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만난 최고의 청취자였다. 그는 기이할 정도로 침착했고, 심리적 수렁에서 빠져나와 뭔가를 말하기 위해 필요한 침묵을 허락할 줄 알았다. 그는 자신이 선 자리가 뭔가를 설교하고 또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생존자’에게 뭔가를 배출하고 욕하고 허물어져도 좋은 해방구를 제공하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상담을 시작하며 ‘지난 주 어땠어요?’라고 묻고는 한 상자의 휴지가 눈물로 다 젖어 비워지는 90분 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가 흘끔 시계를 보고는 ‘으음, 미안합니다. 다음 주를 위해 여기서 멈춰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
- <자살 연구자 노먼 파버로: 죽음을 이해하는 것으로 예방하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