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격 - 인간관계와 자기긍정감을 높이는 대화의 기술 60
김준호 지음 / 드림셀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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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 한다는 것과 대화를 잘 한다는 것은 다르다. 말은 혼자서 하는 것이고 대화는 상대와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화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경청은 기본이다. '격' 이라는 말은 바로 이때 사용된다.
그렇다면 격을 갖춘 대화에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22년차 앵커인 저자 김준호 앵커가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아나운서는 바른 우리말을 가장 잘 쓰는 이들이다. 그중에서도 앵커는 진행대본 없이도 뉴스 전체를 이끌어 가는 리더십과 통찰력, 인격이 필요한 자리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던 그는 대화의 격을 파격, 자격, 본격, 적격, 결격, 품격으로 나누어 필요한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보통 대화는 초반 10초안에 이미지가 판명될 만큼 중요하다. 대화는 마치 탁구처럼 '주고받고' 가 하는 것인데, 자기 이야기에 도취되어 혼자 떠드는 사람과의 대화에는 공감이 생길 수 없다. 상대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말하며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머나 은유를 사용할 때도 관계, 종교, 지역과 인종, 문화의 차이등을 고려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알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질 때 신뢰도 생긴다.

대화를 할 때는 스몰토크가 아니라면 25개 단어정도로 축약하여 목적을 분명히 할 때 주목이 잘 된다. '최고나 최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은 삼가하고, 칭찬은 좋지만 영혼없는 칭찬은 금물이다.
조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지 나쁜 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섣부른 꼰대가 되지 말자. 뒷담화나 험담은 자신의 격을 스스로 깍아내리는 일이다. '논리' 라는 말로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대화는 다른 논리에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화 중에는 언제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어느 누구의 의견도 절대적이지 않기에 갈등의 부분은 분명히 하되 무례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모두에게 약점은 있고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음을 받아 들이자.

나는 세상을 살아감에 긍정의 힘을 믿는다. 내가 긍정적일 때, 상대의 말도 상황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은 결국 공존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대화에는 다른 이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그 마음만큼 나를 열고, 상대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자.
대화가 끝났을 때, 서로 미소지을 수 있었다면 그 날의 대화는 격이 높은 대화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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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질문 - 프로젝트 라이프
아키씨 지음 / 언더라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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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마음이다.
욕망은 삶의 동력이기도 하고, 괴로움의 뿌리이기도 하다.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사고들이 다 욕망에 기인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욕망' 에 관한 자기 성찰서이다.
우리 삶은 나를 규정하는 것들, 공간환경, 인간관계, 라이프스타일, 개념환경, 일 이라는 6가지 트랙의 욕망이 있다. 이들은 개별적이면서 '나'라는 개념을 유지하고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며 자아를 실현하는 욕망으로 통합되어 있다.
ai시대에 인간이 인공지능과 다른 점은 '욕망하는 존재' 라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ai가 나와도 그것은 결국 인간 욕망의 산물이다.
무형의 욕망은 나를 통해 영향력을 형성하며 유형이 되고 구체적이어 진다.

저자는 6트랙에 맞추어 무려 총 204개의 질문을 던진다. 독자 스스로 하나씩 써내려가다 보면 은밀하고 근원적인 자신의 욕망과 마주하게 된다.
질문들 중에는 나에게 죄책감이 들게 하는 것도 있고, 아픈 과거를 떠올려야 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쓰기가 멈칫해지는 질문도 있는 데, 시작은 힘들지만 쓰다보면 잘 써진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질문들도 있다.
'나 답게 산다는 것', '사람답게 산다는 것' 은 한참 생각해야 할 만큼 깊이있는 질문이었다.
각 트랙별로 집중적으로 질문받고 답을 쓰다보니 단순히 욕망만의 문제가 아닌
'나' 라는 인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각 질문들에는 5~7줄의 밑줄이 있다. 처음에는 아직 나를 표현하는 데 익숙치 않아 1~2줄 정도로 답을 했지만 뒤로 갈수록 좀 수월해졌는 지 답변이 길어져 간다.
그래서 1년쯤 지난 후, 첫번째 답 아래에 처음부터 다시 답을 써보려 한다. 그 사이에 나와 나의 욕망은 달라질까? 같을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책이었지만 누가 나에게 이렇게 진지하게 질문하고 내 대답을 기다려준 적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며 고맙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오랜 시간, 겸손과 경청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진짜 속마음과 욕망을 드러내지 않는 데 익숙했던 것 같다.
분명, 욕망책인데 힐링되는 기분은 뭘까?

다양한 질문들에 성실히 답하고 나면 나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내 안의 욕망이 가시화 된다. 이것들을 잘 정리하고 구체적으로 계획하여 실천에 옮기면 막연했던 일들이 성취에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참, 새롭고 신선한 구성의 책이라 두고두고 소장하며 읽고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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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은 빛을 쫓지 않는다 - 대낮의 인간은 잘 모르는 한밤의 생태학
팀 블랙번 지음, 한시아 옮김 / 김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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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방은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낮에 보는 나비는 꽃들 사이를 나폴나폴 어여쁘게 날아다니지만, 밤에보는 나방은 가로등에 떼로 몰려 불에 타 흩뿌려지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방에 대해 너무 모른다. 나방의 종은 전 세계적으로 16만종이 있을 정도다. 한국에 서식하는 나비가 겨우 280여 종인데 반해, 나방종은 2400여종에 달한다. 나비는 그저 낮에 활동하는 나방의 한 부류군이다.
심지어 나방종 중에는 나비보다 미적으로 더 아름다운 나방이 많은 데도 나방은 혐오스런 곤충으로 치부된다.
모든 생물이 각각의 위치에서 존재할 때, 생태계가 원활히 돌아가듯이 나방도 생태계에서 가지는 역할은 크다.
우리는 이제부터 막연히 비호감으로 여겼던 신비로운 나방의 세계를 살펴 볼 것이다.

우선, 모든 나방이 빛에 이끌리는 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인간이 나방에 대해 가지는 가장 큰 편견이다.
나방이 없다면 수많은 종류의 새들 중 대부분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나방의 애벌레와 성충은 새들의 좋은 먹이다.
게다가 나방은 꿀벌과 호박벌이 낮에 방문하는 식물 종의 수만큼, 밤에 그 식물들을 방문하여 수분 매개자의 역할도 한다. 밤마다 달려들 불빛만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나방은 인간에게 가장 호화롭고 가장 훌륭하고 가장 반짝이는 비단 silk 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가 지닌 아름다움의 일부를 나방이 준다.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주장하는 저자를 통해 나방 이야기를 들으며, 나에게는 나방이 더 이상 비호감이 아니게 되었다.
나방은 인간의 편견이 무색할 만큼 꼭 필요한 곤충이었으며 번식과 생존방식, 먹이, 이동, 경쟁이 다양하기에 간단히 정의할 수 없는 광범위한 생명체였다.
모든 생명체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고리가 무리하게 끊어지면 생태계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모든 생물들은 그 자체로 생존의 이유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는 스스로가 생태계의 대변인 인양 모든 생물을 정의한다. 설사 인간에게는 해충이라도 생태계에서 역할은 분명히 있다. 나방 역시, 소수 종류의 한 단면만 보고 판단하며 부정적으로 본다면 그 종은 생태계가 감당하기 힘든 속도로 멸종이 일어난다. 나방도 멸종되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생존하고 있다.

저자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우리는 자연 대부분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 그 운명은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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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 48편의 어른 동화
돈 후안 마누엘 지음, 장헌 옮김, 서진 편저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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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보던 동화 속에서 선악은 확실하다. 누가 선한 사람인지? 누가 악한 지? 가 한 눈에 보이고 권선징악이 결말이라는 것도 분명히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보면 볼수록 선악은 흐려진다. 세상은 점점 짙은 안개에 가려져, 선이라 생각했던 것에서 악이 보이고, 악에게서도 선이 존재함을 알게된다.

인간적인, 슬프게도 인간적인 이 진실을 1355년 스페인의 귀족이었던 돈 후안 마누엘도 일찌기 느꼈다. 당시에 지혜왕이라고도 불린 그는 선악을 잘 보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48편의 이야기들을 엮었다.
이 이야기들은 이솝우화와 라퐁텐 우화같기도 하고 탈무드나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느낌도 든다.
과거 지식인들이 대중에게 가르침을 주고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해 이야기라는 형식을 취했었는 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아도 진한 울림이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돈 후안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한 구절로 남긴다. 이야기를 보는 동안 느꼈던 문제의식과 주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episode1 의 제목이 훅 들어온다.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수치심 (부끄러움)을 아는 것!' 이다.
이 말은 이 책 전체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아는 이는 절대 악한 행동을 할 수 없고, 악인이 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마음이 약하거나 없을 때, 거짓말, 다툼, 위선, 속임수, 이간질, 사기, 분노, 나태 등등 살면서 보는 크고 작은 악들이 행해진다.
기본적으로 인간 개개인은 모두 다른 존재이기에 같은 감정을 느낄 수는 없다. 그러나 느낄 수 있고 느껴야 한다.
제 때, 제 시기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수치심을 느끼기만 해도 세상사에서 상처받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돈 후안의 글이 무조건 적인 선을 추앙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선과 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그들의 악행에 당하지 않는 법도 이야기한다.
돈 후안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인간은 악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그래도 스스로 악해지지 않고, 악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런 이들을 멀리하라' 고 한다. 근묵자흑(近墨者黑), 동양 고서의 가르침과도 유사하다. 때와 장소를 초월하여 진실은 같은 가 보다.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선하게 살아가는, 선한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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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전쟁 - 패권의 역사에서 발견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비밀
최윤식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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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날 줄을 모른다. 그러나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이 아니라도 늘 지속되는 전쟁이 있다.
세계의 패권을 잡으려는 나라들의 전쟁은 3000년 인류역사 동안, 해가 지고 밤이 되어도 멈추지 않았다.

권력을 가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작은 것을 정복하고 나면 더 큰 것을 탐내기에 필연적으로 전쟁을 불러온다. 권력의 힘, 패권의 힘의 근원은 폭력이고 국가단위의 폭력이 전쟁이다.
폭력에는 무기가 필요했고, 청동기 시대 이후부터 폭력의 규모와 잔인함은 획기적으로 발전했으며 현대까지도 각 국가들은 무기로 경쟁한다.
원자폭탄 이후, 과도한 폭력이 공멸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며, 폭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해지고 그 즈음, 자본주의 사상이 발전한다.
화폐의 힘이 부상하며 경제력은 권력획득을 위한 군사적 폭력을 뒷받침해주는 새로운 무기로 중요해졌다.
우리는 이미 제국주의 시대에 강대국이 식민지를 군사적, 경제적으로 약탈한 과정을 잘 알고 있다.

고대부터 최고의 패권국가를 '샤한샤' 로 불렀고, 현대의 샤한샤는 미국이다.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일 때만 해도 소국이었던 미국이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구축하고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며 군사력과 경제력이 모두 강해졌다
미국의 첫 라이벌은 소련이었다.
소련과 미국은 냉전시대의 양극단을 이루며 전 세계를 분열시켰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은 소련을 경제로 제압했다. 무역을 무기로 소련을 무너뜨리기 위한 동맹국들과 무역동맹 구도를 재편했다.
경제대국 미국에는 제1기축통화 달러의 힘이 컸다. 화폐전쟁은 경제전쟁의 끝판왕으로 화폐전쟁에서 패한 일본과 독일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지금도 미국 월가는 언제든 정교하게 설계된 금융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피흘리지는 않지만 잔혹한 전쟁이다.
중국은 이런 달러폭력에 맞서려 했으나 위안화가 제1 기축통화 지위를 얻지 않는 한 쉽지않다.

트럼프 2기를 앞둔 지금, 전 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도 한국은 위기상황인데, 현재의 경제상황과 정치시국은 불안함을 더욱 가중시킨다.
저자의 주장처럼, 험난한 시기를 잘 이겨내기 위해 일반 국민인 우리도 제대로 된 '앎' 이 필요하다. 권력이 가진 위험성을 인지하고 나라의 권리와 자유, 국민의 존엄성 보존을 위해 글로벌 최고권력, 패권의 위험성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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