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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
박준영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9월
평점 :
우리나라에서 반도체 산업은 해당 분야의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다.이 책에서는 그런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인류학적으로 다룬다.산업은 흔히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다룬다.하지만 인류학적 관점은 그보다 더 인간적인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보고 있다.산업의 한 측면인 리더십에 대해서도 그렇다.이 책의 주인공인 천부장의 리더십을 다룰 때도 리더십이 이윤 창출에 성공했는지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리더십과 전략을 인간적인 시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 책의 신선함이 남다르다고 생각된다.반도체 산업 이야기가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책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반도체도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을 위해서 만든다.책을 읽으면서 첨단과학의 산물인 반도체도 보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볼 때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반도체 산업 발전을 향해서 애썼던 저자의 회사생활 이야기는 존경스러웠다.우리가 가진 전자제품 속에 당연한듯 존재하는 반도체도 저자와 반도체 산업 관계자들의 좌충우돌을 통해서 만들어졌다.그런 사실을 알게 되니까 전자제품도 달리 보이고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또 문화인류학은 첨단 제품 너머에 있는 관계에도 초점을 맞춘다.제품인 반도체를 둘러싼 관계까지도 끌어낼 수 있다니 문화인류학이 독자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성공 신화는 분명 찬사를 받을 일이지만 성찰도 필요하다.책을 읽으면서 성찰과 혁신은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했다.혁신이 강조되는 요즘 이 책은 그런 혁신을 성찰하게끔 만든다.혁신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현장감도 느껴지고 문화인류학의 날카로운 시선도 접하게 된다.이 책은 천부장이 반도체 산업에 남긴 궤적을 따라가면서 비판적인 관점도 보여준다.하지만 그 비판적인 관점과 논쟁도 존중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한국 반도체 산업과 천부장이 모두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쳤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반도체 산업을 그 어떤 책보다도 성찰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다룬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반도체 산업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이 궁금하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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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