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1권
굽시니스트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주말에 우연히 디시갤에서 몇 편 본 굽시니스트라는 양반의 <본격 제 2차 세계대전 만화> 1권 출간 소식을 듣고 바로 내지르게 됐다. 소위 말하는 서브컬처를 표방하는 만화라고 하는데, 서브컬처에 오덕후에서 진화된 밀덕후 양반들이 좋아하는 주제인 히틀러와 2차 세계대전이 결합해서 탄생한 소품이다.

일단 1권에는 어떻게 해서 오스트리아 출신 히틀러가 독일에서 권력을 잡고, 1차 세계대전 후 패배감과 대공황으로 비롯된 엄청난 인플레와 살인적인 실업에 시달리던 독일인들을 전쟁으로 내몰았는가에 대한 간단한 분석과 함께 바로 전쟁이 시작된다. 물론 그전에 잠깐 히틀러가 집권 후에 중부 유럽에서 벌인 팽창주의가 소개된다.

책에 소개되는 이야기들은 아마 세계대전 팬들이라면 거의 다 아는 ‘빤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미 퍼갈리온들이 사방팔방으로 퍼나른 그림들이라 그런지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폴란드 전격전 당시 판지로 만든 전차라는 엉뚱한 루머에 속아 당시 유럽 최강을 자랑하던 폴란드 기병 소위 “윙드 후사르” 창기병들이 전차를 향해 돌격했노라는. 그것조차 이탈리아군 종군기자의 조작이라고 했던가.

역시 히틀러의 실제적인 패망을 불러온 재앙이었던 독소전 편에서는 역시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포스를 보여 주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옹호를 받으며 성장한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즘과 소비에트 볼셰비키의 공산주의는 서로 병존할 수가 없는 불구대천의 이데올로기였다. 그 결과 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식의 전멸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바로 에피소드 끝나고 나서 등장하는 본문에서 패러디된 각종 애니들에 대한 소개. 지극히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그 공간을 이용해서 내용을 늘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전문가들에게 너무 깊이가 얕은 느낌이었고, 딱히 말할 순 없지만 무언가 뒤죽박죽이었다. 소장할 생각이라면 다시 한 번 재고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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