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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지리학 - 소득을 결정하는 일자리의 새로운 지형
엔리코 모레티 지음, 송철복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소득의 양극화, 자산의 양극화, (국내 혹은 국제적 전부)지역의 양극화, 정치의 양극화 등 양극화가 논쟁거리다.학력 및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와 확대되는 불평등 이슈가 있다.그리고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에서는 국토의 균형 발전을 요청하고 있는데 얼마 전 뉴스에서는 여당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해서 또 정쟁이 일었다.정치적으로는 정당 해산이나 대통령 탄핵 같은 극단적인 조치들이 지난 10년 내에만 각 1차례씩 있었다.
이 책은 미국의 경우를 다루고 있는데(물론 주요 선진국의 경우 같은 흐름이라고 한다.) 미국 역시 불평등이 큰 이슈다.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사회(민주)주의자라고 공언한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에서 유력 후보였고, 오바마 정권 내내 부자들이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하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었다.소위 버핏세라 불리는 부자증세는 오바마가 정권 후반기에 제기한 큰 쟁점 사안이다.미국도 불평등 문제를 다룰 때 학력별, 성별 소득격차가 전통적인 문제였고 최근 고위 경영진들의 높은 임금도 문제로 다뤄졌다.
그런데 저자는 다름 아닌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우리는 흔히 정보통신 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역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그리고 심지어는 이런 지역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한다.또한 혁신적인 지역의 숙련된 노동자들은 비숙련 노동자는 물론 지역에서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로움을 준다.직업에 따른 소득 격차보다 더 큰 틀에서 그들이 지역 내에서는 상보적이고 혁신적인 지역과 전통적 산업의 쇠퇴와 그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역의 격차가 문제라는 것이다.이력서가 아닌 거주지가 급여를 결정짓는다는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분명 맞는 말이었다.
혁신적인 산업단지들은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기 힘들지만 대신 한 번 만들어지면 이전도 어렵다.왜냐하면 산업단지 내의 지적 교류와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개별 기업의 이전은 혁신의 감소만 불러올 뿐이고 이동하려면 생태계 전체가 같이 가야 하기 때문이다.지역적으로 자연적 이점은 없고 오히려 임대료만 비싼 지역에 대대적으로 산업단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두터운 노동시장, 전문적인 사업 인프라, 교류가 활달한 지적 네트워크라는 혁신단지의 조건들은 계속해서 특정 지역으로 집중하게끔 만든다.분산과 이전은 어려움을 낳는다.이로 인한 지역적 뭉침은 국가적인 번영을 이끌지만 대신 사회적 문제를 양산한다.그런 지역적 뭉침이 존재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격차가 심대해지면서 덜 혁신적인 지역은 교육, 지역의 어려운 사람에 대한 도움, 가정의 안정성 모두 악화되고 교육의 부족과 지역에 대한 도움 부족은 다시 그 악화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또한 지리적 분리는 정서적/정치적 분리로 이어져서 다른 지역이나 정치적 견해를 고려하지 않는 극단주의적 정치를 추동할 가능성도 크다.이 모든 것들이 결국 국가적인 통합을 저해한다.
어려운 지역을 일으키거나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돕는 문제는 대단히 어렵고 아직은 실험적인 답을 낼 수밖에 없는데, 대규모로 지원해서 자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이주 바우처로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주하게 하는 방법 등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도 자동차, 조선업은 분위기가 예전 같지 못하고 반도체, 판교it 밸리 등의 분위기는 비교적 좋은 편인데 미국은 이런 격차를 먼저 겪고있는 모양이다.
자유시장경제 사회에서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 경쟁의 촉구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가 공동체의 건강함을 해친다.그리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우리는 이를 조절하고 완화할 필요가 있는데 지역간의 균형 문제는 큰 문제지만 아직 새로운 혁신산업이 들어선 곳과 아닌 곳의 차이는 덜 부각되어 있는 상태이니 미리 고민해야 할 것이다.전통적인 불평등 이슈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닥칠 불평등 구조에 대해 사전적으로 해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