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
최은성 외 지음, 김도현 외 기획 / 성안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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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프로젝트로 모인 평범한 직장인들의 글을 모아 엮어 출판 한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 처음은 엄마아빠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육아 중점에 관한 이야기 인줄로만 알았는데 열두명의 작가분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인생>에 대한 이렇게 살아냈던 치열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애쓰기도 했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들 마다 3개의 글이 실려있고 글이 시작되는 첫 장앞에는 작가님의 이력이 간단하게 나와 있다. 조용준 작가님의 이권에게라는 글이 참 눈에 들어왔다. 이권에게의 이권은 사람의 이름이었고 학창시절 좋아했고 친했던 친구의 이름이었다. 사소한 다툼속 찰나의 순간의 대처에 소원해져버렸던 사이가 지금까지도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었다. 글의 제목까지 친구의 이름으로 쓸 정도면 많이 그리운 친구인 것 같다. 읽으면서 한때 프로 절교러였던 내 옛시절도 생각이 났다. 나이들면 다 쓸쓸해지는 추억으로 변해버리는 그때 그 친구들. 오랫만에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선을 그었던 친구들이 생각이 났다. 뭐하고 지내려나. 작가님들의 대부분이 아이들을 왠만큼 키워낸 중년이신 것 같았다. 부모님의 관련된 애틋하고 마음아린 글들도 보였다. 편지형식으로 전하는 마음도 있었고 담담히 써내는 마음도 있었다. 나도 엄마이지만 내 엄마에 대한 것을 글로 남겨보는 일은 특별한 일일 것 같다.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오롯이 내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나도 엄마에게 편지라는걸 좀 써볼까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일에대해 쓴 글도 몇몇 보였다. 작가님들 중에는 공무원분들이 많았는데 학교이야기가 눈에 많이 띄였다. 직장인 생활만 했던 나로서는 생소한 이야기였지만 아무래도 일반회사보다는 더 따뜻한 느낌이었달까, 좋은 에피소드가 많았다. 본인의 취미에 대한 글도 꽤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나보고 써보라고 하면 이렇게 글로 한꼭지로 끝낼 수 있을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글로쓰는 것도 꽤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엄마아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내가 엄마라서 워킹맘이라서 또는 아빠라서 겪었던 아들과 딸에 대한 이야기들. 사실 이 부분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다. 아이와의 추억은 현재 나도 실시간으로 쌓고 있는 것이므로. 후회하는 엄마, 용서받은 엄마, 서툴었던 엄마와 아빠 등.. 공감하는 내용이 많아서 눈에 오래 머물렀다. 총 12명의 신인 작가의 다양한 글을 경험해 보는 에세이집 <엄마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 사실 나도 요즘 글쓰는 것에 관심이 많아 작가님들의 글을 좀 더 집중해서 본 것 같다. 다들 처음 배우시고 (아닌분도 계시겠지만) 집필했던 글들일텐데 담백한 글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한번 글쓰기에 도전해볼까 나도 이런 글들을 써보고 싶다 용기를 내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언젠가는 나도 작게나마 책으로 내 글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나마 상상해보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톻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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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의 슬기로운 생활수행
법상 지음 / 열림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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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절에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교회나 성당도 그러하지만) 여기가 내집이다 하는 안식처 같은 느낌은 있다. 친정이 불교라 불교가 좀 더 익숙하다. 한번쯤 불교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법상스님의 책을 접해 볼 기회가 있었다. 책은 작지만 도톰하고 또 생각보다 가벼워서 휴대하기도 좋겠다 들고다니면서도 읽어봐도 되겠다 싶다. 총 6부작으로 되어있는 법상스님의 책은 목차만 보아도 쉽지 않다는 걸 알 수있다.첫장에서부터 법상스님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생각하는 것 분별과 무분별 보이는것에 대한 진실에 관해. 이 중생은 내가 본 것 내가 생각한 것이 모두 진실일 것 이다라고 "분별" 해오며 살아왔기 때문에 법상스님이 말하는 의미에(불교의 가르침) 대해 곱씹을 시간이 필요했다. 그 것 그대로이지 이것을 좋다 나쁘다 필터를 끼고 분별하지 말라는 것. 모든것은 왔다가는 인연인데 이것을 내가 취하고 살아왔구나. 표상을 만들어 내는 주체가 나인데 이걸 없앤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운 숙제 인 것 같다. 어떤것을 보면 이럴거 같고 저럴거 같아는 누구나 생각하는 것들인데 그걸 완전히 배제하고 걷어내는 작업... 마음공부의 시작일 것이다.2부 첫부분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우리 몸도 임대인데 어떻게 내 집이 있나요

다 100년짜리 월세 아니에요?

-본문 중에서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니까 괜히 마음이 가벼워지고 유쾌한 생각이 순간 일었다. 모든 것에 내 것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인연따라 왔다 가는 스쳐지나 가는 것들이라 말한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처럼 내 집이 내 집이 아닌 것 처럼 그저 인연따라 생기고 사라지는 것. 내 몸은 잠깐 빌려쓰는 것. 그래서 소중하게 잘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삿된 마음중에 으뜸은 집착이다. 물론 모든것이 적당해야 할 떄 집착도 아름다운 것이고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게 잘 만들어 지지 않을 때가 많다. 훨씬 많아서 인생이 좀 고달플때가 있다. 중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법. 결과에 집착하지 말 것. 내가 삶을 통제 할 수 있다? 이런 허망한 망상을 믿지 말라 한다. 그러나 그게 동시에 불가능하다고도 믿지 않으니 뭐든지 최선을 다하라고도 한다.


그냥 저절로 중도인거예요

.. 삶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게 되요

.. 삶을 내 뜻대로 통제하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은 내요

.. 어떤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어요

다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어렵다. 가장 어려웠던 분별과 무분별. 내가 가진 생각을 어떻게 다루는냐에 대한 것이 었는데 맞다 아니다라는 개념이 없고 분별하지 말라한다. 모든것은 내가 보고 느끼는게 정답일수도 아닐 수도 있으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분별하지 않는 삶에는 화도 스트레스도 없다 이런 말 같은데 읽으면서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이때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를 뒤엎는 구절이 한가득 흘러나왔다. 있는데 없고 없는데도 있고 화를 낸다는 착각이고 망상이다 이런 것들이 마음공부일텐데 아직은 너무 어렵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파트는 내 삶을 구경하는 보는 방법. 법상스님이 말하는 불교교리를 보면 내몸은 내가 아니고 삶은 내가 사는게 아니 듯 제3자입장에서 나를 다루고 내 삶을 구경하라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려운데 또 읽다보면 이해가가는 그러나 완전한 이해는 아직 불가능한(이것도 분별이라 하겠죠...) 것인데 아주 흥미로운 해석이었다. 나는 어차피 잠시 머물렀다 가는 사람이니 그동안은 내 삶을 구경하면서 마음 편하게 너무 안달복달하지 않게 살아라 하는 말 같이 들렸다. 그러나 곧 다시 어려운 무위행과 유위행이 나오며... 하되 함 없이 하는 것이다 라는 명언을 읽으며 다시 어려워졌다. 내가 해석한 것은 그냥 미련없이 열심히 이 순간을 살고 할 것 하자. 위파사나처럼 명상하는 삶, 하루하루가 여행과 같은 삶 얼마나 멋질까? 이런 마음을 갖게 되면 삶이 얼마나 가볍고 유쾌할까?


법상스님의 모든구절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부처님의 말씀을 온전히 알기에는 아직 부족했지만 어려웠음에도 끝까지 읽어낸 자신을 먼저 칭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위파사나를 실천하고 분별하지 않고 무휘행하는 삶. 생각만해도 멋진 삶일 것 같다. 마음공부는 쉽지않다. 나를 다스리는 일이 결코 쉽지 않듯이 물은물이요 땅은땅이다 하는 마음은 결코 쉽게 생기지 않을 것이다. 틈틈이 읽어보며 마음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 나에겐 그 어 떤 자기계발 책보다도 좋았던 [법상의 슬기로운 생활수행]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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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당신에게 - 나의 감정을 조절하고 아이와 연결되는 최강의 자녀 양육법
마리 젠틀스 지음, 방수연 옮김 / 알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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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아동청소년 행동전문가로 유명한 마리젠틀스의 책,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당신에게. 한국으로 따지면 오은영 선생님같은 위치에 있는 분 인 것 같은데 이 분도 현장에서 20년넘게 아이들을 만나고 여러가지 사례들을 접하며 정립했던 자신만의 방법을 알려준다. 책은 총 10장으로 되어있다. 묵직한 책 만큼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었던 책은 프롤로그 첫 줄에서 부터 내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 책은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 만이 아닙니다.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책은

당신에 관한 책입니다.

-본문 중에서


처음에는 어떤 뜻인지 잘 몰랐는데 책을 읽다보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중요한 한가지가 있다.양육자인 나 자신이 실수하고 넘어져도 "탓하고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인식의 시작을 바꾸어 보게 되면 아이가 달리 보이게 된다, 아이는 백지장과도 같고 나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에게 하는 모든행동을 유념하여 행동하고 말해야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마인드 셋] 이 가장 중요한데 제자 마리 젠틀스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책에서 나오는 사례와 적용방법이 본인에게 버겁다거나 이해가 안 될 때에는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인지라 너무 힘들고 벅찰때가 있기에, 우리도 천천히 공부하며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마리 젠틀스는 마인드 셋으로 5C를 강조하는데 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이고 인식자체를 바꾸는 연습이기에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 할 것 같았다. 소통, 평정, 호기심,교감, 전달. 이 다섯가지를 신념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각 장마다 중요요약이 있어 리마인드 하기에도 좋다.


여러가지 사례들과 함께 아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강하게 와 닿았던 부분은 1번은 애착이었다. 정서적인 모든 것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도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고 싶어하고 어릴 때의 정서적 안정감은 성인보다 굉장히 강 할 것이다. 아이들은 연약하고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필요하기에 더욱 안정감이 필요하다. 아이의 문제행동의 대부분은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이 안정감을 얻지 못해 일어나는 것들이라 생각됐다. 수백수천번 생각하지만 매번 잘 안되는 보고싶은대로 본을 보이는 것. 이 것 역시 연습 없이는 안되는 행동 중 하나다. 아이하나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부모의 수고와 노력이 여간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남편에게 이 부분을 보여주었더니 쉽지않다며 작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또 비슷한 사례도 나와 유심히 읽어 보기도 했다. 여기서도 5C를 생각하여 아이를 다르게 인식하는 과정이 나온다. 책은 꾸준하고 길게 읽어내야할 지침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엄청난 일을 해내야 할 부모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 연습하기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아이를 지원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내가 안녕감이 들 수 있도록 내가 나 역시 지원해야 한다는 것. 이건 육아를 할 때도 곧 잘 느꼈던 부분인데 나의 컨디션이 안좋거나 나의 생각 나의 행동이 불편하거나 좋지 않을 때 아이에게 그대로 투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기분이 행동이 되는 순간이다. 물론 육아를 하는 모두가 알 것이다. 머리로는 아니라고 얘기하면서 행동과 말로는 독사를 내뿜고 있다는 것을. 멈출 수 없는 자신이 왜 이렇게 나약해 보이고 나빠 보이는지. 그렇지만 다시 또 이겨내야 할 숙제이기에 매번 새롭게 가다듬어야 하는 것이 육아를 하는 나의 안녕감이다.


책의 마지막 파트에는 아이의 행동지원을 강화하는 행동전력에대해 자세하게 구분지어 설명해 주고 있다. 정서적으로 교감하기, 선택의 언어 사용하기, 책임과 기회, 실천하는 방법 등 평소에 육아를 함에 있어 어려웠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던 나에게는 사전같은 파트였다. 이게 정답! 은 아니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이렇게 하면 더 나아질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던 부분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 아이는 내가 컨트롤 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며 키워야 한다는 것.


기억하세요,

우리의 목표는 서로 동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거나 해석하는 방식이

서로 늘 다르다라는 사실을 그저 이해하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육아에 막혔던 대답을 찾고싶다면, 추천합니다.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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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날엔 사랑을 지어 먹어야겠다 - 엄마의 밥상에서 내가 배운 것들
류예지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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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에서 내가 배운 것들 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 류예지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흡입력있어서 한번에 술술 읽혔다. 처음 제목만을 보았을 때에는 누군가 타계하셨거나 슬픈일이 있어 사랑을 지어 먹는다는걸까 요리로 그리움을 표출한다는 걸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막상읽어보니 정말 타계하신 분도 계셨지만 전반적으로는 어릴때, 커갔을 때, 현재의 상황을 엄마의 옹골찬 고집이 가득 들은 '엄마표''우리엄마 만의' 요리로 추억하는 에세이다. 잔잔하기도 조금 명랑하기도 한 에세이. 책의 프롤로그는 꽤 길다. 어릴 때 할머니집을 추억하며 쓴 프롤로그는 곧장 첫번째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책은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고 에피소드에 맞게 당시 상황에 있던 음식들이 하나씩 나온다. 작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추억의 음식. 타계하신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음식과 추억을 읽는다. 할머니와 단 둘만이 기억하는 에피소드를 회상하는데 그 상황이 나도 모르게 잘 그려졌던 건 아무래도 몇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댁과 아주 비슷해서 였다. 흙집에 아궁이가 있던 것었던 것도 , 할머니 방의 쿰쿰한 냄새를 기억하는 것도 비슷했다. 이제는 헐어져버린 외할머니집의 마지막을 사진으로 접했었는데 나역시 추억에 잠기며 서운하고 아련한 마음으로 읽어내렸다. 경상도에서 특수작물 농사를 하는 부부와 그의 1남 3녀 중 셋째인 작가는 나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우리 형제 역시 1남 3녀이고 1남이 막내인것도 같다. 나는 둘째지만 작가는 셋째. 언니들의 이야기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우애가 좋은 것 까지도 우리집과 닮았다. 그리고 엄마를 알게모르게 제일 많이 사랑하는 딸이라는 것도. 엄마의 요리와 이야기가 연결 된 만큼 엄마와의 관계성에 대해 쭉 이어지는 책은 나역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엄마를 오해했다던 작가, 그 에피소드를 쭉 읽어내리는데 이번 추석 부산이 고향인 친정집에 내려가 오랫만에 엄마아빠와 셋이서만 이야기했던 일이 생각이 났다. 나도 엄마를 오해하고 있었다. 이 나이 먹도록 한번 얘기해 볼 법도 한데 그러지를 못하다가 어쩌다 물꼬가 트여서.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어릴때의 기억.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난 뒤 마음이 좀 평안해졌달까. 사과를 듣고는 어린애처럼 엉엉 울었었다. 책을 읽다 깜박이 없이 들어온 이야기에 울컥하는 마음으로 그날의 일이 회상되었다. 일만하느라 엄마의 몸이 상해 조만간 맛볼 수 없는 음식리스트가 있다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누구나 늙기 마련인데 내가 좋아하는 엄마의 반찬이 엄마가 노쇄해져서 아파서 여타 이유로 멸종위기 동물처럼 사라져 갈 수도 있다는 것에. 책은 마냥 밝지만도 마냥 슬프지만도 않은 우리네 사는 이야기라서 공감이 더 되어지는 부분도 있고 그것이 엄마라는 소재때문에 조금 아린 느낌으로 읽혀지기도 했다. 엄마는 항상 바쁘다. 아마 이세상 모든 엄마는 바쁠것이다. 그렇지만 내 자식에게 드는 수고로움은 하나도 아깝지않는 것이 분명 엄마일 것이다.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담긴 음식과 함께 작가가 나누는 이야기는 자식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 그렇지 않더라도 따뜻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같은 경상도인데도 모르는 사투리가 나오는 것도 재미있고 엄마를 사랑하기에 엄마가 안되보이는 것도 내가 뻔뻔해지는 것도 그 마음을 다 헤아릴수 없을 때 답답함도 덕지덕지 묻은 사랑 가득한 책이다. 작가님이 담담하게 써내려간 에피소드가 드라마 보는 것 마냥 기분좋게 읽혔다. 마지막이야기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일화였다. 엄마와 이불을 사러 브랜드이불집에 갔는데 엄마는 시장에서처럼 흥정을 하고 결국 흥정은 잘되지 못하고 사은품만 받아왔다는 이야기. 그렇지만 작가는 마음이 서글펐다. 서울에사는 작가는 우리 모녀가 서울말을 썼으면 어땠을까, 이불값따윈 못깎았더라도 덜무안했을까? 이런생각들은 서울생활을 시작한지 십수년이 지났음에도 치워지지 않는 못난 모습중 하나라고했다. 경상도에서 상경한 나역시 공감가는 이야기다. 작가가 어떤 말을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충은 알 것 같다. 서울에서 사투리를 쓰며 흥정을 하는 엄마의 모습이 부끄러웠을 수도 있고 타지사람이라 점장이 무시한걸까 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을 수도 있다. 어느것도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심리적인 생각은 멈출줄을 모른다. 그럴때가 나도 있었다. 그치만 엄마는 그런일이야 언제 있었냐는 듯 집에와 다시 요리를 시작한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자날수록 한 가지는 더욱 분명하게 알 것 같다.

내가 기어이 이해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본문 중에서

... 끝내 사라져버릴 내 안의 한 사람을

알타리를 씹듯 단단하게 꽉 껴안는 일일 것이라고.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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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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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작가님의 신작, 팥빙수 눈사람 펑펑(1)을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볼 기회가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눈사람마을에 사는 눈사람펑펑이의 일상을 그린 가슴 따뜻하고 미소를 절로짓게 만드는 잔잔한 동화이다. 펑펑이는 눈사람마을에서 특별한 안경을 만드는 일을 한다. 누구나 원하면 펑펑이의 안경을 쓰고 보고싶은 장면을 볼 수 있다. 만드는 값은 빙수에 얹을 재료를 가져다 주면 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펑펑이가 팥빙수를 좋아해서 재료를 받는데 그 때문에 어린 친구들도 많이 찾아오곤 한다. 이 친구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에피소드 형식의 동화이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안경을 만드는 재료를 구하러 먼산으로 나간 펑펑이에게 일어난 일이다. 마을앞에 날카롭고 큰 발자국이 있어 무서운 마음을 작게 출발한 펑펑이는 산에서 큰 발자국의 장본인과 조우한다. 무섭기는 커녕 따뜻한 마음을 비추어준 곰 스피노를 통해 보고싶었던 별똥별의 감동을 보고 뜻하지 않게 큰 선물까지 받게 된다. 좋은 친구와의 만남으로 책은 기분좋게 시작한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꼬마여자아이의 소풍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풍가는 날의 날씨를 알고 싶어한 아이는 안경에 보이는 쾌청한 날씨에 시무룩해한다. 단짝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단점을 잘 알고 있음에도 고치기어려워하는 여자아이를 위해 펑펑은 조언과 함께 친구를 대하는 연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안경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알려준다. 읽다보니 내 어릴적 생각이 났다. 나도 말이 참 많고 목청이 큰 아이였다. 여자아이는 펑펑이와 함께한 시간동안 마음을 나누는일이 중요하다는걸 깨닫는다. 소풍가는 날, 아이는 단짝친구를 잘 찾았을까? 세번째 에피소드. 노견 망지가 주인의 고민거리를 안고 찾아온다. 주인이 어느새인가부터 눈물만 보인다는 걱정에 안경을 쓰고싶어 택배로 잠시 열린 현관문을 뛰쳐나와 힘든몸을 이끌고 눈사람마을까지 찾아왔다. 지친 망지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챙겨준 펑펑. 안경을 쓴 망지는 자신때문에 주인이 슬퍼한다는 걸 알고, 다시 돌아가 힘들고 지치지만 눈이 오는날 신나게 산책하며 뛰어논다. 망지곁을 뛰는 주인은 어떤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항상 옆에 있던 누군가와 영영 헤어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 본문 중에서



네번째 에피소드,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짝꿍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던 귀여운 남자아이의 이야기이다. 펑펑이의 실수로 미래를 끝까지 보여주지 못한 채 안경이 녹아버려 펑펑이의 마음은 무척 안좋았지만, 괜찮다며 돌아간 남자아이에게 뜻밖의 기분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결국안경이 보여주는 힘이아니라 본인의 힘으로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친해지게 된 이야기. 용기를 내었던 이야기는 펑펑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결국 안경의 신비한 힘이 있더라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려면 자신의 의지가 더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에피소드였다.

펑펑, 네가 말했잖아. 생각하는 대로 이뤄질 거라고! - 본문 중에서


마지막 에피소드는 펑펑이의 바램이 이루어지는 이야기였다. 안경점을 도와줄 숙식가능한 직원을 구하는데 딱 맞는 대상이 나타나지 않자 무한정 기다려 보기로 한 펑펑. 어느날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는데 첫번째 이야기에서 나왔던 북극곰 스피노. 동굴이 무너져 신세를 지러 찾아왔다는 스피노의 이야기에 얼음도 잘깎고 숙식도 필요한 , 지금 안경점에 딱 맞는 직원이라 생각한 펑펑은 스피노에게 일하기를 제안한다.


혼자는 너무 외롭잖아 - 본문 중에서



펑펑이는 외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눈사람이었지만 그게 아니라는 듯 난 외로우니 사랑을 많이 받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다고 얘기한다. 덤벙대고 쾌활한 스피노와 얌전하고 꼼꼼한 펑펑이가 만들어가는 안경점이야기. 앞으로도 너무 기대된다.

이 책은 작가님이 어렸을 때 꿈꾸었던 눈사람을 그대로 소환시킨 동화라고 한다. 함께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던 눈사람 말이다. 눈사람이라는 단어자체는 개인적으로 행복감을 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한철에 그것도 잠시 볼 수 있는 눈사람이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낭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눈사람을 주인공으로 그린 팥빙수 눈사람 펑펑은 일상에서 평범하고도 안타깝게 , 혹은 설레이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그리며 공감할 수있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일러주는 동화책인 것 같다. 반면 펑펑에 대한 개인적인 일들도 그려냄으로써 스피노라는 친구를 만들어주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보여줄 이야기가 기대되는, 눈사람과 북극곰이지만 누구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를 가져다 줄 것 만 같은 기대감이 쌓인다. 읽는내내 풋풋하고 잔잔한 감동이 기분좋아 미소지으며 읽은 동화책이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함께 읽으며 내용을 나누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팥빙수 눈사람 펑펑 2편도 기대됩니다. 올 겨울에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으로 추천합니다.





출판사로 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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