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출처: http://100.daum.net/multimedia/entry/14XXE0072943>

 

 

"..."

 

점심 때. 식탁에 늦게 갔더니 아이들이 먼저 밥을 먹고 있었어요. 제자리엔 딸이 앉아 먹고 있었는데, 제게 자리를 비켜주거나 식사하시란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밥만 먹고 있었어요. 아들 아이 역시 자기 자리에 앉아 밥만 먹을 뿐, 식사를 하시라거나 늦으셨다란 말 한마디 하지 않았어요.

 

평소 같으면 "어유, 늦었네. 밥 줘~"라며 약간의 너스레를 피웠을텐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기분이 좀 우울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아들 옆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어요. 그런데 속으로 몹시 서운한 생각이 들었어요. '애비 자리를 양보하지도 않고 식사하시라는 말도 하지 않다니, 이건 아닌데….'

 

아버지의 권위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요. 그러면 거기에 걸맞게 변화해야 하는데, 무의식중에 아버지의 권위를 부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런 충동이 일어나면 괴로운 것은 나 뿐이고, 개선될 여지는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지요. 우리 세대가 자라면서 보고 배운 귄위있는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그분을 대했던 행동과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일 거예요.

 

사진은 정조의 '시국제입장제생(示菊製入場諸生, 중양절에 열린 과거에 참여했던 수험생들에게)'이란 글이에요. 9월9일 중양절에 성균관에서 정조 자신이 글제를 내려 시험을 치뤘는데 수험생의 성적이 좋지 않아 훈계하는 내용이에요. 읽어 볼까요? 내용이 길으니 단락별로 나눠서 읽어보도록 하죠.

 

① 이등상사생야 독서다문 기비년천사학생 이고왕금래 타백어어제지거 이등증혹문지호 황소게자 비난지자 다사지노망 즉여지치 차소이환급초기 별유이등야(爾等上舍生也 讀書多聞 豈比年淺四學生 而古往今來 拖白於御題之擧 爾等曾或聞之乎 況所揭者 非難知者 多士之魯莾 卽予之耻 此所以還給草記 別諭爾等也)

 

② 상문촉사기야 언인군경수사기 이례솔신공 즉수정공불언 묘당지정 자무불수 어시호기덕지감교지행 이저응어외자 홍곡장장 이민이영가탄미지 유왈 포촉불언 묘당기수 홍곡장장 유민가지 차관자지언야(嘗聞蜀祠器也 言人君敬守祠器 以禮率臣工 則雖靜拱不言 廟堂之政 自無不修 於是乎其德之感敎之行 而著應於外者 鴻鵠鏘鏘 而民以詠歌嘆美之 有曰 抱蜀不言 廟堂旣修 鴻鵠鏘鏘 維民歌之 此管子之言也)

 

③ 여매삼복시언 적인국제 청안기상 신필서하 조지이등여피고루 즉이지불난해지구어 하근이불게시호 과신이등 인위필효 치차불긴수응어작일노심지여 심가탄야(予每三復是言 適因菊製 聽鴈起想 信筆書下 蚤知爾等如彼固陋 則易知不難解之句語 何靳而不揭示乎 過信爾等 認謂必曉 致此不緊酬應於昨日勞心之餘 甚可嘆也)

 

④ 율부제진 우치야심 이과부근체응시 위엄하뢰 행차구차지거 이사체극불성설 한삼일 수기제하제진 소속금일지죄 소설금일지치(律賦製進 尤致夜深 以科賦近體應試 爲掩瑕纇 行此苟且之擧 而事體極不成說 限三日 隨其題下製進 少贖今日之罪 少雪今日之耻)

 

뜻을 알아 볼까요?

 

① 그대들은 상사(생원 진사) 출신의 유생으로 독서를 많이 했으리니 어찌 햇수가 적은 사학 유생들과 비교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혹 들어들 보았는가? 예로부터 지금까지 어제(御題, 임금이 내린 글제)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백지 답안을 냈다는 말을. 게다가 내준 글제가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닌데. 그대들의 노둔함과 몽매함은 곧 나의 수치로다! 이에 대략 나의 생각을 써서 그대들에게 내리노라.

 

② 듣건대, 촉은 제기라 하였다. (글제에 나온 '포촉불언 홍곡장장(抱蜀不言 鴻鵠鏘鏘)'은) 임금이 제기를 공경스레 지키며 예로써 신하들을 통솔하면 비록 임금이 조용히 팔짱을 끼고 앉아 아무 말 하지 않더라도 조정의 정사가 잘 닦여질 것이며 그러면 그 덕교(德敎)의 감화가 밖으로 크게 드러나 큰 기러기가 높이 날며 큰 소리를 내는 것과 같아 백성들이 이를 찬미할 것이다, 란 말이다. "제기를 안고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정사가 닦여지니 큰 기러기 높이 날며 큰 소리 내는 것과 같아 백성이 그 덕을 노래하네"란 말이 있지 않더냐. 이 말은 관자의 말이다.

 

③ 내 매번 이 말을 여러 번 되풀이 음미하다 마침 국제(菊題, 중양절에 치르는 시험)를 맞이해 기러기 울음소리를 듣고 생각이 나 붓 가는대로 써서 내린 것인데, 내 일찍 그대들이 그토록 고루한 줄 알았다면 좀 더 쉬운 글제를 내렸을 것이다. 그대들이 이 글제를 쉬 이해하여 어제 시험볼 때와 같은 노심초사를 겪지 않을 것이라 과신했던 것이 심히 통탄스럽도다.

 

④ 율부(律賦, 장편 산문시)로 지어내라 하면 밤이 더욱 깊어지겠기에 과부(科賦, 과거 시험용 운문)인 근체시로 응시하게 했던 것인데 또 그대들의 하자를 덮어주기 위해 이런 구차한 가르침까지 내리게 됐으니 일이 참으로 말이 아니로다. 내 삼일의 기한을 줄 터이니 글제에 따라 답안을 제출하여 오늘의 죄와 수치를 조금이라도 용서받고 씻을 수 있도록 하라!

 

* 번역은 이완우 씨의 '정조어필과 군신정의' 및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설명 부분을 참고 했어요.

 

정조의 장황한 훈계를 짧게 요약하면 이런 말일 거예요. "실망이야~ 다시 해!" 정조의 훈계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전형을 보여줘요. 이 말은 본시 군과 사와 부를 동일한 존중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정조에겐 약간 다른 의미로 적용해야 할 거예요. 임금은 백성의 스승이자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요. 이런 점에서 정조의 훈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그대들의 노둔함과 몽매함은 곧 나의 수치로다!"란 대목이에요. 수험생(자식)의 부족함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전형적인 선생(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는 아버지의 권위가 살아있던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될 거예요. 자식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 정조의 훈계를 권위와 책임중 권위의 측면으로만 보는 건 단견일 거예요.

 

앞서 아버지의 권위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에 대한 푸념 비슷한 것을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그건 푸념할 것이 아니라 되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요. 무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더 이상 자식이나 학생의 잘못을 자신과 동일시할 필요 없고, 그들의 잘못은 그들의 잘못 그 자체로 인식하는 분리 의식을 가져도 무방할 거예요.

 

그렇다면 아버지의 권위가 없는 시대, 아버지의 권위는 아무런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겠죠! 다만 무한 책임을 벗어나는 것 뿐이지, 기르고 가르쳐야 하는 입장에 있는데 어찌 권위가 필요 없겠어요. 그렇다면 귄위없는 시대의 권위는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그건 바로 정기(正己, 자신을 바로함)가 아닌가 싶어요. 자신을 바르게 함으로써 모본을 보일 뿐 책망이나 훈계는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귄위없는 시대의 권위 세우기가 아닐런지요?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爾는 본래 화려한 창틀의 모양을 그린 거예요. 冂은 틀을, 乂은 창살을 그린 거예요. 나머지는 음을 담당해요. 후에 2인칭 대명사로 사용하게 됐는데, 동음을 빌미로 뜻을 가탁한 거예요. 너 이. 爾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爾等(이등, 너희들), 吾與爾(오여이, 나와 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拖는 拕의 속자예요 拕는 扌(손 수)와 它(다를 타)의 합자예요. 끌다란 의미예요.  扌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它는 음을 담당해요. 끌 타. 拖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拖白(타백, 과거 볼 때 답안지를 백지로 내는 일을 이르던 말), 拖帶(타대, 옛 벼슬아치가 웃옷에 띠던, 끌리도록 넉넉하게 만든 큰 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魯는 白(말할 백)과 魚(물고기 어)의 합자예요. 어리석다란 의미예요. 어리석은 이는 그의 말과 행동으로 그것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白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魚는 음(어→노)을 담당해요. 노둔할 노. 魯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魯鈍(노둔), 魯質(노질, 둔한 자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魯는 나라이름으로도 많이 사용하죠. 나라이름 노.

 

莾은 莽의 속자예요. 莽은 犬(개 견)과 艹(풀 초)의 합자예요. 개가 풀숲 사이로 토끼를 쫓는다란 의미예요. 후일 우거진 풀숲이란 의미로만 쓰이게 되었어요. 우거질 망. 莽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草莽之臣(초망지신, 벼슬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지내는 사람)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우거지다란 의미에서 연역되어 거칠다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정조의 훈계에서는 이 의미로 사용되었죠. 魯莽(노망, 둔하고 거침).

 

諭는 言(말씀 언)과 兪(마상이 유)의 합자예요. 깨우쳐준다는 의미예요. 言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兪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마상이(통나무 배)가 사람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네주듯, 모르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이동시켜주는 것이 깨우쳐주는 것이란 의미로요. 깨우칠 유. 諭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諭示(유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또는 관에서 백성에게 타일러 가르침), 曉諭(효유, 가르쳐 깨우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祠는 示(神의 약자, 귀신 신)과 司(詞, 말씀 사)의 합자예요. 봄철 신에게 드리는 제사란 의미예요. 示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司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봄철 제사엔 제물은 많이 차리지 않고 기원의 말만 많이 한다는 의미로요. 제사 사. 제사를 드리는 사당이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사당 사. 祠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祠堂(사당), 祠器(사기, 제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鏘은 金(쇠 금)과 將(장수 장)의 합자예요. 쇠나 옥에서 나는 소리란 의미예요. 金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將은 음을 담당해요. 금옥소리 장. 鏘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鏘(장장, 옥 또는 방울이 울리는 소리), 鏗鏘(갱장, 금옥의 소리. 악기의 소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靳은 革(가죽 혁)과 斤(도끼 근)의 합자예요. 말 가슴에 걸어 안장에 대는 가죽끈이란 의미예요. 革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斤은 음을 담당해요. 가슴걸이 근. 靳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靳靷(근인, 가슴걸이), 笞靳(태근, 매질하여 욕보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아끼다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위 글에서는 이 의미로 사용됐죠. 아낄 근. 靳固(근고, 아껴 숨김).

 

酬는 酉(酒의 약자, 술 주)와 州(고을 주)의 합자예요. 두 번째 술 마시기를 권하다란 의미예요. 酉로 뜻을 표현했어요. 州는 음을 담당해요(주→수). 잔돌릴 수. 원의미에서 뜻을 연역하여 갚는다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갚을 수. 酬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酬唱(수창, 시문을 주고 받음), 酬應(수응, 응대. 술잔을 도로 내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瑕는 王(玉의 변형, 구슬 옥)과 叚(빌 가)의 합자예요. 구슬에 생긴 흠결이란 의미예요. 王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叚는 음(가→하)을 담당해요. 티 하. 瑕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瑕疵(하자), 瑕累(하루, 결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纇는 실이 두두룩하게 뭉친 부분이란 의미예요. 糸(실사)로 의미를 표현했고 나머지는 음(뢰)을 담당해요. 마디 뢰. 본의미에서 뜻을 연역하여 흠, 잘못이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마디 뢰. 흠(잘못) 뢰. 纇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纇(하뢰, 흠. 잘못), 結纇(결뢰, 뭉침. 갈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贖은 貝(조개 패)와 賣(팔 매)의 합자예요. 물물 교환을 한다는 의미예요. 貝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賣는 음을 담당해요(매→속). 바꿀 속. 본의미에서 뜻을 연역하여 속바치다(금품을 내고 죄를 면함)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지금은 대부분 이 의미로 사용하죠.  속바칠 속. 贖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贖免(속면, 금품을 바치고 죄를 면함), 贖罪(속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그날 점심 때 아이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먹은 것은 권위없는 시대 권위를 지키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었어요. 역시 이렇게 말하며 서운해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아유, 아빠가 늦었네(아이들을 향해).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아내를 향해)!"

 

왠지 정조 임금도 지금 되살아 나신다면,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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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영화 '최종병기 활'>

 

 

"사(射, 활쏘기)란 역(繹, 찾음. 끌어냄)이란 의미이다. 혹은 사(舍, 머묾)라고도 할 수 있다. 역이란 각기 자신의 뜻을 찾는다는 의미이다. 마음이 화평하고 몸이 반듯해야 활과 화살을 잡음이 심고(審固, 격식에 맞고 견고함)할 수 있다. 활과 화살을 잡음이 심고하면 쏘아 맞출 수 있다. 아비된 자는 아비됨의 도리를 자신의 과녁으로 삼고, 자식된 자는 자식됨의 도리를 자신의 과녁으로 삼고, 임금된 자는 임금됨의 도리를 자신의 과녁으로 삼고, 신하된 자는 신하됨의 도리를 자신의 과녁으로 삼는다. 활을 쏜다는 것은 각각 자신의 과녁을 쏘는 것이다." (『예기』, 「사의」)

 

과거 활쏘기는 단순한 활쏘기가 아니라 인격수양의 일환이었어요. 인용문은 이런 활쏘기의 면모를 잘 말해주고 있지요. 활쏘기에 관한 내용이건만 활쏘는 기술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심신의 올바른 가짐을 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인용문이 사례(射禮, 활 쏘는 예절)에 관한 것이기에 그런 기술이 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라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전쟁 도구 중에서 유독 활의 사용에 대해 인격수양을 강조한 것을 보면 활쏘기는 전쟁 도구로의 사용 이전에 인격수양의 일환으로 우선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공자 교단의 커리큘럼(예악사어서수)중에 활쏘기가 있었던 것 또한 활쏘기가 인격수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지요.

 

사진은 '전추태산 발여호미(前推泰山 發如虎尾)'라고 읽어요. '앞은 태산을 밀듯이, 쏘는 뒤는 호랑이 꼬리를 잡은 듯이'라고 풀이해요. 척계광의 『기효신서』에 나오는 '전추태산 발여후악호미(前推泰山 發如後握虎尾)'를 압축해 표현한 것으로, 활과 시위를 강한 힘과 절실함으로 밀고 당겨야 한다는 의미예요.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주인공 박해일이 갖고 있는 활에 씌여진 글귀예요.

 

글 내용은 얼핏보면 활쏘기 기술만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심신의 올바른 가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어요. 심신의 올바른 가짐없이는 결코 태산을 밀듯 호랑이 꼬리를 잡은 듯 활과 시위를 밀고 당길 수 없지요. 만일 심신의 올바른 가짐없이 활과 시위를 밀고 당긴다면 밀고 당기기도 어려울 뿐더러 명중시키기도 어려울 거예요. 이 구절은 비록 적을 살상하기 위해선 활을 어떻게 쏘아야 하는가에 대해 말한 것이지만 그 경우에도 우선해야 하는 것은 심신의 올바른 가짐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낯선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推는 扌(手의 변형, 손 수)와 隹(새 추)의 합자예요. 밀어서 열다란 뜻이에요. 扌로 뜻을 표현했어요. 隹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새가 바깥을 향해 날아가듯 외부로 밀어 열어젖힌다는 의미로요. 밀 추. '밀 퇴'로도 읽어요(퇴는 원음, 추는 속음). 推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推理(추리), 推敲(퇴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發은 弓(활 궁)과 癹(짓밟을 발)의 합자예요. 풀을 밟아 길을 평탄하게 하듯 활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시위를 당겨 화살을 쏜다는 의미예요. 쏠 발. 發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發射(발사), 發動(발동)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尾는 尸(皮의 생략형, 가죽 피)와 毛(털 모)의 합자예요. 꼬리라는 뜻이에요. 尾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後尾(후미), 尾行(미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최종병기 활' 마지막 장면에서 박해일은 누이동생 자인을 볼모로 앞세운 상대 쥬신타를 향해 활을 쏘며 이런 말을 하죠.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 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화살은 볼모로 앞세운 누이동생을 비껴 쥬시타의 목을 꿰뚫죠. 박해일의 대사도 활쏘기는 물리적 기술 이전에 심신의 올바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전통적 활쏘기론을 반영한 대사라고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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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8-19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어디서 봤는데 활은 쏘는 것이 아니라 놓는 거라더군요. 활시위를 놓다 . 놔주다 .. 뭔가 와닿던데 ... ㅎㅎㅎ

찔레꽃 2018-08-19 10:27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 ^ ‘쏘‘다와 ‘놓‘다, 글자 한 자 차이인데 의미 차이는 상당하군요. 이 역시 마음 자세와 관련한 언급이 아닐런지.... 그장소 님, 글쓰기 여전하시죠? 저는 요즈음 활력을 잃어 힘들답니다 ㅠㅠ

[그장소] 2018-08-26 16:34   좋아요 0 | URL
아... 찔레꽃님 ! 저 역시 활력이 이전 같지 못한걸요 . 여전하다 말씀드리고 싶은데 보시다시피 ... 살기가 만만찮아요 . ㅎㅎㅎ 마음 자세를 아직도 이 나이에 날마다 새로 배워요 . 사는 게 그렇죠 ㅎㅎㅎ
 

 

 

"일은 옛 사람의 절반만 해도 그 공효(功效)는 옛 사람이 거둔 성과의 배가 될 것이다."

 

 

맹자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당대의 강국 제나라를 생각할 때 마다 아쉬움이 많았어요. 어느 날 제나라 출신의 제자 공손추에게 이런 말을 해요. "제나라를 가지고 천하의 왕자(王者) 되기는 손바닥을 뒤집기 보다 쉽다." 공손추가 의아해 질문하죠. "문왕같이 위대한 분도 생전에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아들인 무왕과 주공대에 이르러 자신의 뜻을 이뤘는데, 그만 훨씬 못한 제나라 왕이 천하의 왕자 되기가 손바닥 뒤집기 보다 쉽다니요?" 맹자가 말하죠. "문왕 당대에 그가 소유한 땅은 사방 백리가 못됐고, 당시 은의 주왕이 비록 폭군이었다 하나 천하의 인심 또한 그에게서 완전히 떠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제나라의 상황은 어떠하냐. 땅은 사방 천리가 되고, 각국의 백성은 전란에 시달려 선한 정치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 때 제나라 왕이 왕도정치를 편다면 그 누가 제나라 왕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 이 말 끝에 첫 머리 인용구의 말을 덧붙여요.

 

 

맹자의 말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일방 갸우뚱해져요. 논리적으론 맞는 말이지만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와 같다고나 할까요? "지금처럼 효도하기 쉬운 때가 어디 있는가. 일은 옛 사람의 절반만 해도 그가 얻을 칭송과 보람은 옛 사람의 배가 될 것이다."

 

 

사진은 '명품철정(名品鐵鼎)'이라고 읽어요. '명품 쇠솥'이란 뜻이에요. 전기 밥솥 광고문인데, 예전 가마솥 밥맛을 낸다는 의미로 붙인 것 같아요. 예전 가마솥 밥을 해본 적도 먹어본 적도 있는 제게 아담한 전기 밥솥은 정말, 맹자의 말대로, 일은 절반밖에 안하면서도 그 효과는 배가 되는 신기한 물건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전기 밥솥이 있어도 밥을 제대로 안 해먹는다는 것이죠. 논리적으로만 보면 분명히 옛날보다 훨씬 더 잘 해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전기 밥솥 광고문에서 맹자의 이상적이고 보수적인 일면을 읽어 봤어요. 너무 견강부회한 걸까요?

 

 

사진의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鐵은 쇠란 뜻이에요. 金(쇠 금)으로 뜻을 표현했고, 나머지는 음을 담당해요. 쇠 철. 鐵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鐵橋(철교), 鐵鋼(철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鼎은 솥을 그린 거예요. 가운데 目은 솥 본체를, 나머지는 쪼갠 나무[장작]를 그린 거예요. 나무로 불을 때서 음식을 조리하는 기구란 뜻을 표현했어요. 다르게 설명하기도 해요. 가운데 目은 솥 본체를, 나머지 부분은 양 손잡이와 다리를 그린 것이라고요. 솥 정. 鼎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鼎立(정립, 3자 대결 구도의 모습), 鼎俎(정조, 솥에서 삶기고 도마 위에서 잘린다는 뜻으로, 대단히 위험한 지경에 다다른 경우를 비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鼎은 음식을 해먹는 도구의 의미보다 권위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됐어요. 하나라 우왕이 구주(九州)에서 조공받은 쇠로 만들었다는 구정(九, 아홉개의 정)이 그 대표적인 예이죠. 전기 밥솥 광고문에서 '정'을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아 보여요. '부(釜, 가마솥 부)'를 사용하는게 어떨지…. 파부침선(破釜沈船)이란 말이 있어요. 밥 해먹는 솥을 깨트리고 타고 온 배를 침수시키다란 뜻인데, 여기서 밥 해먹는 솥의 의미인 '부'가 전기 밥솥의 '밥솥'과 어울리는 단어일 듯 싶어요. 파부침선은 항우가 진나라와의 거록 전투를 앞두고 벌인 행동으로,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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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연명 이후로 국화를 좋아했다는 사람의 이름을 들어본 바 없다. 그렇다면 연(蓮)을 좋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아닐까? 모란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송대의 유학자 주돈이(周敦頤, 1017 - 1073)가 애련설(愛蓮說) 말미에 한 말이에요. 은자와 군자의 삶을 이상적인 삶으로 여겼던 그에게 모란은 그다지 호감가는 꽃이 아니었어요. 애련설」에는 모란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드는지 구체적 언급이 없어요. 다만 "모란을 사람으로 치면 부자에 견줄 수 있다"라는 독단과 "많은 세인들이 좋아한다"라는 점만을 언급하고 있죠. 그런데, 부자와 같기에 또 많은 이들이 좋아하기에 호감가지 않는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에요. 더구나 그가 유학자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죠. 왜냐구요?

 

 

주돈이가 지극히 존숭했을 맹자는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람은 항산(恒山, 일정한 경제력)이 없으면 항심(恒心, 도덕심)도 없다." 우리 속담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란 말과 상통하는 맹자의 언급은 경제, 달리 말하면 물질적 안정이 사람의 도덕심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본 거에요. 결코 부를 배격하지 않은거죠. 유학의 이상인 평천하(平天下)는 부와 도덕이 충만한 세상이지 부를 배격한 형해화된 도덕사회가 아니예요. 주돈이의 부를 배격하는 듯한 태도는 결코 유학자다운 태도라고 할 수 없어요. 다수가 좋아하기에 기피하는 태도도 그래요. 맹자가 지도자에게 늘 강조했던 것은 '여민동락(與民同樂, 백성들과 함께 즐김)'이에요. 홀로 즐기지 말라고 누누히 강조했죠. 유학자는 직접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지도자의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사람이 다수가 좋아하는 것을 기피하고 고고함을 혹호하는 것은 결코 유학자다운 태도라고 할 수 없어요. 주돈이가 모란을 비호감으로 여긴 것은, 그 자신 철저한 유학자였던 것을 감안하면, 자기 모순적인 행동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어요. 모란은 주돈이에게, 나아가 유학자들에게 상찬받아 마땅할 꽃이지 결코 홀대받을 꽃이 아니예요.

 

사진은 모란을 그린 그림의 화제예요. 본문은 '부귀옥당 함정대우(富貴玉堂 含情對友)'라고 읽고, 낙관은 '시을유하덕숭산방주인 덕산(時乙酉夏德崇山房主人 德山)'이라고 읽어요. 본문은 '부귀 가득한 좋은 집, 살뜰한 정을 품고 벗을 대하네'라고 풀이해요. 낙관은 을유년 빼고는 특별히 풀이할 것이 없군요. 을유년은 서기 2005년이에요. 하(夏)는 여름이란 뜻이고요. 냉면집에서 찍은건데, 돈도 많이 벌고 손님들에게 친절한 음식점이 되라는 의미로 쓴 화제 같아요. 기원 덕분인지,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더군요.

 

화제를 대하면서 문득 모란에 대한 통념 - 부정적 의미의 - 을 뒤집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이론(異論, 다른 주장)을 펴봤는데 얼마나 설득력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모란이든 국화든 연이든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대로 최선을 다해 피고 질 뿐인데 왜 쓸데없이 인간의 가치를 적용시켜 호불호를 가리는지 그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모란, 국화, 연, 미안허이. 부족한 인간을 용서하게나.

 

 

한자를 몇 자 자세히 살펴 볼까요?

 

 

富는 宀(집 면)과 畐(가득할 복)의 합자예요. 집에 재물이 가득하다란 의미예요. 부유할 부. 富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富貴(부귀), 貧富(빈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貴는 貝(조개 패)와 蕢(삼태기 궤)의 합자예요. 삼태기에 재물[貝]을 담아 지불해야 할 정도로 값비싼 물건이란 의미예요. 귀할 귀. 貴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貴賓(귀빈), 尊貴(존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含은 口(입 구)와 今(이제 금)의 합자예요. 뱉거나 삼키기 전 잠시[今] 입안에 물고 있다는 의미예요. 머금을 함. 含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含有(함유), 包含(포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對는 丵(풀무성할 착)과 士(일 사)와 寸(마디 촌, 법도 방법의 의미)의 합자예요. 다양한[丵] 일[士]에 다양한 방법[寸]으로 대응한다는 의미예요. 대할 대. 對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對答(대답), 對話(대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음식점에 사군자(四君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액자를 걸어놓는 경우가 있어요. 음식점에는 어울리지 않는 액자라고 보여요. 세속과 거리를 두고자 하는 내용의 그림을 지극히 세속적인 곳에 걸어놓았기 때문이죠. 모란을 그린 액자로 바꿔야 할 거예요. 효험이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림의 내용과 장소가 어울리기는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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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신경 안써, 너도 그래?" (I really don't care, do u?)

 

 

한동안 세간의 화제가 됐던 문구예요. 미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가 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 수용소를 방문할 때 입었던 재킷 후면에 써있던 문구죠. 방문하는 장소가 부정적 여론이 예민한 장소였던만큼, 이 문구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죠. 둔감하다, 잔인하다 등등. 하지만 이는 침소봉대한 해석이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 수용을 철회했는데, 여기엔 멜라니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고 하죠.

 

 

하지만 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 수용소를 방문하면서 입은 재킷은 확실히 부적절한 의상이었어요. 재킷의 문구와 상반되는 문구, "나는 정말 신경이 쓰여! 너는?" (I really care, do u?) 이라는 문구의 옷을 입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 부적절한 의상이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지요.

 

 

사진은 티셔츠 문구예요. 이웃집 아이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서 찍었어요.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더니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흉 볼 문구는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만일 그렇지 않은 내용인데 입고 다녔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니….

 

 

문구는 '막망초충(莫忘初衷)'이라고 읽어요. 첫 마음을 잊지 마세요, 란 뜻이에요. 세상 살다보면 첫 마음을 한결같이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게 돼죠. 그럼에도 이 말이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그것이 결코 그른 말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기에 그럴 거예요. 비록 실천을 못해도. 아내는 결혼 초에 신영복 씨의 '처음처럼'이란 문구가 좋다며 조그만 족자로 된 것을 사다가 방에 걸어 놓았어요(아래 사진). 결혼 초의 아름다운 생각을 끝까지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겠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 둘은 과연 그 약속을 지켰는지….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볼까요?

 

莫은 풀 사이로 해가 지는 모양을 표현한 거예요. 艹와 大( 艹의 변형)는 풀을, 日은 해를 그린 거예요. 저물다란 뜻이에요. 저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서 '없다, ~하지 말라'는 부정과 금지의 뜻이 연역됐어요. 말 막. 莫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莫大(막대), 莫重(막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忘은 心(마음심) 亡(도망할 망)의 합자예요. 마음에서 도망간 상태, 곧 잊혀졌다란 뜻이에요. 잊을 망. 忘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忘却(망각), 勿忘草(물망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初는 衤(衣의 변형, 옷 의)와 刀(칼 도)의 합자예요. 옷감을 자르기 위해 칼을 댔다는 뜻이에요. 처음 초. 初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最初(최초), 自初至終(자초지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衷은 衣(옷 의)와 中(가운데 중)의 합자예요. 속 옷이란 뜻이에요. 衣로 뜻을 나타냈어요. 中은 음을 담당하면서(중 충)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속 옷은 겉옷과 몸의 중간에 입는 옷이란 의미로요. (속)마음이란 뜻으로도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속옷(마음) 충.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衷心(충심), 衷情(충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옷이나 문구는 그 사람을 표현하는 또 다른 메시지이죠. 공자는 "볼품없는 옷차림과 형편없는 음식 먹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자와는 도를 논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옷과 음식에 있어 무척 신경을 썼어요. 『논어』「향당」편에는 이런 공자의 면모가 자세히 나와 있죠(속설에는 공자의 부인이 이런 까따로움을 못견뎌 도망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공자는 옷이 주는 메시지를 잘 이해했던 사람이라고 보여요. 우리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의상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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