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 캠핑 it's camping - 초보 캠퍼를 위한 캠핑 가이드&캠핑지 100선
성연재 외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서점가에서 <잇츠 캠핑>의 돌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불과 한 달 사이에 3쇄에 들어간걸 보면, 이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짐작이 가고 남음이 있을 것 같다.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무엇보다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하긴 요즘처럼 비주얼의 시대에 사진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도 없을 것 같다.

남자들에게 아마 캠핑은 어렸을 적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로망의 촉진제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목적지도 뚜렷하게 정하지 않은 채, 어느 여름 남도 바닷가를 둘러보겠다는 일념으로 친구들과 긴 여행을 떠났던 기억이 난다. 인원수를 훨씬 초과하는 텐트를 메고 다니느라 엄청 고생을 한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하더라도, 요즘처럼 오토캠핑이 일반화되지도 그리고 교통편도 좋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그 추억들은 오롯하게 지금도 기억 속에 피어오른다.

<잇츠 캠핑>에서는 그런 마구잡이식 캠핑이 아닌 보다 체계적이고, 자연을 벗 삼아 즐길 수 있는 많은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전수해준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52곳의 캠프 사이트들을 직접 가본 후에, 짤막짤막하게 소감을 피력하는 저자의 전개에 그저 넋을 잃은 듯, 사진과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에 흠뻑 빠져 버렸다.

물론 수년간 캠퍼로써, 경력을 쌓은 이들도 있겠지만 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텐트와 추위방지용 침낭 하나만 있다면 오늘 당장에라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에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동력 다시 말해서 차량이다. 특히 오지의 비포장도로 같은 곳을 달릴 수 있는 스포츠 차량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그 점은 아마 캠핑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느라 의도적으로 피한게 싶다.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은 더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예전처럼 자연을 벗하지 않고 회색빛 콘크리트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주말의 잠깐이라도 회색빛 공해의 공간에서 벗어나 굴참나무와 전나무들이 하늘로 치솟은 산 속에서 바로 당장이라도 우수수 떨어질 것 같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보며 보내는 시간들은 그 무엇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아울러 단순하게 야외로 나가 먹고 자는 것이 아닌, 일상에 피로에 시달린 자신을 되돌아보고 보다 여유로운 독서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담담하게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아웃도어 스포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플라이 피싱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자연을 사랑하는 캠퍼들답게, 열목어나 산천어 같이 희귀어류들을 잡아 사진을 찍고 바로 놓아주는 강태공 캠퍼들의 자연 사랑 정신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저자들은 모두 52곳의 멋진 캠핑 사이트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나서, 역시 캠핑하면 빼놓을 수 없는 베스트 먹거리 20선을 선보여 준다. 누가 나가서 먹는건 뭘 해먹어도 맛있다고 했던가. 자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지글지글 타오르는 장작불에 더치오븐을 걸고 로스트치킨이 익기를 기다리는 캠퍼들의 허기가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주 기본적인 요리인 밥구이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조금은 손이 많이 갈 것처럼 보이는 토마토카레그라탕에 이르기까지 베테랑 아웃도어 쿡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20가지 요리 중에서 압권은 ‘비어캔치킨’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요리다.

결국 이 책 한 권을 읽고, 캠핑에 중독이 되어 버린 나머지 캠핑 물품 사이트를 뒤지고 결국에는 ‘캠핑 앤 바비큐’ 카페에도 가입을 했다. 물론 일상의 삶이 항상 발목을 잡고 있어서 과연 나의 첫 캠핑이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좀 부족하고 불편하면 어떻겠는가? 바로 그 맛이 지금도 수많은 캠퍼들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과 강으로 캠핑을 떠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말이다. 말이 필요 없다, 당장에 떠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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