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끔찍하다고 말해도 끔찍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고 다른 걸 보는 것, 그게 바로 예술이 하는 일이야. 이 현실에는 현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그 다른 것에 집중할 때, 너는 네 인생을 바꿀 수 있어. 그 다른 것이 바로 꿈이야. 꿈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꿈의 내용을 바꿀 수 있어. 알겠니?

- <조금 뒤의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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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는 사진만의 독창적인 예술성을 인정받기 위해 평생을 바친 미국의 사진작가야. 그때까지 사진은 예술로 인정받지 못했어. 그저 어떤 장면이나 사람을 그림처럼 예쁘게 찍으면 되는 것으로 여겨졌지. 스티글리츠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어. 사진작가가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사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은 거야.

- <조금 뒤의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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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에 인쇄된 반가운 문구입니다.

* 10월 초, 왜관 수도원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 빛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김연수 작가님에게 이 사진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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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그리고 그 진실을 읽어내는 것. 진실의 의미는 진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가서 닿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지어내는 말들은 금방 공중에 흩어집니다. 생명력이 없습니다.

반면 지금 느끼는 후회나 부끄러움 등의 감정을 잠시 뒤로 하고 진실을 쓴다면, 그 진실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다시 의미를 새겨보게된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음악소설집»에 실린 이 단편을 읽었을 때는, 메모하지 않았던 내용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나는 그 노트를 꺼내 누운 채로 끄적였다. 기진이 죽은 뒤 새로 생긴 습관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라면 다 적었다. 나는 그 노트에 진실만을 적기로 맹세했다. 아무리 형편없고 엉망이고 낯이 뜨거울 정도로 날 것의 문장이라고 해도 진실이라고 생각되면 다 적었다. 처음에는 나의 진실이란 원래 이렇게 부끄러운 것인가 싶었다. 쓴 것들을 다시 들춰볼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죽기라도 해서 누가 이 기록들을 보게 될까봐 두렵기까지 했다. 그래서 쓰고 나면 그 즉시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지만 나는 겨우 참았다. 그렇게 매일 아침마다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내려갔다. 그게 진실이 맞다면, 나는 그걸 견뎌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게 내게는 애도의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한 달 정도가 지난 뒤에야 나는 내가 쓴 것들을 다시 읽을 수 있었다. 쓸 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 부끄러웠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 일어난 일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사이에 그 일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노트의 여백에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을 적었다. 그러면서 진실을 쓰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됐다. 진실되게 쓴 문장들만 새로운 의미를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 번 썼던 내용을 여러 번 다시 쓰기도 했다. 그건 일기가 아니었을니까. 예를 들어 기진과 내가 처음 만났던 날에 대해 나는 여러 번 다시 섰다. 쓸 때마다 이야기는 조금씩 달라졌다. 그 당시에는 그 만남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

- <수면 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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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인생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 일을 바라보는 눈이다.


- <우리 인생의 목격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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