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홍준 선생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그야말로 답사의 고전이다.시간적, 금전적 이유로 여행을 많이는 못 가지만 여행을 가게 되면 꼭 그 책을 읽고 난 후 떠난다.고전이 다 그렇듯 (부끄럽지만) 좋은 책이고 다 읽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아직 반절 조금 넘게밖에 읽지 못했다.청개구리 심리가 있는 것인지 국내 편도 다 못 읽은 주제에(...) 일본 편을 꺼내서 보는 일탈도 저지르곤 했다.

그런데 창비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 산사 편만 모아서 썼다고 하니 아! 싶었다.산사 편이 따로 나왔다고 하니 그때야 유홍준 선생이 유독 산사를 좋아했었구나, 알고 보니 티를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미뤄왔는데 새로 나온 산사 편부터라고 다시 읽기 시작할까 싶어서 보기 시작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우리 산사가 등재되었다는 기쁜 소식은 산사 편을 따로 추려내기 충분한 이유인 것 같다.우리 산사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거나 미학적 의미가 풍부한 유물이 있으면 물론이고 없더라도 자연과의 어울림과 편안함을 통해 깊은 감동을 준다.무엇보다 뉴욕 현대미술관 부관장 같은 외국의 예술 전문가로부터도 우리의 건축이 인정받았다는 것, 진입로부터 산사 건축이 시작된다는 것, 지곡서당의 청명 임창순 선생과의 대화에서 백파선사 비에 대한 비밀을 새로이 깨달았다는 것 등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단선적인 역사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었는지, 그리고 책으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가서 보고 들으며(특히 청도 운문사의 새벽 예불은 꼭 "들어야" 한다.) 느끼며 배우는 것이 얼마나 큰지, 내가 존경하는 유홍준 선생이 동료로 여기거나 선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비춰볼 때 우리 나라에 깊은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규모가 아니더라도, 거창한 역사적 의미가 없더라도 주변 풍경과의 조화, 오밀조밀한 모양새가 마음을 끌 수 있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와 있는, 특히 이 산사 편에 나온 대상들은 그렇다.그동안 그냥 지나치거나 제대로 알지 못해 피상적으로만 훑어봤던 절들이 새로 보이고 가보고 싶다.현실이 내 바람을 얼마나 허용해줄지 모르겠으나 이제 산사에 대한 애정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