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이 책 «The Infinity Machine»에도 이세돌 9단이 등장합니다. 정확하게는 2016년에 있었던 알파고 대국에 관한 배경입니다.

천재 하사비스가 중국, 일본의 바둑기사가 아닌 한국의 이세돌 9단을 선택한 이유가 놀라웠습니다. 이런 것까지 알고 있고, 이런 관점으로 선택을 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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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차이입니다. 무코다 구니코 작가가 9살이 많고, 사노 요코 작가가 어립니다.
살아있을 때 두 작가가 교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인상 깊은 두 사람입니다.

625를 겪은 세대를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일본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 간에 차이가 분명하겠지요.

그래도 전쟁을 겪었으면서도 전쟁에 대한 상흔이 느껴지지 않은 글을 써서 그런지, 무코다 구니코의 글은 꽤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침없는 필력이지만 섬세합니다.

사노 요코의 글을 읽다보면 생명력에 대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만주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미술을 전공할 수 있었고, 암판정을 받은 날, 더 이상은 미래를 대비하지 않아도 되기에 평소에 사고 싶었던 비싼 자동차를 사는 결정이 인상깊었습니다. 해야 하는 일을 안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을 무작정 미뤄두거나 공상 속에 존재하도록 두지 않았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큰 일을 겪을수록, 어쩜 결정은 더 쉬워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스가 아쓰코 작가와 무코다 구니코 작가는 동년배입니다. 스가 아쓰코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살다가 귀국했는데, 두 작가도 교류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글 속에서 스가 아쓰코 작가는 보다 얌전하게 느껴지지만, 두 작가 모두 섬세합니다.

* 이외에도 인상깊은 일본 작가가 있습니다. 요네하라 마리, 우에노 지즈코 작가입니다. 가장 최근에 알게된 우에노 지즈코 작가의 책은 이제 읽기 시작했습니다.

* 아,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 나온 고다 아야 작가의 «나무»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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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걸어놓는다.
감개가 무량할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화장실에 수건을 바꿔놓는 것과는 역시 차원이 다르다. 날짜 지난 달력을 곧바로 휴지통에 쑤셔 넣지 못하고 조심스레 어루만지거나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나는 하루가 지나면 넘겨버리는 일력이 아닌, 한 달 단위로 된 꽤 큰 달력을 쓰고 있다. 날짜 밑에 메모를 할 수 있는 네모난 칸이 있어서 거기에 그날 일정을 써넣는 식이다. 끝이 말려 올라간 달력에 빨간 색연필이나 볼펜으로 쓴 열두 달의 기록을 보고 있자면, 그날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바로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얗게 비어 있어 뭘 했는지 알 수 없는 날도 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특별한 일도 없이 그저 맥없이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써넣지 않았을 뿐 곰곰이 생각해보면 작더라도 반짝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한 날인지도 모른다. 밥알에 섞인 돌을 무심코 씹은 것 같은 사소한 불쾌감을 나도 모르게 잊어버린 날일 수도 있다.
지나고 나면 이미 떠올릴 수조차 없는 시간과 감정이 겹겹이 쌓인 게 바로, 한 해가 끝나갈 무렵의 날짜 지난 달력인 것이다. 그냥 가지고 있을까 하는 미련을 떨쳐버리듯 조금 사납게 휴지통에 던져 넣는다. 그러고는 못이 튼튼한지 확인하고 새해의 새하얀 달력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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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구니코 작가는 재미있는 분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실린 어떤 글은 베게에 관한 다양한 일화가 나옵니다.
1981년에 돌아간 드라마 작가인데도 전 세계 곳곳을 여행했습니다. 아마도 우리 나라는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것이 1980년대 말(1989년)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집니다. 업무가 아니라면 해외 여행을 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때입니다. 물론 작가도 업무상으로 갔겠지요? 그래도 1929년생이 젊은 나이에 아프리카까지 여행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물론 몇 세에 아프리카에 갔는지 나오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차이를 포착한 글들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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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홈드라마를 쓸 때면 큰 무대장치나 소품을 담당하는 분에게 세 가지 희망사항을 말씀드린다. 현관에서 부엌으로 가는 통로에 구슬로 엮은 가리개 같은 걸 걸어놓지 말라는 것과 전화기에 강아지 누비옷 같은 커버를 씌우지 말라는 것, 한 뼘이라도 되는 다다미방이 있으면 슬리퍼를 놓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특히 주부에게는 슬리퍼를 신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세 가지이다. 구슬 달린 가리개는 통과할 때 나는 잘그락잘그락 소리가 듣기 싫고 색색의 구슬이 흔들리는 게 영 눈에 거슬린다는 내 개인의 취향이 작용했지만, 슬리퍼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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