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이야기 - 전염병 예방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멈추지 않는 도전들
문성실 지음 / 현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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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백신의 중요성에 대해 여실히 느꼈지만 반대로 백신이 가진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당시 급박한 상황으로 인해 코로나 백신의 사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백신을 나쁘게 호도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엔 지금껏 백신이 인류에 이바지 한 업적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마마 라고 불리며 오랜시간 공포의 대상이었던 천연두가 있었다. 천연두에 걸리면 그저 기도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 병을 정복하는 데는 백신의 역할이 컸다. 민간요법으로 행해진 인두법을 거쳐 에드워드 제너의 우두법이 개발되었다.
그후, 백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며 드디어 공포의 병 천연두는 사라져 갔다.

루이 파스퇴르는 실험실에서 최초의 현대식 백신인 광견병 백신을 개발했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화 된 백신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어 디프테리아, 결핵,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소아마비 등의 백신이 개발되었다.
이 백신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필수 예방접종에 해당되어 많은 생명을 살리고 건강을 지키는 데 큰 기여했다. 힘없이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많이 줄었다는 것은 가장 큰 성과이다.

그 외에도 우리는 매년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65세이상 노인 등 취약한 이들에게 무료로 접종 될 만큼 중요하다. 감염이 잘 될 수 있는 이들이 백신접종을 하여 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지 않아 많은 이들이 더 안전해진다.
인플루엔자는 매년 성격을 달리하여 변이를 일으키기에 접종도 매년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코로나도 인플루엔자의 일종이다. 그래서 인류는 끊임없이 변이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항상 대결 중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수두, 자궁경부암, 간염, 뎅기열 등 많은 종류의 백신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러나 저자가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은 현대인이 백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전에도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기는 했지만 백신 포비아는 코로나 시기 더 커졌다. 짧은 시간, 급하게 코로나 백신을 만들어 공급하면서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려웠고 글로벌 제약회사의 이익에 이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있었다.

그렇다고 백신을 거부해야 하는가?
사람마다 백신의 효용성은 다를 수 있으나 다수가 백신을 접종하면서 가지는 집단면역의 잇점은 크다.
의학계 사람은 아니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으로써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백신으로 오는 이상반응을 두려워한다면 그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노력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생명은 하나뿐이다.
하나뿐인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백신접종에 나선 이들이다. 그러므로 백신연구가들과 글로벌제약사들은 이 들의 하나뿐인 생명에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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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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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팔로알토' 는 인구 7만명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지만 전세계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자 언제나 수백억달러의 투자금이 오갈만큼 자본의 영향력이 큰 곳이다.
동부에 비해 발전이 미미했던 이곳은 어떻게 세계의 중심지로 부상했을까?
팔로알토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지역의 발전사를 지켜 본 저자는 팔로알토의 성장기를 크게 5기의 기간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1850년 부터 1900년' 까지는 은행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독점기업이 발생하는 등 자본주의 세계의 문이 열리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 스탠퍼드 부부가 스탠퍼드 대학을 설립하며 개척자의 작은 대학마을이 시작되었다.
'1900년 부터 1945년' 까지,
스탠퍼드 대학은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겪기도 했지만 팔로알토에서는 항공우주, 통신, 전자기술 부문을 구축하는 도구가 발명되기 시작했다.
광산사업가로 '주식회사' 라는 자본의 방식을 잘 활용하여 부를 쌓은 하버트 후버는 스탠퍼드 출신으로, 고아였음에도 교육과 노력으로 성공한 이미지를 구축하여 31대 미국 대통령까지 되었다. 이것은 곧 팔로알토와 스탠퍼드가 기회의 땅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그 기회는 우생학에 기초한 '백인' 의 경우에만 가능했다. 전후 미국 주거지역의 문화는 백인우월주의, 가부장주의, 보수주의였다.

'1945년 부터 1975년' 까지
전후 젊은 청년들이 항공, 전기, 기계공학 학위로 무장하고 산타클라라 카운티로 몰려 들었다. 팔로알토의 전체 산업이 번창하며 휴렛팩커드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반도체가 발명되었다.
pc가 등장하며 전산기술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75년부터 2000년' 까지
1세대 디지털 개척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등장했고, 빌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는 pc세상을 열었다.
그 시기에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전 세계 여성 인력을 채용하는 데, 특히 동양계 여성들이 파업을 덜 하기에 선호했다. 이는 실리콘벨리가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우파 정치권은 자본가들을 지원했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주장하며 미국인의 삶을 민영화시켰다.

'2000년 부터 2020년 까지'
가장 최근의 상황으로써, 실리콘벨리의 경제는 지금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세상을 이끄는 수많은 기업들이 그곳에 모여 경쟁하고 신기술을 발전시키지만, 업무환경 만큼은 극단적이다.
2010년 한해동안 최소15명의 폭스콘 직원이 자살을 시도했다. '모든 것이 완벽할 것' 을 강조하는 그곳은 약육강식의 룰이 적용되는 정글이며 승자가 되지 않으면 죽는다.
이곳은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곳이다.

한국인들에게 실리곤벨리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곳이 얼마나 치열한 곳 인지 모르기에 그저 자유롭게 연구하고, 개발하여 최고의 대우를 받는 곳인 줄만 알았다.
물론, 끝까지 승자로 남은 이들에게는 꿈의 성지겠지만 그 치킨게임의 과정에서 죽어 나간 이들에 대해서는 알 지 못한다.
책 제목처럼 팔로알토는 그런 그림자들을 끼고 성장했다. 철저한 자본주의 이념으로 성장한 그곳은 누군가에게는 꿈의 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림자처럼 즈려 밟히는 땅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여러모로 위기상황인데 반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초강대국의 면모를 보인다. 그것을 보면 미국식 자본주의와 경영방식이 경제를 살리는 해법인가 싶기도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빛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이유를 이 책은 처절한 정도로 냉정하게 지적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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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무버 - AI 시대, 150%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의 비밀
김재엽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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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와 인터넷 서치를 하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ai 사용법' 이다. 텍스트는 쳇gpt, 이미지는 레오나르도, 음악은 수노 등등 언제든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는 ai툴 들을 알려준다.
얼마전까지 영상 하나 만들려면 오랜시간 지극정성을 쏟아야 하고, 창작자의 아이디어와 예술성까지 있어야 했던 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과거 컴퓨터와 인터넷 세상이 열릴 때, 이것을 다룰 줄 아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으로 나뉘었듯 이제는 ai가 그렇게 되었다.
이 말이 ai가 모든 걸 대체 해준다는 말은 아니다. ai는 도구로써 인간이 가진 능력을 더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ai 사용능력을 가졌을 때 그 시너지는 폭발적으로 올라간다.
저자는 ai의 사용능력에 따라 자신의 잠재력을 100프로가 아닌 압도적인 150프로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문가를 '패스트 무버' 라고 부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생성형 ai는 창작활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할 뿐, 그 중에서 의미있는 것을 가려내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이제는 ai를 두려워하며 ai가 들어오지 않는 영역을 찾아헤멜 것이 아니라 ai라는 신 기술을 '내가 얼마나 잘 활용하여 경쟁력을 갖추느냐' 가 중요해졌다. 결국, 소비자는 인간이며 인간의 마음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은 바뀌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ai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그것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너머의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능력자, 패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

패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첫째, 일의 본질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크리티컬 씽킹' , 둘째 예측불가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엘라스틱 마인드' , 셋째 실험과 경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익스페리멘탈 인사이트' 이다.

이전까지 나온 인공지능 관련 책들의 대부분 인공지능 시대로 인한 인간의 위기를 곱씹기 바빴다. ai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모조리 대체하고 인간이 소모품으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인간으로써의 내가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이유와 방법을 알려준다. 나도 이 책의 내용에 격하게 공감한다.
단적으로 과거에는 외국어 능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통번역기가 잘 되어있다. 그러나 인간끼리 마주앉아 공감을 이뤄야 하는 순간에는 통역기가 아닌 직접 소통이 좋다. 또한, 단순대화가 아닌 문학의 은유와 함의를 번역기는 이해하지 못한다.
최첨단의 시대에도 아날로그적 시간이 필요하고 그 힘은 더 강력해진다.

단순기술은 ai에게 맡기자.
알아서 찾아주고, 만들어주고, 써 준다.
내가 할 일은 ai에게 기술적인 일을 맡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주고, 그 중 가장 최고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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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이야기
나나용 지음 / 나나용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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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사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자그마한 책에도 <햄스터>, <반려된 식물> 2편의 사랑 이야기가 들어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아프리카 가나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독특한 이력의 저자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햄스터>
아들을 바라 던 부모님의 둘째 딸로 태어난 혜영은 똑똑한 언니에게도 늘 처지며 산다. 대기업에 다니며 부모에게 용돈도 두둑히 보내는 언니와 달리 혜영은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사는 인생이다.
혜영은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의 인생에 사랑을 주고 싶었나보다. 피씨방 알바를 하며 만난 남자는 비록 자신을 버리고 떠났지만 새로 품은 생명은 낳고 싶었고, 그래서 낳았다.

가난한 미혼모로 혜영은 아이를 간신히 키우지만, 그 순둥이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는다.
사랑이 고팠던 혜영은 아기를 보며 삶의 희망을 키웠으리라. 그 아기와 사랑하고 사랑을 주고 받으면, 자신의 마음속에 비어있던 공간을 채울 수 있으리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온 건 또 다른 시련이었다. 이제 혜영은 어떤 사랑을 해야할까?

<반려된 식물>
나는 오랜 시간, 물을 먹지 않아도 버티는 동아프리카 식물이다. 마지막으로 물을 먹은 지는 78일이 지났다. 그냥 이대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만 나는 쉽게 죽지도 않는다.
반려식물로 선물되었지만 주인은 나를 처음부터 달가워 하지 않았다. 사랑받을 운명이지만 사랑받지 못한다면 생존의 의미도 없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나를 봐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 사랑받고 싶다.
인간들이 키우는 모든 것은 사랑받지 못하고 버려질 것을 두려워한다. 반려동물, 반려식물 그리고 또 다른 인간들!
버림받지 않고, 죽지않고 오래오래 주인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과한 사랑은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행운은 진짜 행운일까?

****
사랑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다.
설렘, 행복, 기쁨, 아픔, 슬픔, 절망, 질투, 두려움, 체념, 애증 등등, 이 모든 감정들을 사랑은 죄다 품고 있다.
그래서 사랑은 최고의 아름다움이기도 하고, 최고의 추악함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래도
아픔으로 썩어 문드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랑은 생명체의 시작이자 끝일지니. 사랑하고 죽는 한이 있어도 사랑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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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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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에서 출간 된 윌리엄 헤즐릿의 첫번째 책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를 인상깊게 읽었었다.
내가 가진 생각들 중에도 분명 존재했지만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무의식이 그의 책을 통해 보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나는 그와 생각의 동일시를 이루었다.
헤즐릿의 두번째 에세이집인 이번 책 '왜 먼 것이 좋아보이는가' 도 그날의 감동과 연장선에 있다.

18세기 후반, 급진적 사상가였던 헤즐릿의 이야기는 그 시대인들의 심기를 불편케 하기 충분했다.
그는 단순히 돈만 많고 신분이 높은 사람들을 멸시했고,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사랑했으며, 대중의 행복과는 대조적인 소수계급의 교만과 권력을 혐오했으니 당시 기득권층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건방지고 오만한 골칫덩어리!
그러나 세월이 흘러 21세기의 독자로써 보는 그의 글과 사상은 차원높은 철학이 되어 많은 생각들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에는 모두 7편의 에세이가 담겨있다.
이번 책에서 나는 유달리 헤즐릿이 살아생전 느꼈던 그의 마음 속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을 느꼈다.
그가 기득권자들을 그리도 혐오했던 것은 그가 이상주의자 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상적인 세상을 너무도 간절히 꿈꾸었기에 더러운 세상의 오염이 그의 눈에는 누가보다 잘 보였다. 도저히 그러려니 참아줄 수 없었다.
그래서 경멸했다. 혐오했다.
모두에게 알리고 함께 싹 바꾸고 싶었다.
그러나 그 추악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싶지 않지만 힘없는 그는 갈등한다.

대다수 미술가들이 죽음보다 가난을 두려워하듯, 자신의 열정을 가로막는 건 죽음이 아닌 현실이었다.
꿈꾸는 것은 좋아보인다.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에 있을 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정작 내 손에 닿을 때면, 그냥 별 볼일 없어 보인다. 단점만 가득 보인다.
고상해 보이는 수많은 것들도 다시 보면 두배는 더 상스럽다. 고상함과 상스러움은 백지 한 장차이일 뿐이다.
스스로의 자아실현과 만족을 성공이라는 단어에 넣고 싶어도 이 사회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성공은 무언가를 획득하고 얻어 냈을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란다.
천국같은 세상을 꿈꾸던 이상주의자의 눈에 이러한 현실들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래서 그는 미래를 꿈꾸었을 것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의 다음 생, 다음다음 생에는 더 근사한 세상이 열리리라 믿는다. 아니 믿고싶다. 닿지 않는 먼 곳은 좋아 보이니까.

그런데 어쩌나?
21세기에 사는 우리도 그와 같은 마음인 것을!
몇 백년이 지났고, 겉보기에는 제법 그럴듯 해 진 지금도 헤즐릿이 살던 세상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결코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꿈꾼다. 우리 다음 생, 다음다음 생에는 더 근사한 세상이 열리겠지. 내가 닿을 수 없는 먼 곳은 좋아 보이니까. 그것을 바라보고 오늘도 살아내는 것이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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