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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의 정치 2 - 세계평화의 권력이론적 접근
한스 모겐소 지음, 이호재 외 옮김 / 김영사 / 2014년 1월
평점 :
"현실주의자들이 국가적 이유와 세력 균형과 같은 잣대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 무자비하고도 늘 반복되는 순환 과정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이요, 정치를 계산 가능한 이기심이라는 좀 더 바람직한 토대 위에 올려놓으려는 시도라 볼 수 있다."(32페이지)
우리 시대는 언제나 과학적 처방을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그러나 완강한 현실은 오늘날의 해결책을 내일의 오류로 만들어버리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166페이지)
<국가 간의 정치1>
1권에서 현실주의를 소개하며 이상과 도덕을 뒤로 제쳐두는 냉혹성을 보였는데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평화에 대해 논한다.
1권에서 권력 문제가 핵심임을 강조하며 그 외의 권력 문제를 덮어두는 각종 껍데기들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2권에서도 사법적 해결, 국제 연합, 세계 공동체를 향한 문화적 접근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다.
하지만 결국 저자는 세계 공동체를 거쳐서 세계 국가로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그리고 그것을 위해 외교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1, 2권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외교 문제에 대해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아마 여론과 외교의 관계인 것 같다.정부가 여론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론을 이끌어야 하며, 여론이라는 것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노력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전쟁이 전면화되고 핵이 무기로 활용되면서 이제 평화냐 전쟁이냐는 단순한 평온함과 재앙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존속과 멸종을 결정짓는 문제가 되었다.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피상적으로 훑어보고 정치적 의사결정을 한다.정치인들은 그보다 낫겠지만, 외교적 문제에 대해 깊이있는 공부를 한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국회 내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이 2년마다 바뀌는 문제 때문에 외교를 전담하는 위원회의 국회의원조차 고작 2년 내에 공부하고 업무에 적응하고 각종 결정까지 한 다음 떠난다.고려할 요인이 많은 선거에서 출마자에게 국제관계에 대해 이해하고 우리나라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숙고한 다음 투표하거나, 정부가 국민들의 여론이나 감정이 아닌 어떻게 국제관계 내에서 권력을 증진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요청하는 것이 가능할까.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과연 우리 정치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반영되도록 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었다.기술의 발달이 인간 삶의 통제권을 기계에게 넘기게 되어 결국 기계가 인류를 위협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도는데 그런 세상도 걱정이지만 가까이로는 아직 인간에게 결정권이 남아있을 때의 평화와 전쟁의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이 책을 기억하며 다음 책을 읽고, 조금 더 나은 시민이 되도록 노력하고, 공부한 것들을 나누며 같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저자가 현실주의적인 사람이라서 그런지 읽는 동안에는 나도 조금 냉소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용할만한 이야기들을 옮겨보겠다.
"정치철학의 진실성 여부와 정치선전 도구로서의 효율성 사이에는 정확한 상관관계가 없다.때로는 그 가정이나 결론에 오류를 안고 있는 정치철학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정치철학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투쟁에서 내적 진실성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것이다."(36페이지)
"기계 시대는 스스로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오늘날의 세력균형 체제에서 전 인구가 그 국가와 운명을 함께 하며 수행하는 전면전은 세계 지배로 끝나거나 세계 파멸로 끝나게 되며, 아니면 양자 모두로 끝날 수가 있다."(142페이지)
"대중 전달의 모든 방법을 통해 제 인민이 서로 알고 이해하기를 촉진하는 일에 협력함과 동시에 이 목적으로써 언어와 표상을 통한 사상의 자유로운 교류를 촉진하기에 필요한 국제 협력을 권고하는 것" - 유네스코 헌장 1조(367페이지)
"그리스인과 페르시아인, 아테네인과 마케도니아인, 유대인과 로마인, 교황과 황제, 중세기 말의 영국인과 프랑스인, 터키인과 오스트리아인, 나폴레옹과 유럽, 히틀러와 세계 사이에 문제가 되었던 쟁점의 근저에 오해가 있었던가?상대방의 문화, 성격, 의도에 대한 오해가 쟁점이 되었기 때문에그와 같은 전쟁들이 전혀 실제적이지 못한 문제를 두고 수행되었던가?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그와 같은 많은 분쟁에서 잠시 동안이나마 평화를 보존했음은 정복자가 될 국가의 문화, 성격, 의도에 대한 오해이며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이해가 불가피하게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될 수는 없을까?"(374~375페이지)
"커다란 정치적 문제들은 이런 식으로 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중재자들에게 넘겨지지는 않는다.그리고 지금 이 문제야말로 실로 커다란 문제다." - 네루(241페이지)
"내게 문제는 당신의 국민을 비참하게 할 권리를 가졌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당신의 이익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중요한 것은 법률가가 내게 해도 좋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이성, 정의가 내게 명하는 것" - 에드먼드 버크(442페이지)