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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이야기
나나용 지음 / 나나용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인류의 역사는 사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자그마한 책에도 <햄스터>, <반려된 식물> 2편의 사랑 이야기가 들어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아프리카 가나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독특한 이력의 저자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햄스터>
아들을 바라 던 부모님의 둘째 딸로 태어난 혜영은 똑똑한 언니에게도 늘 처지며 산다. 대기업에 다니며 부모에게 용돈도 두둑히 보내는 언니와 달리 혜영은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사는 인생이다.
혜영은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의 인생에 사랑을 주고 싶었나보다. 피씨방 알바를 하며 만난 남자는 비록 자신을 버리고 떠났지만 새로 품은 생명은 낳고 싶었고, 그래서 낳았다.
가난한 미혼모로 혜영은 아이를 간신히 키우지만, 그 순둥이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는다.
사랑이 고팠던 혜영은 아기를 보며 삶의 희망을 키웠으리라. 그 아기와 사랑하고 사랑을 주고 받으면, 자신의 마음속에 비어있던 공간을 채울 수 있으리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온 건 또 다른 시련이었다. 이제 혜영은 어떤 사랑을 해야할까?
<반려된 식물>
나는 오랜 시간, 물을 먹지 않아도 버티는 동아프리카 식물이다. 마지막으로 물을 먹은 지는 78일이 지났다. 그냥 이대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만 나는 쉽게 죽지도 않는다.
반려식물로 선물되었지만 주인은 나를 처음부터 달가워 하지 않았다. 사랑받을 운명이지만 사랑받지 못한다면 생존의 의미도 없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나를 봐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 사랑받고 싶다.
인간들이 키우는 모든 것은 사랑받지 못하고 버려질 것을 두려워한다. 반려동물, 반려식물 그리고 또 다른 인간들!
버림받지 않고, 죽지않고 오래오래 주인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과한 사랑은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행운은 진짜 행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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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다.
설렘, 행복, 기쁨, 아픔, 슬픔, 절망, 질투, 두려움, 체념, 애증 등등, 이 모든 감정들을 사랑은 죄다 품고 있다.
그래서 사랑은 최고의 아름다움이기도 하고, 최고의 추악함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래도
아픔으로 썩어 문드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랑은 생명체의 시작이자 끝일지니. 사랑하고 죽는 한이 있어도 사랑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