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만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바위>, 유치환 -

 

도솔암에서 내려오는 길에 찍은 바위 사진이에요. 문득 청춘의 한 

   시절에 읊조렸던 청마 유치환의 시 <바위>가 생각나 찍었네요. 사    

     실 청마 선생은 이영도 여사와의 러브레타로 잘 알려진 다정다감한    

   분인데 어이 이런 시를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자신의 그 다정

다감함이 싫어서 조금은 냉정해지고 싶어서 이런 시를 지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청마 유치환의 시는 강한 남성성이 특징인데 어쩌면 그

것은 자신의 강한 여성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이 들어요.                                                                

 

시에 어려운 한자들이 많죠? 애련(愛憐), 희로(喜怒), 억년(億年), 

비정(非情), 함묵(緘默), 원뢰(遠雷). 이 한자들의 뜻을 알면 이 시

의 이해도 훨씬 깊어질 것 같아요. 같이 한 번 자세히 알아 보실까 

     요? 전에 다룬 愛, 喜, 年, 情, 默은 빼도록 하겠어요. ^ ^                   

 

은 忄(마음심)과 粦(도깨비불린)의 합자에요. 도깨비불(시신의

뼈에서 나온 인이 발하는 불빛)을 보면 놀랍고 슬픈 생각이 들듯 마

음이 놀랍고 슬프다란 의미에요. '불쌍히여길련'이라고 읽어요. 憐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憐憫(연민), 哀憐(애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유치환의 시에서 애련은 愛憐이고 哀憐이 아녜요. 愛憐

은 '사랑과 연민'이란 의미이고, 哀憐은 '연민, 슬픔'이란 의미에요.

 怒는 奴(종노)와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늘 질책받아 마음이 항시  

불만에 차있는 종처럼 마음에 분노가 차있어 언행이 거칠다란 의미

  에요. '성낼노'라고 읽어요. 怒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憤怒

(분노), 怒濤(노도, 거친 파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유치환의 시에

나온 喜怒는 '기쁨과 노여움'이란 의미에요.                               

은 亻(사람인)과 意(뜻의)의 합자에요. 의사(意思)가 만족스럽다

(편안하다)란 의미에요. '편안할억'이라고 읽어요. 지금은 이 뜻보다

숫자의 단위인 '억억'으로 더 많이 사용하죠. 숫자의 의미인 '억'은  

본뜻에서 연역된 것으로 보여요. 편안하려면 '억'은 있어야 된다는  

의미로요(정확하진 않습니다). 億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億劫(억겁), 億丈(억장, 썩 높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유치환 시의 

億年은 1억년의 세월 즉, '오랜 세월'이란 의미에요.                     

는 새의 양 날개를 그린 거에요. 양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 

한다는데서 반대/부정의 의미를 갖게 됐어요. '아닐비'라고 읽어요.

非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非理(비리), 是非(시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유치환 시의 非情은 '인정이 없다'란 의미에요.          

糸(실사)와 咸(다함)의 합자에요. 상자 전체를 끈으로 묶었다

  란 의미에요. '봉할함, 묶을함'이라고 읽어요. 緘이 들어간 예는 무엇

  이 있을까요? 緘口(함구, 입을 다묾), 緘封(함봉, 편지나 상자같은 것

을 봉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유치한 시의 緘默은 '입을 닫고 침묵 

을 지킨다'란 의미에요.                                                           

은 辶(걸을착)과 袁(옷길원)의 합자에요. 옷이 길듯이 걸어서 왕

래할 길이 멀다란 의미에요. '멀원'이라고 읽어요. 遠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遠近(원근), 疎遠(소원, 관계가 멂) 등을 들 수 있 

  겠네요.                                                                                   

 雷는 雨(비우)와 田의 합자에요. 田은 우레가 구름속에서 우렁대는

  모습을 그린 거에요. 비올 때 구름 속에서 우렁대는 우레(천둥)를 표

  현한 글자에요. '우레뢰'라고 읽어요. 雷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 

  까요? 落雷(낙뢰), 附和雷同(부화뇌동)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유치환 

        시의 遠雷는 '멀리서 울리는 우레(소리)'라는 의미에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불쌍히여길련, 성낼노, 억억, 아닐비, 봉할함, 멀원, 우레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落(  ), (  )丈, (  )憫, 憤(  ), (  )口, (  )近, 是(  )                

         

 3. <바위>를 눈을 감고 암송해 보시오.                                     

 

       최근 친일 논란이 크게 부각되었는데, 청마 유치환 선생도 자유롭지   

      못한 것 같더군요. 슬픈 일이에요.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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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에서 대규모 민중 집회가 있었는데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참

가자 중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과격해서 강경 진압을 했다고 하고,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이 과잉 진압을 해서 과격하게 됐다고 주장하더군요. 대규모 집회가 있

 을 때마다 나오는 상충된 주장이죠. 어느 주장이 맞을까요? 저는 집회 

  참가자들의 주장이 맞다고 봐요. 집회 참가자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신

들의 주장을 펴게 하면 별 문제없이 끝나는데, 경찰이 그 '좀 더'를 참

          지 못해 금방 제재에 나서기 때문에 늘 문제가 생기는 거죠.                       

 

 압력 밥솟의 김을  빼면 돌던 추는 저절로 멈추죠. 반면에 온도를 높이
 면
 추는 계속 돌아 가죠. 집회 참가자들의 '좀 더'를 용인하는 것은 압 

 력 밥솟의 김을 빼는 것과 같아요. 반면 성급한 제재는 압력 밥솟의 추

   를 더 돌게 하는 것과 같죠. 7,80년대도 아니고 왜 그리 성급하게 제재 

   를 하여 더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어요.                                    

 

 시작부터 이야기가 곁으로 샌 느낌이네요. 요컨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민중들의 요구는 왜 항상 이렇게 무시되는가 하는 거에요. 이번에 집회

 에서 내건 요구들을 보면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지를 비롯해 민중들의 

 삶 직결된 요구들이거든요. 노동 기본권 보장, 사회 안전망 강화, 농 

 적정 가격 보장, 청년 일자리 창출, 세월호 인양 및 진상 규명…  

 도대체 뭐가 잘못된 요구길래 그토록 기를 써가며 진압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불교의 특징 중의 하나가 미륵(彌勒)신앙이죠. 미륵은 내세불(來

世佛)이죠. 왜 내세불을 선호하는 걸까요? 그건 그만큼 현실이 괴롭다

 는 것을 반증하는 걸꺼에요. 그러기에 현실의 괴로움을 치유해줄 내세 

불인 미륵불을 선호하는거죠. 그렇다면 현실이 괴로운 사람은 누구일 

까요? 그렇죠, 민중이죠. 이로보면 민중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힘들다

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정당한 요구 주장을 무시당하는 21세기의 집회

  참가자나 미륵 신앙을 혹호(酷好)한 옛날 사람들이나 힘든 것은 매한   

 가지인 셈이죠. ㅠㅠ                                                               

 

  위 사진은 도솔암(兜率庵)이라고 읽어요. 도솔은 미래불인 미륵보살이 

성불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곳이죠. 이 도솔암에는 마애 미륵보살이 유

명하죠.                                                                             

                                                  

 

 참 못생긴 마애불이에요. 그런데 이해는 가요. 장차 세상에 나가 중생

들을 구제해 줄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는데 어찌 편안할 수 있겠어요.

고뇌에 싸여있을 수 밖에 없죠. 고뇌에 싸여있게 되면 얼굴은 일그러 

지고, 일그러지면 아무래도 모습이 좀 그렇지 않겠어요?                

 

이 마애 미륵불이 유명한 것은 다음의 이야기 때문이에요.             

         

 

 

손화중이 가져간 검단선사의 비결 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니, 정

말 검단 선사의 비결이 있긴 있었던 것일까요? 전, 이 마애 미륵불에

 관련된 비결 이야기가 동학혁명군의 혁명 의지를 하나로 으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미륵 마애불에서 비이 나왔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동학혁명군에게 큰 심리적 지지가 되    

 지 않았겠어요? 너무 냉정한 해석일까요?                                  

 

오랜 세월 민중들의 고통을 지켜보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륵 마

  애불을 보노라니, 언제나 민중을 하늘같이 보는 지도자가 나올까 되 

   묻게 되더군요. 미륵불은 바로 민중을 하늘같이 보는 지도자의 다른   

표현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이런, 오늘은 한자 공부는 안하고 다소 엉뚱한 이야기들만 한 것 같군

요. 도솔암(兜率庵)의 한자들은 이미 다 배운 것이고 마애(磨崖)도  

  전에 다뤄서 다시 다룰 필요가 없을 것 같고… 그렇다면… 오늘은 미 

  륵불(彌勒佛)의 미륵(彌勒)이란 한자를 한 번 알아 보도록 하죠. ^ ^  

 

는 弓(활궁)과 爾(璽의 약자, 도장새)의 합자에요. 도장을 잘 보

  관하듯 활의 줄을 풀러 활을 잘 보관한다란 의미에요. '활부릴미'라고

  읽어요. '그칠미, 퍼질미' 등으로도 많이 사용하죠. 이 경우는 모두 본

  뜻에서 연역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활줄을 풀러 놓았다는데서 '퍼지

    다', 보관한다는데서 '그치다' 등의 의미를 갖게 된 것이지요. 彌가 들  

    어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본뜻보다는 연역된 뜻으로 사용된 예가    

더 많아요. 彌縫策(미봉책, 임시 변통), 彌滿(미만, 가득 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革(가죽혁)과 力(힘력)의 합자에요. 力은 본래 근육의 힘줄을

표현한 거에요. 마소의 목에서 고삐에 걸쳐 얽어매는, 근육의 힘줄 모

 양과 비슷한, 가죽으로 만든 끈이란 뜻이에요. '굴레륵'이라고 읽어요.

 勒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勒絆(늑반, 고삐), 勒奪(늑탈, 위

 력이나 폭력을 써서 억지로 빼앗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미륵(彌勒)은 산스크리트어 Maitreya를 음역한 것이에요. 미륵은 인도

 의 브라만 집안에서 태어나 석가의 가르침을 받다가 석가로 부터 다음

 세상의 부처로 수기(受記)를 받았다고 해요. 석가의 후계자로 낙점을 

 받은 것이지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그칠미, 굴레륵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   )絆, (   )縫策                                                       

 

                  3. 다음 시를 읽고 느낌을 말해 보시오.                                                      

                                                   

       

 

                        3번은 도솔암 입구 상점에서 찍은 거에요. ^ ^ 내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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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를 창건 하신 분은 검단(黔丹) 선사로 알려져 있어요. 검단 선

사는 백제 분이라고 해요. 널리 알려진 절이 그렇듯, 선운사도 신이 

(神異)한 창건 설화가 전해요. 본래 선운사 자리는 용이 살던 큰 못

이었는데 검단 선사가 이 용을 몰아내고 돌을 던져 못을 메워 터를  

닦았다고 해요. 이무렵 마을에 눈병이 심하게 돌았대요. 그런데 못  

    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낫곤 했대요. 이를    

신기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가져와 큰 못이   

금방 메워지게 되었고 그 위에 선운사를 지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열쇠는 黔丹 선사의 이름에   

   있는 것 같아요. 黔은 검을검, 丹은 붉을단 이에요. 검단은 '검붉다'   

의미인데 검붉은 것은 바로 숯 아니겠어요? 숯 그자체는 검지만 

불이 붙으면 붉잖아요. 아마도 검단 선사는 주민들에게 숯 굽는 법  

 을 려주지 않았나 싶어요. 검단 선사가 주민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알려 줬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소금 굽는 법과 함께 숯 굽는 법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숯은 제독 기능이 있기 때문에 숯

을 구우면 눈치료에도 일정 정도 효과가 있을 거에요. 이렇게 보 

 면 단 선사의 이름 '검단'도 당시 사람들이 부르던 선사의 별병 --

  숯 검댕이-- 이 훗날 선사의 실명처럼 불리게 되었을 가능성이 커요.

 

결국 위 설화는  검단 선사 덕분에 생계 수단[숯과 소금 굽는 법]을 

배우고 질병을 퇴치할 수 있었던 마을 주민들이 은혜를 갚기 위해   

선사의 절 창건을 도왔다는 내용을 윤색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선사는 왜 숯 굽는 법과 소금굽는 법을 알려줬을 까요? 이  

  해답은 '용'에 있는 것 같아요. 용은 토속 신앙을 상징하죠. 불교라는

    외래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토속 신앙을 물리침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문명)를(을) 전파해야 하는데, 이때 선사가 전파한 것이 바로 숯

          굽는 법과 소금굽는 법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상은 저의 황당한 해석이었습니다. ^ ^  사진의 글씨는 검단정(黔丹

   亭)이라고 읽어요.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 가는 길에 있는데, 검단 선사

    를 생각하며 쉬어 가라고 마련한 정자 같아요.                                

                                   

  검단정을 지나 도솔암으로 가다 보면 멋진 소나무를 만나게 되요.     

 

 

멋진 소나무인지라 이름도 갖고 있어요. 장사송(長沙松).               

 

 

안내판을  보니 장사(長沙)는 지명이라고 되있더군요. 현 지명인지  

옛 지명인지는 명기가 되있지 않더군요. 멋진 소나무에 붙인 이름치

  고는 좀 싱거워요. ^ ^ 長은 긴장, 沙는 모래사, 松은 소나무송이에요.

 

수령이 600여년 된다고 해요. 600여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일들을

목격했을 이 소나무 앞에 서니 숙연한 느낌이 들더군요. 한 번 어루

  만지면 그 사연들이 혈관을 타고 가슴 속으로 전해질건만 같은데, 아

 쉽게도 출입을 못하게 막아 놨어요. ㅠㅠ                                  

                     

 자,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보실까요? 黔과 沙만. 다른 것은 전에 다

뤘어요. ^ ^                                                                      

   

은 黑(검을흑)과 今(이제금)의 합자에요. 今은 음을 담당해요(

음가가 좀 변했죠. 금-->검). 검은색이란 의미에요. 좀 더 정확하게

는 엷은 검은색에 약간의 황색을 띈 색깔을 의미해요. 黔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黔首(검수, 백성을 뜻함), 黔沈(검침, 마음 

이 음침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氵(물수)와 少(적을소)의 합자에요.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

나. 물이 적어지면 드러나는 것, 즉 모래를 뜻한다. 둘. 물에 부딛

혀 잘게 쪼개진 돌, 즉 모래를 뜻한다. 둘 다 의미가 통하죠? ^ ^  

沙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土沙(토사), 沙漠(사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沙는 砂로도 표기해요. 통용하죠.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검을검, 모래사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沙(  )漠, 黔(  )首                                                   

 

3. 다음을 한자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검단정, 장사송                                                     

 

 

내일은 도솔암에 갑니다. 거기서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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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禪雲寺)에 가보셨나요? 동백꽃으로 유명한 곳이죠. 미당 서정주 시인

의 시와 최영미 시인의 시로 더 유명해졌죠. 그런데 선운사의 단풍 경치도 동

백꽃 경치만 못지 않은 것 같아요. 비오는 토요일 동료들과 선운사를 찾았는 

데 선홍빛 단풍과 진노란 은행잎이 물빛과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더

군요. 서정주 시인과 최영미 시인이 가을에 왔으면 더 멋진 시를 짓지 않았을

까 싶더군요.                                                                                            

                                                                                       

선운사, 우리 말 발음으로도 멋진 이름이지만 한자 뜻으로도 멋진 이름이에

요. 선(禪)은 선선, 운(雲)운 구름운, 사(寺)는 절사, 선운사(禪雲寺)는 '구름 

속에서 참선하는 절'이란 뜻이에요. 몽환적인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절

이름이에요. 선운사의 가을 분위기에 취하면 절로 구름 속에서 참선하는 것 

과 똑같은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싶더군요. ^ ^                                          

 

첫 머리 사진의 현판은 도솔산선운사(兜率山禪雲寺)라고 읽고 그 밑의 것은

선운사(禪雲寺)라고 읽어요. 첫머리 것은 일중 김충현 선생이 쓰신 거고, 그

밑의 것은 거암 김봉관 선생이 쓰신 거에요. 두 분 다 현대 서예가에요. 그   

나름의 일가견을 이루신 분들이죠. 일중 선생의 글씨는 전아(典雅)한 느낌  

이 강하고, 거암 선생의 글씨는 웅건(雄健)한 느낌이 강하죠. 당대의 내노라

하는 서예가들의 글씨를 갖고 있는 것도 선운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아닌

가 싶어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보실까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兜, 率, 禪만 살펴  

보도록 하죠.                                                                                          

 

 는 兒(아이아)와 卯(䥐의 고자, 투구무)의 합자에요. 兒는 어린아이의 머

리를 특별히 강조하여 표현한 글자인데, 여기서는 그 머리에 강조를 두고 있

 어요. 이 글자는 머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쓰는 투구라는 뜻이에요. '투구두'  

라고 읽어요. 兜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쉽게 찾을 수 있는 예가 없

네요. 兜籠(두롱, 가마), 兜䥐(두무, 투구) 정도를 들 수 있겠는데, 이도 많이

쓰이는 예는 아니군요.                                                                            

은 본래 새잡는 그물을 그린 거에요. 위 아래의 十은 손잡이를, 가운데의

幺는 그물을, 양쪽의 冫은 그물의 무늬를 표현한 것이에요. 지금은 이 뜻으로

  는 사용하지 않고, '거느리다' '비율' 등의 의미로 사용하죠(거느릴솔, 비율률).

率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統率(통솔), 比率(비율) 등을 들 수 있겠 

네요.                                                                                                     

 

兜率은 위 현판에서 '두솔'로 읽지 않고 '도솔'로 읽어요. 도솔로 읽는 兜率은

 산스크리트어 tusita의 음역이에요. 의역하여 지족천(知足天)이라고도 하지요.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세계의 중심은 수미산이며, 그 꼭대기에서 12만 유순

위에 도솔천이 있다고 해요. 이곳은 석가모니가 보살일 당시에 머무르면서 지

  상에 내려갈 때를 기다렸던 곳이자 미래불인 미륵보살이 설법하면서 지상으로

내려갈 시기를 기다리는 곳이라고 해요. 선운사에는 도솔암이 있고 이곳에는

마애미륵불이 있는데, 도솔천을 지상에 구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은 示(神의 약자, 귀신신)과 單(다단, 보통은 '홑단'으로 많이 사용하죠) 

 의 합자에요. 천지신명에게 드리는 성대한 제사란 의미에요.'봉선선'이라고 읽

어요. 禪이 들어간 예 는 무엇이 있을까요? 禪位(선위), 禪讓(선양) 등을 들 수

네요. 선위와  선양은 천지신명께 제사를 올리고 제위를 후계자에게 물려

                            준다는 의미에요.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말이지요.                                                        

 

禪이 참선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산스크리어 dhyana를 禪那로 음역하면  

  서부터에요. 산스크리어 dhyana는 앉아서 자세를 바르게 하고 잡념을 떨쳐내  

     어 마음을 집중하는 수행법을 의미하거든요. 그러나 음역을 하면서도 이 가지

    고  있는 뜻도 일부분 취한 것으로 보여요. 천지신명에게 제를 올릴 때는 참선할

           때와 같은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투구두, 거느릴솔, 봉선선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讓, 統(   ), (   )籠  

 

  3. '나는 누구인가'를 화두로 10분간 명상하시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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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 이곳은 무슨 전문점일까요?

① 의류 ② 철물 ③ 음식 ④ 귀금속 ⑤ 건축자재

정답은, ③번 입니다.

 

문제2. 그러면 이곳은 무슨 음식 전문점일까요?

이번엔 주관식입니다. ^ ^

 

   지지난 주말 이른 산행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러 이곳에 들렸어요. (문제2의 정답을 대   

    충 감 잡으셨을 것 같군요. ^ ^) 신장개업 했는지 장소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    

 는 한적한 분위기더군요.  맛있게 먹고 나오다 간판에 한자가 눈에 띄길래 셔터를 눌렀어

요.                                                                                                          

 

秀는 빼어날수, 鄕은 시골향, 수향이라고 읽어요. 수향, 무슨 의미일까요?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좋은 고장' 정도의 의미일 것 같은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어요. 수향은 이   

음식 전문점의 상호가 아니고 회사 이름이에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청주에 본사가 있더 

 군요. 자, 여기서 문제 2의 정답을 말씀 드릴게요. 이 음식 전문점은, 순대 전문점입니다.

^ ^ 그런데 이 순대 전문점의 상호는 '병천토종순대'에요. 병천이 순대로 유명하긴 유명

 한가봐요. 본사가 청주에 있는데 상호에 '병천'을 넣은 것을 보면요(병천은 천안에 있어  

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벼 이삭[禾: 벼화]이 늘어진 모양[乃]을 그린 거에요. 빼어나다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벼에서 이삭이 나와 결실을 맺었다란 의미로요. 秀가 들어간 예는 무엇

 이 있을까요? 優秀(우수), 秀麗(수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예전에 학교에서 학생들의 종

   합 성적을 매길 때 秀優美良可(수우미양가)라는 것을 사용했죠. 그런데 이 말들이 사실은   

 다 좋은 의미에요. 秀는 빼어날수, 優는 넉넉할우, 美는 아름다울미, 良은 어질량, 可는 가

 할가이거든요. 혹시 학교 다니실때 '미'이하를 받으셨어도 자랑스럽게 말씀하셔요.^ ^     

은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나. 가운데 부분은 음을 담담하고 좌우 부분은 邑(고을읍) 

의 변형을 그린 것으로, 읍내(邑內)의 특정 거주 지역을 가리킨다. 둘. 가운데 부분은 음

 식을 놓은 식탁을 의미하고 좌우 부분은 주빈(主賓: 주인과 손님)을 나타낸 것으로, 음식

   을 대접한다는 의미이다(이 경우의 鄕은 饗(잔치할향)과 같은 의미지요. 과거에는 鄕과 饗

 을 서로 통용해서 썼어요). 鄕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故鄕(고향), 鄕(饗)宴(향

 연, 잔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빼어날수, 시골향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故(   ), (   )麗

 

3. 자기 고향의 별미 음식을 한 가지 소개하시오.

 

주말에 계속 비가 오더니 오늘도 날이 좀 흐리군요. 이런 날은 순대국에 소주 한 잔이

            ...  ^ ^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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