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이 2016년 1월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일자리 변화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65%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또한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고작 200만 개의 일자리만 창출되어 결국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또한
우리나라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7년 5월에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취약계층 및 전공별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후 국내 일자리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1)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작년(2017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독일, 덴마크,
호주의 연구진은 공동연구에서 심지어 파리기후협정이 준수되어서 탄소배출량을 줄여도 온난화를 막기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기술 발달과 기후변화는 우리 인류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빈곤, 불평등, 종교적 및
인종적 갈등, 핵 확산, 독재정치 등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통적 문제 외에도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보호, 해양 산성화 방지 등 환경문제나
기술발달로 인한 실직 등 전 세계적 대응이 필요한 새로운 문제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주권국가는 다른 국가나 정부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정통성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이런 인식이
널리 지지받아야 한다"며 국경선 외부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단지 국경선이 그어져 있고 그 내부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이유로 용인하기에 세계는 너무나 작고 아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주권적 의무라고 명명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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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및 고립주의(관세 등을 통한 반자유무역
기조, tpp 탈퇴, 파리기후협정 탈퇴 유네스코 탈퇴, 이란 핵협정 파기), 유럽의 반유럽연합적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그리스의 시리자, 프랑스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 영국의 독립당),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 국수주의적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다.세계화 과정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산업국의 발전으로 국가 간 불평등은 감소했지만 국가 내 불평등은 나아지지 않았고 세계화의 이득도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다.특히 고소득
국가들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중하위층은 해당 국가의 고소득층이나 신흥산업국 국민들에 비해 소득 증가가 미진했다.3)이것이 반 세계화 물결이
이는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또한 푸틴이나 시진핑 같은 독재자는 물론이며 민주주의 국가의 리더인 트럼프나 마크롱마저도 민주주의 체제를 충분히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트럼프는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린 판사를 비난하고, 인종 갈등을 적극적으로 규탄하지 않고, 비판적인 언론을
모두 적대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마크롱은 의회의 축소와 함께 의회에서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하여 비판받았다.기성 정치권을
개혁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사법부나 입법부에 대해 기본적인 존중을 상실하게 되면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가 위태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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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은 전 세계적 관점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고, 기존의 자유주의는 신뢰와 지지를
잃어간다.
이렇게 과제는 넘쳐나는데 협력은 요원해지고 기존 질서의 혼란만 과중되는 상황에서 유발 하라리는
미래와 관련된 21 개의 의제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이미 인류의 역사를 다룬 <사피엔스>와 비교적 먼 미래의
이야기까지 담은 <호모 데우스>를 써낸 바 있다.이번 책은 인류 3부작의 완결판이며, 미래를 다루기는 하지만 인류에게 당장 닥친
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호모 데우스와는 차이가 있다.
기술 발달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경고,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는 시대에 두려움을 떨쳐내고 지적 겸손함을 통해 위기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며,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겪는 도덕적 딜레마와
가짜뉴스 논란으로 이는 탈진실 개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실체와 허구를 구분해낼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는 무엇인지 논의한다.
유발 하라리는 역사학자이고 서양 중세 전쟁사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역사는 물론 기술이나
과학에 대해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사회 문제나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주제들이다.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미래에 대해 꼭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또한 의제마다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소개하고 있다.유발 하라리의
개인적 경험은 물론 비교적 추상적이지만 유발 하라리가 세계를 어떻게 보는지를 알 수 있는 7가지 질문도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이 세분화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야기하지 않는 시대에 역사학자가 자신의 학문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제언까지 한 것이 반갑다.또한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독선적인 태도가 솔직함이라는 이름 아래 퍽 쉽게 수용되는 상황인데
겸허함을 강조한 것도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미래에는 단순한 지식의 암기가 아닌 정보의 탐색, 분별, 융합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의미있는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창의성이 중요하다.지난 역사를 달달 암기하는 것보다 이렇게 역사적 사실들을 엮어내고 그 위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이
역사학자의 중요한 소명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1):김혜양, 유재경 외 2인, <4차 산업혁명, 내 자리는 안전한가!>(틔움출판,
2018)
2):리처드
하스, 혼돈의 세계(매일경제신문사, 2017)
3):브랑코 밀라노비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21세기북스, 201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23/0200000000AKR20180323053900009.HTML?input=1195m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8/07/0200000000AKR20180807044800009.HTML?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