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이자 재즈평론가인 테드 지오이아가 뽑은 재즈의 명곡 265곡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원제가 «Jazz Standard»이니, 연주가들이 기본적으로 익히고 있어야 할 곡들이라는 뜻일 겁니다. 아쉽게도 선정 기준에 따라 팻 메스니의 곡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둔 지 오래, 드디어 오늘 비닐을 뜯었습니다. (2판 1쇄입니다)

매일 읽고 추천곡을 들어도 265일이니, 아마도 이 책에서 추천하는 곡들의 열 개가 넘는 버전을 다 들어보려면 삼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아뿔사.

책의 종이가 사전 종이 같아서 아주 새롭습니다.

910페이지 중 주석과 색인을 빼도 약 860페이지입니다.

어쨌든, 비닐을 뜯고 책장을 넘겨보길 잘 했습니다.
알파벳 순서로 읽을지 혹은 이미 알고 있고 좋아하는 곡부터 읽을지 고민이 됩니다.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그리고, 오늘 아주 거대한 시도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지금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추천 음원을 예전보다 아주 쉽게 찾아서 들어볼 수 있어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긴 여정을 부디 마무리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책을 어디서 추천을 받아서 읽어볼 생각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였을까요?) 이 책의 역자이자 출판사 사장이자 의사인 강병철씨에 대해 언뜻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번역과 출간이라는 형태로 이 책을 소개해주어 고맙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클래식 추천 책도 읽다가 중단한 상태입니다. 음반을 들으며 책을 읽기에는 너무 진도가 느렸다고 할까요.

*** 아, 황덕호 재즈평론가의 «다락방 재즈»도 아직 읽지 않았네요.

**** K와 V에서는 한곡씩만 소개하고 있어요.

***** Ted Gioia 라는 피아노 연주자이자 재즈평론가의 글을 처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30여 권의 저서를 썼고, 이 책은 옥스포드대학 출판부에서 발간했다고 합니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너무 많습니다.

****** «블루 자이언트»의 다이가 열심히 곡을 외우고 몇 개의 곡을 연주할 수 있는지 묻고 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마도 재즈연주자들에게는 이 책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이 책에 소개된 곡들을 다 외워서 연주할 수 있다면 기본기는 갖출 수 있겠지요. 즉흥성과 새로움을 강조하지만 그래도 뼈대가 되는 기본곡의 구성은 따른다는 걸, 그래서 재즈 스탠다드는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팀에서 어떤 연주를 할 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연주할 수 있는 곡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게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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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책을 펴보지는 않았습니다.
표지에 실린 교황님의 장난스러운 미소가 좋습니다.

회사에 다니다보면 아니 어느 조직에 속해있다보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아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한 조직이 비영리 혹은 공공 단체가 아닌 경우, 할말이 밖으로 알려지는 순간 관료들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겁니다. 나라와 세상을 구하는 일이 아닌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에서는 누군가의 이익에 반하면 실력이 없는 사람이 되는 일은 흔합니다.

교황님은 어떤 시간을 보내셨을까요? 이익집단은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주 불편한 시간들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교황의 직위에 오르지 않으셨다면 더 오래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돌보아 주실 수 있었을까요?

교황에 오르시고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샤워시설을 설치하도록 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가끔 길을 가다 마주치는 어떤 분들을 볼 때마다 저분들이 오늘 하루는 깨끗하게 씻고 편안한 잠자리에서 잠이 들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할 때가 있습니다. 그 마음이 더 멋진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같은 마음이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물론 깨끗한 것 자체가 좋은 일이지만, 광장에서 미사를 드리더라도 깨끗한 상태라면 다른 신자들과 가까이 있기가 좋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나는 할 수 없는 우뚝한 일들을 많이 하셨지만, 사람의 발을 씻기는 것 같은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한국에 오셔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신 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걱정하신 일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예수회 수사신부님으로서 검소하게 지내신 모습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검소하신 교황님 덕분에 아르헨티나의 토론테스라는 품종의 와인을 마셔봤고, 비싸지 않은 가격에 어느 음식에나 두루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맛있게 마실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리적인 육체는 영면에 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고마움 속에 계속 살아서 지내시겠지요.

기꺼이 내어주신 시간에 감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콘클라베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같이 따스하고 강인한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세상과 꼭 같은 방법을 취하지 않고도 해낼 수 있으니까요. (영화 <콘클라베>에서 그리는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종교 지도자의 사명을 그리기에는 부족했던 영화였고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기에는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던 영역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 교황의 직무를 봉사에 두셨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요? 영화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지구상의 12억 명의 지도자’라고 말하지만 종교 지도자의 의미에 대해 얼마나 이해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도 잘 모릅니다만...)

부디 이 세상에서의 무거운 일들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하늘나라에서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지내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 거리에서 10년 이상 생활을 하며 샤워 시설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준 50세 생일을 맞은 로마의 노숙자 프랑코씨, 프랑코씨의 생일을 축하하고자 초대하고 샤워 시설이 필요하다는 걸 교황님께 알린 콘라드 크라에프스키 주교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을 존중하며 지내고 있는 모든 종교의 성직자, 수도자 뿐 아니라 종교와 무관하게 실천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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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은 김영민 교수의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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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언제 정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김영민 교수의 전작 «공부란 무엇인가»도 있지만, 2018년에 일간 신문에 실렸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가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2023년 12월의 계엄이 마무리되고 나와서 ‘•••무엇인가’로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질문 자체는 지금 시점에도 유효하지만 이 책에 실린 글은 계엄 이전에 쓴 글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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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통제를 통해서 그 과정을 완수했을 때 곰은 비로소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곰은 단군을 낳는다. 그 단군의 자손답게 나는 올해도 새해 결심을 해본다. 제법 나이 든 인간으로서 나는 시간이 한정 자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따라서 부질없는 집착들로부터 놓여나고자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 안에 무엇을 기어이 끝내겠다는 결심 같은 건 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 한편 올해가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는 일들은 올해 안에 하려 할 것이다. (...) 그런 것들 말고는 나의 일상을 수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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