸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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