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람과 고기>를 봤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습니다.
초반에는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 (우리 나라 제목은 <내일을 향해 쏴라>)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몰아갔던 사건과 달리, <사람과 고기>는 현실을 떠나지 않는 영화입니다.
나중에 밝혀지는 장우식 영감(장용 분)에 관한 사실로 이 영화를 끌어온 사건들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많지 않은 관객 중에는 60대 이상인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각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돌아갔을지 모르겠습니다.
* 장용 배우의 불편한 몸(다리가 조금 불편해 보였습니다)을 보면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이 배우의 연기를 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렷한 음성과 에너지, 탄탄한 연기력을 보니 새삼 반가웠습니다.
** <보니 앤 클라이드> 급은 아니지만, 현실과 반항 사이를 오가는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균형을 잘 잡았다고 할까요? 영화가 보여주는 넉넉하지 않은 노년의 모습이 새롭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끝날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큰 테두리는 생각한 결말이지만 세부는 생각하지 못한 결말이었습니다. 장우식 영감은 무얼하며 살아왔나 궁금했는데 정체가 밝혀진 느낌입니다.
*** 백화진(예수정 분) 노인의 스토리도 특이했습니다. 혹은 그런 삶을 살아와서 깡다구니가 있는 노인이 됐구나, 하는 설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80세 마리코»를 보면서 에너지 넘치는 80대가 잘 믿기지 않았는데, 이 영화의 초반부도 그랬습니다. 장우식 노인과 박형준 노인(박근형 분)의 싸움이 그랬습니다.
***** 영화 <네 멋대로 해라>, <보니 앤 클라이드> 등을 떠올리면 혼성 3인조는 거의 남성 2인에 여성 1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독이 영상원에 다녔던데, 어떤 영화들을 좋아하고 참고했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 급속도로 전개되는 영화 후반부가 남았습니다. 무책임한듯 보이지만 법의 테두리를 지키며 살아온 노인들입니다. 한 명 한 명의 삶을 조명하기 보다 왜 노인들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지가 나옵니다. 어쩜 아주 평범한 메세지일지도 모르겠어요.
******* 우리나라에서 고기는 쉽게 먹을 수 없는 값비싼 식재료이자 음식인데, 상대적으로 고기값이 싼 미국에서 이 영화가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