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쓰며 여러 번 헤맸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있지만, 작가로서 이 인물들이 남은 삶을 모두 잘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삶은 비장하고 예측 못할 일투성이이나 그럼에도 우리에게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

삶은 가차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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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늘 오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지하철 보다는 덜 하지만 자주 타지 않던 버스를 타는 건 무척 신경이 쓰입니다. 정류장 이름이나 타고 내리는 곳의 위치 등을 바짝 신경써야 합니다. 종종 지하철을 탈 때는 타야하는 반대 방향에 올라타고는 합니다. 그저 지하철은 이정표가 되는 건물 등을 찾을 수 없어 동서남북의 구분이 어렵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리고 지하철의 표지판에는 종착지 뿐 아니라 다음 정거장이 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알고보면 서울 지하철은 제멋대로인 구간이 꽤 있습니다. 특히 3호선의 양재 -> 남부터미널 -> 교대 -> 고속터미널 -> 잠원 -> 신사 -> 압구정 -> 옥수 구간을 이용할 때 매우 어렵습니다. 땅 위의 동서남북 대비 지하의 순서는 좌우가 살짝 비틀려 있습니다.

최근에 또 다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지하철 공사를 맡은 건설사(?) 혹은 주체에 따라 영국식/일본식과 미국식으로 나뉘어져서 우측통행, 좌측통행이 섞여있다는 겁니다. 자세히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이미 그런 구조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은 지 오래 전이라 그냥 지하철을 탈 때 방향을 혼동하는 건 매우 타당한 일이구나하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 하고 싶었던 얘기는 ’왜 지자체에서는 책 읽는 공간에 대한 얘기만 몇 년 째 하고 있는지‘ 입니다.

광화문에 가는 버스, 한강 공원에 가는 버스에는 광화문, 시청 광장, 한강 공원에서 책을 읽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행사가 있다는 안내문이 정말 오래도록 다양한 계절별로 붙어있습니다. 오늘 탄 버스는 다른 지역의 한강 공원을 지나는 버스여서 알게 됐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취미라고 하기 어렵다는 시대를 통과해서 일까요? 늘 읽는다는 건 눈뜨고 씻고 밥먹고 일하러 가는 것과 같은 일상의 일이기에 취미가 아니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왜 어떤 책에 대해 얘기를 한다거나 사람들이 알아서 자유롭게 자신 만의 지도를 만들 수 있도록 책 자체를 빌리거나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상시적으로 이용하기 어렵고 누군가는 접었다 폈다 늘어놓아야 하는 야외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 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런 행사들의 목적 혹은 기획의도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무릇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식의 행사가 지속되는 것이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들이는 비용 대비, 비 안오고 덜 덥고 덜 추운 날에만 할 수 있고 그 마저도 누군가가 주말 혹은 공휴일에 차리고 정리하고를 반복한다는 것 자체가 효용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책 지도에서 새로운 책을 만날 기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차라리 독서쿠폰을 발급해서 책을 사거나 빌리는 걸 지원한다거나 커피나 차 혹은 알콜 쿠폰을 발급해서 각자 집 근처에서 책을 읽도록 하거나 동네마다 있는 북카페 이용권을 발급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봤습니다.

이벤트를 통해 나와서 책을 보라는 것 자체가 그만큼 책이 멀긴 한 것 같습니다.

이왕 행사를 할 거라면 좀 더 본질에 가까운 행사를 하면 좋겠다는 바램이 너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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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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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씨 말이 맞다. 사람들은 남이 자기 같을 거라고 상상한다. 박사님이 새벽 배송을 하고 계단 청소를 하는 사람이라면, 아빠는 새벽 배송을 받고 자기 방도 안 치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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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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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출판사에서 나온 <<순례 주택>>.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논픽션일 거라고 생각했죠.
(아... 유은실 작가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리고 책 표지 중간에 있는 ‘유은실 소설’도
그냥 스치고 제목만 봤습니다.)

책을 읽으려고 보니 출판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책을 읽다보니 중3 소녀가 화자인 소설인 걸 알게 됐어요.

수림이와 순례씨를 응원합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좋은 어른들처럼 나이들고 싶습니다.

* 길동씨의 역량은 부럽긴 했습니다. ㅎ

**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경제력을 가지는 게 즁요합니다.
그 안에서, 경제력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지원하는 순례씨를 응원합니다.

*** 중3 수림이의 시점으로 인해
부담없이 옳은 말을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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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표정이 참혹해졌다. 나는 조금도 통쾌하지 않았다. 순례씨 말이 맞다. 엄마가 아무리 철이 없어도 나는 인격적으로 대해야 했다. 나는 내 인생의 순례자니까. 관광객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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