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에센스] 서평단 알림
경제학 에센스
한진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경제학하면 고리타분하고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부터 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 그런데 오늘 읽은 한진수 교수가 쓴 <경제학 에센스>는 나의 그런 고정관념을 뒤흔들어 주었다. 경제학이, 아니 우리네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적절한 비유와 친절하면서도 쉬운 설명이 그야말로 머리에 쏙쏙 들어와 박히는 느낌이었다.

우선 가장 먼저 편익, 기회비용 그리고 최대 효용의 개념들을 초반부터 확실하게 이해할 수가 있게 되었다. 무언가 배웠다면 바로 현실에 적용해 볼 일이다. 우선 이 책 <경제학 에센스>를 읽는데 든 기회비용은 무엇일까. 책을 구매하는데 든 금전적인 비용이 있을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책을 읽는데 든 시간이라는 무형의 재화일 것이다. 물론 책을 읽는 시간 동안에 다른 일들도 가능했을 것이다. 밤에 조금 더 잘 수가 있었을 것이며, 출퇴근 시간의 만원전철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했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러저러한 기회비용에 비해, 이 책을 읽은 후에 나에게 발생하는 편익은 어떤 것일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바로 합리적인 선택을 좀 더 할 수 있게 되었다라는 나의 생각이다. 21세기 주체적인 소비자로서, 생산자들에게 내가 가진 소비자잉여를 빼앗기지 않고(혹은 착취당하지 않고) 보다 적절한 정보들을 취합해서 개인의 상황과 능력에 맞는 합리적인 선택 궁극적으로는 소비하는 법을 배웠다는 편익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 현실세계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흔하디흔한 예화들을 통해 복잡한 경제학 이론들을 아주 쉽게 풀이해 주고 있다. 하나의 예로, 학교 근처에 짜장면 집에서 일반과 학생에 대한 가격차별화가 등장한다. 이는 또한 탄력성의 개념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데 짜장면과 같이 수요가 가격에 민감한 탄력적인 상품에는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에 예민하다는 게, 저간의 사정을 돌아볼 때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매몰비용을 설명하면서 든 미국의 베트남전 예화 또한 백미이다. 사실 미국은 아무런 명분도 없이 프랑스의 뒤를 이어 개입하게 된 베트남전에서 국내외의 반대와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전비(戰費) 그리고 사상자수에도 불구하고 확전에 확전을 거듭했다. 초기에 투자비를 매몰비용으로 생각하고 베트남에서 손을 뗐다면, 결국 전쟁에서 참패하지 않고 명예로운 철군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교훈에서 미국이 잘 배웠다면 현재 이라크라는 수렁에 다시 빠져 있지 않았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래 4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경제학적 설명 또한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선발 투수가 한 번 등판을 하면 이기건 지건 간에 한 경기를 모두 책임지던 60년 전과는 달리 현대야구에서는 선발투수, 중간계투, 원포인트 릴리프 그리고 마무리 투수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분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그만큼 타자들의 근력강화 프로그램 그리고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난 보다 강한 야구 배트가 나오긴 했지만 투수들이 타자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서 있기 때문에 더 이상 4할 타자의 등장이 요원해졌다는 분석은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칠 정도였다.

이 책을 다 읽는데 모두 해서 3일이라는 시간적 기회비용이 소요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효용이라고 얻게 된 편익은 너무나 값진 것 같다. 책 표지에 나오는 카피대로 복잡한 세상 가운데, 쿨(cool)한 선택을 하기 위한 너무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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