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임종을 지키는 게 아니라 환자가 편안하게 숨을 거두었냐는 것이다.
인공영양은 주로 사람의 식욕을 좌우하는데, 고령자는 링거를 1000ml 정도만 맞아도 입맛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투여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대개는 식욕이 되살아난다. 그중에는 링거를 직접 뽑아버리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몸을 구속해야 할 수도 있다. 고통스러운 링거를 계속 맞고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채 그대로 병원에서 숨을 거두게 되는 악순환을 필자는 ‘종말기 링거의 악순환’이라고 부른다.
임종 돌봄 시기가 되면 환자의 몸은 변한다. 우리 몸이 ‘죽음’을 맞이해 편하게 떠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음식을 씹어 삼키기 어려워지면 무리해서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몸이 체내 수분이나 영양분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꽃잎이 시들어 가듯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다. 이때 링거 등을 처방해 수분과 영양분을 억지로 공급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을 준다. 눈감을 때가 가까워져 온다면 몸이 원하는 대로 푹 자게 하거나 먹고 싶은 음식을 편안하게 먹도록 해 주자. 이것이 환자가 편안해지는 길이다. 그리고 가족들은 환자의 편안한 숨소리를 들으며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