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를 창건 하신 분은 검단(黔丹) 선사로 알려져 있어요. 검단 선

사는 백제 분이라고 해요. 널리 알려진 절이 그렇듯, 선운사도 신이 

(神異)한 창건 설화가 전해요. 본래 선운사 자리는 용이 살던 큰 못

이었는데 검단 선사가 이 용을 몰아내고 돌을 던져 못을 메워 터를  

닦았다고 해요. 이무렵 마을에 눈병이 심하게 돌았대요. 그런데 못  

    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낫곤 했대요. 이를    

신기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가져와 큰 못이   

금방 메워지게 되었고 그 위에 선운사를 지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열쇠는 黔丹 선사의 이름에   

   있는 것 같아요. 黔은 검을검, 丹은 붉을단 이에요. 검단은 '검붉다'   

의미인데 검붉은 것은 바로 숯 아니겠어요? 숯 그자체는 검지만 

불이 붙으면 붉잖아요. 아마도 검단 선사는 주민들에게 숯 굽는 법  

 을 려주지 않았나 싶어요. 검단 선사가 주민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알려 줬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소금 굽는 법과 함께 숯 굽는 법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숯은 제독 기능이 있기 때문에 숯

을 구우면 눈치료에도 일정 정도 효과가 있을 거에요. 이렇게 보 

 면 단 선사의 이름 '검단'도 당시 사람들이 부르던 선사의 별병 --

  숯 검댕이-- 이 훗날 선사의 실명처럼 불리게 되었을 가능성이 커요.

 

결국 위 설화는  검단 선사 덕분에 생계 수단[숯과 소금 굽는 법]을 

배우고 질병을 퇴치할 수 있었던 마을 주민들이 은혜를 갚기 위해   

선사의 절 창건을 도왔다는 내용을 윤색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선사는 왜 숯 굽는 법과 소금굽는 법을 알려줬을 까요? 이  

  해답은 '용'에 있는 것 같아요. 용은 토속 신앙을 상징하죠. 불교라는

    외래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토속 신앙을 물리침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문명)를(을) 전파해야 하는데, 이때 선사가 전파한 것이 바로 숯

          굽는 법과 소금굽는 법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상은 저의 황당한 해석이었습니다. ^ ^  사진의 글씨는 검단정(黔丹

   亭)이라고 읽어요.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 가는 길에 있는데, 검단 선사

    를 생각하며 쉬어 가라고 마련한 정자 같아요.                                

                                   

  검단정을 지나 도솔암으로 가다 보면 멋진 소나무를 만나게 되요.     

 

 

멋진 소나무인지라 이름도 갖고 있어요. 장사송(長沙松).               

 

 

안내판을  보니 장사(長沙)는 지명이라고 되있더군요. 현 지명인지  

옛 지명인지는 명기가 되있지 않더군요. 멋진 소나무에 붙인 이름치

  고는 좀 싱거워요. ^ ^ 長은 긴장, 沙는 모래사, 松은 소나무송이에요.

 

수령이 600여년 된다고 해요. 600여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일들을

목격했을 이 소나무 앞에 서니 숙연한 느낌이 들더군요. 한 번 어루

  만지면 그 사연들이 혈관을 타고 가슴 속으로 전해질건만 같은데, 아

 쉽게도 출입을 못하게 막아 놨어요. ㅠㅠ                                  

                     

 자,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보실까요? 黔과 沙만. 다른 것은 전에 다

뤘어요. ^ ^                                                                      

   

은 黑(검을흑)과 今(이제금)의 합자에요. 今은 음을 담당해요(

음가가 좀 변했죠. 금-->검). 검은색이란 의미에요. 좀 더 정확하게

는 엷은 검은색에 약간의 황색을 띈 색깔을 의미해요. 黔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黔首(검수, 백성을 뜻함), 黔沈(검침, 마음 

이 음침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氵(물수)와 少(적을소)의 합자에요.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

나. 물이 적어지면 드러나는 것, 즉 모래를 뜻한다. 둘. 물에 부딛

혀 잘게 쪼개진 돌, 즉 모래를 뜻한다. 둘 다 의미가 통하죠? ^ ^  

沙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土沙(토사), 沙漠(사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沙는 砂로도 표기해요. 통용하죠.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검을검, 모래사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沙(  )漠, 黔(  )首                                                   

 

3. 다음을 한자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검단정, 장사송                                                     

 

 

내일은 도솔암에 갑니다. 거기서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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