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찾는 지도자의 자격
김경록 외 지음, 한성환 엮음 / 꿈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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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예순 두 번째 서평

역사에서 찾는 지도자의 자격

 

지도자가 되기까지...

 

마지막 서평을 쓴지 한 달이 지났다. 공백이 길다. 아직도 이 공백은 여전히 진행형이긴 한데, 손을 놓고 있다고 해서 큰 이득이 오는 것 같지도 않고 공안 사범인양 쫒기듯, 한달 내내 나는 자주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서성거렸던 것 같다. 어디에 안주하지 못하고 늘 그렇듯이 책 봐야 하는데, 서평 써야 하는데, 라는 똑같은 부담감에 휘둘리며 줄곧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첫눈도 내렸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도 끝이 났다.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쉬지 않고 도는 것을 공전이라 했던가. 스스로 도는 자전의 힘을 빌려 공전도 하고 그 덕분에 날이 가고 달이 가는 경이로움을 느끼는데. 매번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대선 때마다 나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의 움직임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무심하면 한없이 무심할 일이고, 격심하게 들어가면 새벽내 속이 쓰린 일이다. 형편을 떠나 하나의 사회에서 대표자를 선택하는 일은 결국 극도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이 과거의 어느 한 시기의 모습 역시 지금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점일 것이다.

 

출판사에는 한없이 미안한 일이지만 책을 받은 지 한 달이 더 지났다. 대선이 있기 전에 이미 게으른 내 책상위에 안착했는데, 서툰 투망질 하나를 던져본다면 대선과 맞물려 책 출간의 의도가 슬몃 드러난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책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라는 거대한 틀 안에 존재하는 인물들 중에 요즘말로 리더십을 갖고, 많은 이들을 대표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하는데서 그 첫 단추를 그려가고 있다. 그들의 정치적 혹은 인간적 배경과 시대 흐름을 살펴보는 취지를 갖는 것은 솔직히 현실적인 요소와의 연계성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 같다.

첫 번째 주자는 선덕여왕이다. 그 외 고려의 왕건, 정도전, 조선의 세종과 조광조 영조와 정조. 근대시대의 김구의 이름을 차례대로 호명하고 있다.

내용면에서는 특별히 어렵거나 지루한 면 없이 쉽게 잘 읽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먼저 각각의 인물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특수한 정치적 상황과 그 속에서 두각 되는 일인 혹은 개인과 집단의 정치적 관계를 포괄적으로 보여준다. 주변국을 포함해 당대의 현실이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암투는 과거와 현대라는 시대상을 떠나서 보편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데 재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테면 한 명의 한 명의 리더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까지 이어져왔던 각각의 정치적 성향의 대립과 반목은 그 모습 그대로 현대로 옮겨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정도로 서로간의 닮은(?) 면모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책은 독자에게 역사적 흐름을 따라 과거와 현재라는 상황을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시대와 정치흐름이라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셈이다.

구성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각각의 내용 말미에는 토론을 덧붙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일반적인 평가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의 평가가 필요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역사적 인물을 바라보는 식견은 관점에 따라 다양할 법하다. 선덕여왕이 왕권에 오르기까지의 환경, 왕이 된 이후의 역량에 대한 평가라든지, 조광조에 대한 평가 역시 이에 대한 관점의 범위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딴은 삼국시대의 선덕여왕과 근대이후의 김구라는 인물의 선정이 신선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인 여담을 하자면 이런 것들이다. 선덕여왕을 첫 선두두자로 내세운 효과가 있었을까. 대한민국의 첫 여섯 대통령이 당선됐다. 그렇게 본다면 당선자는 책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

역사는 한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자전을 하고, 태양을 그리워하며 공전을 하고 해를 넘기는 것은 비단 지구과학의 원리를 떠나서 나름의 의미가 존재하는 심오한 가치의 일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정치를 하기를 원하고, 지도자라는 이름을 얻고자 하는 이들은 그들의 손으로 역사를 변화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 아니라, 순응하고 순화하는 과정에서 얻고자 하는 것의 방향을 잡아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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