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은 국가범죄다
정재룡 지음 / 닻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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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0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가진 책이다. 저자는 국회사무처에 6년간 재직 중에 A 의원으로부터 두 차례 이혼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략 범죄를 당했다는 것이다. 이혼 전력 모략은 심각한 인권유린 범죄로 사생활 보호를 위해 헌법 17조의 가치를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니까 저자가 지목한 A 의원이 일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이혼이 큰 결함이 있거나 결격 사유가 있는 일이 아닌데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정신적 피해를 받은 듯싶다. 그래서 퇴직 후 게시글에 올린 해명글 아래 달린 댓글도 매도 수준이었다. 사실상 A 의원 때문에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이 찍혔고, 마녀사냥을 막기 위해 저자는 한부모가족권익연대를 창립하기에 이른다.

모든 발단은 A 의원이 저자가 이혼 전력을 악용하여 인격 살인을 한 셈이다. 2021년 7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기록한 내용 중에 거의 7~80%는 사생활 모략 범죄와 관련된 내용이다. 후반에 가면 저출산 문제와 이혼, 동거 등 한 부모가 보호받고 더 이상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들이 나온다. 마녀사냥이라는 것은 중세 시대에 잘못된 정보로부터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사람들이 광기로 무고한 아녀자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나중에 밝혀진 것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는데 그 광기의 시대가 21세기에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여 년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통 속에서 사생활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우린 이미 한 가족을 향한 야만적이고 잔혹한 마녀사냥을 목도한 적이 있다. 자신들도 지키지 않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잣대로 파괴시켰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은 항상 진실의 편에서 판단하리라 믿는다. 오히려 손가락질하고 저격했던 이들의 부패와 비리를 보면서 같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면 자격 미달인 사람이었다. 비판 기능을 상실한 언론이 진실 앞에 침묵하고 선택적 수사가 반복되는 한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마녀사냥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선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도 억울한 일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과 인격 유린을 막자는 것이다. 708페이지 내내 반복되는 건 아쉽지만 정치, 사회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직접 당해보기 전까지는 그 아픔을 모른다. 자신이 직접 당사자가 아닌 한 그저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계속 변화해가는데 아직도 2~30년 전 사고방식과 풍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혼 전력을 가지고 모략하며 6년간 괴롭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어떤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로 10여 년간 A 의원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는지 의문이 들긴 했다. 왜곡된 정보를 팩트 체크 없이 사실처럼 받아들인 것도 문제인데 저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저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채로 아들을 잘 키워내고 있는데 왜 한쪽 말만 믿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걸까? 저출산 시대에 한 부모 가족을 포용하며 마녀사냥을 하듯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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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 - 돈을 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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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선 사람들의 삶에 돈이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돈이 없으면 제약 사항이 많고 삶의 질은 비참해진다. 돈을 버는 이유는 최소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의 관점은 달라진다. '돈의 노예로 물질만능주의에 갇혀 살던가' 아니면 '돈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를 찾던가' 그 둘 중에 하나로 결정 난다고 본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비교를 하고 당장 사야 하는 물건인지 아니면 나중에 사도 되는지 일일이 따진다. 충동구매를 억누르기 위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온갖 애를 쓰지만 구매 욕구라는 심리 싸움에서 이겨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다.

부자로 살고 싶어 재테크 열풍에 편승하기도 하고 요행을 바라며 구매한 로또 복권을 긁는 등 어떻게든 잘 살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발버둥 치며 산다. 부자가 되면 행복 질거라는 생각보다 허름한 집에서 가난을 몸소 느끼며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최소한 사람답게 살려면 부자가 되기 위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 돈을 벌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탐욕에 눈이 멀어버리는 상황이다. 돈 때문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촌극과 가족끼리 분쟁 소송도 불사하는 현실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돈은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녔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빈부격차 때문에 우린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돈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모든 잘못은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돈에 대한 사고를 알아보는 책이다.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돈은 항상 인간의 양심과 도덕, 믿음과 신뢰 등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다. 문제는 이 세상에 모든 가치와 논리를 돈으로만 해석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으로부터 나온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지만 정작 인간이 지녀야 할 가치는 그보다 더 도덕적인 부분에 있다.


"금전적 보상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들 순 있어도 책을 좋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는 돈만 있으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참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모르는 새에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사고방식도 달라졌는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소비하고 저축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돈에 지배받지 않고 현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직접 가계부를 쓰면서 자신의 생활을 알아간다면 돈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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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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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 분야에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방법은 스티븐 코비의 스테디셀러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제1영역 긴급하고 중요한 일, 제2영역 긴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 제3영역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제4영역 긴급하지도 중요하지 않은 일로 나눈 시간 관리 매트릭스는 지금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우리의 일상생활이 시간 관리 매트릭스처럼 나눠서 관리할 수만 있다면 낭비되는 시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핵심은 우리가 회사와 가정에서 효과적으로 시간을 쓰는 계획적인 사람이라면 '시간 연금술사'처럼 하루를 28시간처럼 알차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격언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금처럼 아껴서 쓰라는 의미다. 하지만 현실에선 의미 없이 낭비되고 버려지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소모적인 일에 몰두하느라 허비해버린 시간이나 출퇴근 거리가 길어 대중교통에 보내는 시간도 많다. 직주근접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건 모든 직장인들이 꿈꾸는 일일 텐데 문득 모든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고 붙잡지 못하는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듯 어떻게든 흘러가게 되어 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정하지 않고 산다는 건 목적지 없이 출항하는 배와 같다. 하루하루 계획을 세워두고 열심히 보낸다는 건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이끄는 힘이다.


이 책은 매우 간단명료하게 쓴 100가지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그중에 '간절히 원하는 꿈을 이루는 오늘의 시간 사용법'은 누구에게나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 습관적으로 보는 카톡과 SNS만 줄여도 하루 1시간이 늘어난다.

· 오늘 무엇을 할지 보다 오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정하라.

· 오늘 꼭 끝내야 할 일은 오전에 끝내버려라.

· 마감 기한을 정할 때는 나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마라. 일정은 여유롭게 써야 시간을 줄인다.

· 시간 계산은 암산으로 하지 마라. 실제로는 더 많이 걸린다.

· 6개월 뒤의 일정을 지금 짜지 마라. 한 달 전에 세워도 충분하다.

· 하루 1시간은 돈벌이와 상관없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심심하다고, 할 일 없다고 유튜브를 열지 마라.

· 돈 버는 시간을 늘리지 말로 차라리 돈을 아끼면 그만큼 꿈을 위한 시간이 늘어난다.

· 나의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은 차라리 만나지 마라. 거절도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 피곤하기 전에 휴식을 취하라. 이후에 효율이 2배 올라 결과적으로 시간이 절약된다.


뜨끔하면서도 주옥같은 방법들이다. 이 중에서 SNS나 유튜브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일머리는 경력이 쌓이면 잡히게 되는 데 모든 것이 다 자기 나름의 습관이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고 자신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오늘도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살펴보면서 의미로 채워진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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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란 무엇인가 - 모두가 알고 싶은
‘원소의 모든 것’ 편집실 지음, 김승훈 외 옮김 / 북스타(Bookstar)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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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주기율표를 중학교 물리 시간에 보고 얼마 만에 보는지 모른다. 원소는 중학교에서 배울 때보다 더 늘어난 것 같은데 지금까지 발견된 원소는 118종류라고 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는 92종류이고,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든 것은 26종류로 이들을 조합하면 이론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물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 책은 바로 지금까지 발견된 원소의 성분과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제1주기~제7주기로 구분하여 원소 이름, 주요 물질, 원자량, 밀도, 녹는점, 끊는 점, 발견 연도, 발견자, 이용방법 등 원소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원소명은 어디서 유래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화학자,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를 발견하여 찾은 것이 92종류다. 그리고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는 26종류가 된다. 대부분 방사능 표시가 된 위험한 원소로 어떻게 활용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1986년 4월 26일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2011년 3월 11일 쓰나미가 덮쳐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은 상당 기간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 덕분에 인류의 과학 수준이 진일보했고 화성에 탐사선까지 보낼 정도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인공 방사선 원소는 그만큼 잘 다뤄야 한다.


현재 주기율표상 마지막 원소는 2002년에 러시아와 미국 공동 연구팀이 캘리포늄과 칼슘을 합성하여 만든 오가네손이다. 발견자인 유리 오가네시안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핵에 118개의 중성자를 가진 가장 무겁고, 최대 질량을 가진 인공 원소라고 알려져 있다. 이렇듯 더 이상 자연에서 원소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세계 각지 연구소의 연구자들에 의해 원소가 발견된 가능성이 크다. 118종류에 달하는 원소 주기율표를 알아보는 의미는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은 원소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앞서 주방을 예로 들어 알아본 '주변에 있는 것은 어떤 원소로 이뤄져 있을까?'를 보면 어느 하나 원소로 구성되지 않은 물질이 없었다. 원소를 알고 이해한다면 세상을 보는 눈도 다채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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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에서 코뿔소 뿔까지 - 고려 의서 ‘향약구급방’으로 당대 문화 읽기 고려 의서 향약구급방 읽기
신동원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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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조들은 병들고 아플 때 무엇으로 치료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고려 의서인 <향약구급방>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향약구급방>은 현재 전해지는 의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알려졌는데 정황상 14세기 전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향약구급방>이 의학 전문가를 위한 책이 아니라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위해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직관적으로 소개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한의학이나 민간요법에 기초를 둔 처방전인 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세에 살았던 사람들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서양의학에 기댄 우리에겐 비과학적으로 들리겠지만 중요한 건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의학 지식을 보급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과거의 유산이 쌓여 발전한 의료과학 기술 덕분에 치료 범위가 다양해졌다. 하지만 중세 시대에도 오장 육부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고 당시 의학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향약구급방>의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나 처방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방법들이 있었고 알면 알수록 신기했다. 저자는 최대한 읽기 쉽게 썼다고는 하지만 의학을 다루는 만큼 집중해서 읽을 필요가 있었다. 현재 일본 궁내청 서릉부에서 소장하고 있는 1417년 중간본인 <향약구급방>은 완본 형태로 상·중·하 3권 1책으로 되어 질환별로 활용할 수 있는 처방 550여 개, 치료법 관련 조문 600여 개로 구성된 중요한 문헌으로 민간 보급용으로 널리 활용된 의학 지침서였다.


이 책의 공동 저자들은 <향약구급방>을 읽고 해제하여 오늘날에 맞도록 쉽게 풀어낸 해설서를 냈다. 현재 기준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과연 병을 어떻게 이해했고 왜 그렇게 치료했는가에 대한 부분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의학 지식에선 최선의 결과물이었고 책이 귀했던 시대에 <향약구급방>을 민간 보급용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애민 사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고려 의서인 <향약구급방>을 소개한 이 책이 지닌 가치는 매우 높다고 본다. 무려 600여 년 전의 의학이라는 점에서 당대 문화와 생활상까지 담겨있다는 뜻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지만 현대 의학과 비교해가며 치료법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가는 것으로도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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