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강병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의 명문 와세다대학교 출신의 다카노 히데유키의 글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대학 탐험부 소속으로 아프리카 콩고로 무벰베라는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찾아 나서고, 아마존탐험을 하고 타이의 치앙마이에 가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교사생활을 하는 등 국제인으로서 나무랄 데 없는, 어떻게 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다양한 경험의 소유자인 작가가 이번에는 일본국가의 수도이자 중심인 도쿄에 거주하는 아니 표류하는 8명의 외국인들과의 경험을 책에 담았다.

혼네와 다테마에로 대변되는 일본인들의 정서에 싫증이 난 작가는 일본이 아닌 전 세계를 그 무대로 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세계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어서 일본도 그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건너 와서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는 일본의 암흑무도를 배우기 위해, 또 어떤 이는 그냥 개인적인 경험을 위해, 경제적으로 부흥한 일본에서 돈을 벌기 위해, 또는 정치적 망명을 한 이들도 있다. 그에게는 어떤 인종도, 언어도(왜 모르면 배우면 되니까), 종교도 상관이 없다. 다카노 히데유키는 그들 모두를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그리고 책의 곳곳에서 자신의 감정들을 숨기지 않고 들어내 보이기까지 한다. 일본인들의 전통적인 정서인 혼네에서 벗어나서 말이다. 예를 들면, 자신 개인의 안녕과 영달을 위해 오늘날의 자신을 있게 한 미스터 동가라의 일본방문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아마존 탐험을 위해 스페인 말을 공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 연애 감정이 자연스레 소멸해가고 있는 여자 친구와의 실낱같은 인연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고 담담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이야기는 페루 출신으로 일본계 후예로 일본에서 직장을 얻어 생활하러 온 우에키의 이야기였다. 다른 보통의 경우처럼 우연하게 인연을 맺게 되고, 자신이 아마존 탐험을 하기 위해 배운 얼치기 스페인어로 작가는 우에키와 소통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관찰을 해봐도, 우에키는 일본계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남미의 인디오일 뿐이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101번째 우에키라는 오명만을 뒤집어쓴 채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게 된 우에키. 아마 그 우에키에게 도쿄는 “천국보다 낯선” 곳이 아니었을까.

자신은 정작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지만, 어쩌면 그가 찾는 것들은 이미 모두 도쿄 아니 Tokyo에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일상의 평범한 가운데 묻혀서 보지 못했을 뿐. 신파 소설처럼 가슴 찐한 감동은 없었지만 대신에 다카노 히데유키의 <별난 친구들의 도쿄표류기>를 읽으면서, 잔잔한 미소와 가슴 훈훈한 미담으로 가득한 그들의 표류기에 동참하는 기분이 들었다.

※ 내가 찾은 오탈자

① “세계가 태어난 아침에”(114페이지) “세계가 탄생한 아침에”(115페이지)

② 탈로 → 탄로 (168페이지)

③ 경제재재 → 경제제재 (210페이지)

④ 흔이 → 흔히 (21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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