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에 대한 두 건의 탄핵소추안 모두 하원에서 과반수 표결로 가결되었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대통령 탄핵재판이 치러진 것은 모두 세 번이라고 한다.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에 이어 트럼프가 세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21년 전의 경우와는 반대로 상원을 지배하고 있는 공화당이 자당 대통령을 지원사격할 게 뻔하기 때문에 최종 탄핵에 이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도한 탄핵이 오히려 트럼프의 재선 가도를 도와주는 꼴이라는 분석기사를 보았는데, 이제 더 이상 하나의 나라가 아닌 미국의 정치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닉슨도 탄핵의 위기에 몰리자 스스로 사임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의 후임자들인 클린턴과 트럼프는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자들이 지금처럼 반목하고 불화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2019년 미국의 모습은 품의와 격조를 지키던 선배 정치인들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당장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부터 거리의 언어를 구사하면서 증오의 정치를 부추기니 말이다. 하긴 그런 현상이 어디 천조국만의 일이던가.
난장판이 된 우리 국회 모습을 보라. 예전 같으면 떼법 타령을 하면서 당장 공권력을 동원해서 폭력 시위를 벌인 이들을 엄벌에 처하라고 할 어느 정당이 앞장서서 불법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자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 사태를 좌시하는 언론도 한 패다. 허구한 날 법과 원칙 타령을 하더니만, 국회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옳은 소리긴 하지만 제 논에 물대기식 주장에 어안이 벙벙하다. 같은 논리로 다른 시민도 국회의 주인들이니 부디 그들에게도 국회 출입을 허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