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목 <위국일기>의 뜻을 알게 됐어요.

곧 영화를 개봉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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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인 ‘위국일기’를 직역하면 ‘어긋난 나라의 일기’라는 의미를 지닌다. 영문명인 ’Worlds Apart’도 ‘다른 세계‘라는 뜻이다.

https://www.cinepl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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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도록 바뀌지 않는 것도 있지만 끝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과거의 추억은 바래지거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겠지요.

헤세의 책에 나오는 ‘좋은 꿈’이라는 건, 좋았다는 느낌만 남아있고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 거라고 했던가요. 가끔 마시는 와인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천천히만 마신다면 서서히 기분좋게 취하고 얘기가 아주 잘 됩니다. 즐겁게. 그리고 다음 날 잘 생각이 나질 않아요. 하하호호 했던 기억만 있고 내용은 잘 생각나지 않아요.

생은, 산다는 건 끊임없이 결정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결정도 있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결정도 있지만, 그래도, 그럴 때 조차도 결정은 자신이 내린다는 걸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주변에 시달린다고 생각했었는데, 주변을 관찰하고, should의 영역을 덜어내고 나니, 주변이 보이게 됐어요. 어떻게 상황이 흘러가는 지 보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조정하게 됩니다. 어쩜 이 모든게 생존시스템 안에 녹아있었을 텐데, 그걸 이성적으로 간과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고전이 다르게 읽히는 경험처럼,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거품이 빠지고 나니 맑은 물 속이 보입니다. 물론 일상은 비온 뒤의 뒤집어진 강이나 바다일 때도 있겠지만요.

이제 조금 오늘을 대하는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지금 직장의 정체성, 그로 인해 생기는 작업 방식, 문화, 관계 등 파생되는 것에 대해 이해가 됩니다. 한참을 돌아온 기분입니다. should를 내려놓으려고 하니 숨 쉬기가 좋아졌습니다.

살아있는 오늘은, 오늘의 몫이 있겠지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면서 쌓아올린 것들은 어디에 가지 않을 겁니다. 책, 만화, 음악, 그림, 와인, 여행. 소리없이 어딘가에서 잊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로 가진 않을 겁니다. 조금만 더 연결을 해야겠지요. 나를 통해 나올 이야기를 써봐야겠습니다.

장나라 배우도 긴 시간 동안 쌓아올린 게 있겠지요. 어쩜 너무나 연기의 선이 명확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이 장면에서는 여기까지 연기하겠다는 게 명확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드라마 <굿파트너>를 통해 배우 장나라를 새로 알게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축적되는 것은, 낙숫물이 돌을 뚫기도 하고 고운 모래가 쌓여 지형을 바꾸는 것처럼 비가역적이겠지요. 오늘 나는 어떤 비가역적인 것을 만들어 가고 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도 관찰하는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잠시, 5초,의 침묵을 제대로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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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면을 강조하고, 저 책에서는 저런 면을 강조합니다.

최근에 눈에 들어온 것은 존재론과 현상학의 차이입니다. 독어로 SOLLEN과 SEIN의 차이도 눈에 들어옵니다.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성향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sollen과 sein으로 이어졌어요.)

아마 한 사람 안에도 sollen과 sein이 섞여있겠지요. 그리고 상대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관찰하고, 그로부터 나의 나아갈 바 혹은 당장의 대처를 결정하는데 어떤 게 더 우선으로 작용하고 강력하게 작용할 지는 아마 다 다를겁니다. 사람마다도,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인생의 시기와 사안에 따라서 아마 다를겁니다.

‘책을 쓰겠다고’고 바깥에 얘기를 하면 쓸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조용히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사부작사부작형의 사람에게 공표라는 방식은 안 맞을텐데요, 왠지 그 방식을 택하고 진도는 안 나가니... 참 이중고입니다. ㅎㅎㅎ

그래도 주변의 응원에 등떠밀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최소한 맞다와 안 맞다는 남으니까요.

해보는 것만이, 꿈꾸고 그 길을 가보는 것만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주는 것 같아요. 문에 다다를 때야 비로소 다른 세상과 만날수 있으니까요. ‘어느 경지에 올라야’라는 표현은 부담스럽지요. 그러니까 길을 가다보면 그 길이 어디론가 이어질 거라는 믿음, 길을 계속 가려면 필요한 끈기, 노력, 실력, 재미, 열정 , 호기심, 만남 등이 있겠지요.

예년보다 더운 9월이지만, 9월에는 자신을 겸허하게 돌아보게 됩니다. 생각보다 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뭔가 할 일이 있다는 건, 괜찮은 것 같아요. 혼자 만의 계획에 한 발 더 나아가는 가을이 되기를 빕니다.



(사족)

연말에 이런 대차대조표를 써보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년 동안 산 물건, 작년에 이월된 물건 중 올해 다 썼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거에요.

살아남은 립밤과 립스틱을 (대충) 오개월째 사용 중인데, 올해 안에 다 쓸 지 모르겠어요. 하루에 한 번, 일주일에 대여섯번을 바르고, 가방에 몇 개, 사무실 책상에 한두개가 있어요. 그나마도 사무실 립스틱은 장식품과 같아서 거의 바르지 않거든요. 모든 물건을 이렇게 정리하기는 어렵겠지만, 실제 가지고 있는 분량과 쓰는 속도를 이해하게 되면 물건을 사는 속도가 다소 완화되었어요.

대용량 크림 세타필은 12개월 내에 다 쓰기 위해 헤어에센스 대신 바르기 시작했어요. 550g 한 통에서 반 정도 사용했어요. 온라인에서 세타필을 검색하다가, 얼른 남은 양과 이만큼 사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얼추 계산해 보니, 아마도 내년 초에 알아보면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러서, 검색을 중단했어요.

어떤 경우에는 정해진대로 하는 게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비슷한 실수만 누적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특히 물건을 살 때는 10초만, 5분만, 하루만 더 생각해보면 양과 시점에 대해 자각하게 되는 경험을 합니다. 그러면, 여러 개 사는 것이 나은지, 한 개만 사는 게 나은지도 알게됩니다.

물건을 하나씩 사는 건, 하루씩 장을 보는 건 큰 일은 아니지만, 그게 모이면 어마어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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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파트너>를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꽤 재밌습니다.
<천원짜리 변호사>도 재밌게 봤어요. 뒷 부분이 약간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 있었지만.

법정드라마가 주는 재미도 있지만 장나라 배우가 연기하는 차은경 변호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극본을 쓴 최유나 작가는 현직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담았다고 하니, 더더욱 사실적이겠지요.

상사들이 가져야할 Consistency, 항상성과 사람들 간에 지키고 있는 선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어요. 장나라씨의 연기, 대사의 호흡과 행동이 아주 좋습니다. 덕분에 차은경이라는 상사의 모습과 장나라 배우의 모습을 연결해 볼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장우진, 한유리를 대하는 선배의 모습이 좋습니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차은경이 진심으로 웃는 장면(결혼 1주년)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전에는 장나라 배우의 연기는 그다지 주목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에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직 앞부분을 보고 있어서, 언제 끝까지 다 볼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로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습니다.

이 드라마와 볼만한 지점을 알려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시종일관 어떤 일의 전개에 경험을 통해 쌓인
혜안을 보여주던 차은경 변호사는
’중혼적 사실혼‘의 언론 노출 후 상황 전개는
예측이 빗나갔어요.
여러모로 차은경 변호사의 케이스는
비현실적인 면이 있습니다. ㅎㅎㅎ

** 드라마니까, 여러 극적인 요소를 강조하겠지요.
가사조사관의 딸 면담 후 보이는 차은경의 반응은
상상 속에서나 할 법한 행동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긴 세월 동안 전문직으로 다져온 경력이
있을텐데, 그런 행동을 했다고 보는게 극적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러니까 드라마를 보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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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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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읽고 있어요.

그런데, 앞 부분이 더 재미있습니다.
읽은 책에 대해서는 다소 느낌이 다르게 정리된 부분도 있어요. 당연히!!!
또 어떤 부분은 살짝 헛갈리기도 해요. 문장은 정확한데, 전개상 급작스럽다거나 하는 부분들. 그러니까 짧은 글이지만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좋은 책들을 열정적으로 소개해주시는 마음에 감사를 전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내용에서 매개를 삼는 부분이 조금 덜어지고, 책 자체에 대한 내용이 조금 더 많아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두 권으로 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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